애플 이벤트 제품별 단상 – 아이폰8, 애플워치3

어제 애플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유출이 많이 되어 김빠진 듯한 느낌도 있는 이벤트였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대형 변화가 있었던 아이폰 이벤트였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당일 라이브로 보지는 못하고 나중에 키노트를 시청했지만 말이죠(…) 사실 거의 매년 애플 이벤트는 라이브로 봤던 것 같은데 역시 직장인은 어쩔 수 없습니다(…)원래는 키노트를 보고 난 다음에 각 제품에 대한 소개를 자세하게 정리하고 싶었지만 자세하게 정리된 글들은 워낙 많아서 이번에는 키노트를 보고 들었던 생각들과 개인적인 소감을 제품별로 정리해봤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3


일단 키노트에서는 가장 먼저 애플워치 시리즈3이 발표되었습니다. 애플워치는 뭔가 고급 시계와 전자 제품 사이를 왔다갔다하다가 슬슬 포지셔닝을 잡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애플워치를 통해 심장병을 진단하고 실제적인 의료 분야에 쓰일 수 있도록 진화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3은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애플워치 1세대 이후로 애플워치 디자인은 거의 변하지 않았죠. 다만 변한게 있다면 애플워치 크라운에 있는 빨간 점 정도가 차이랄까요. 그마저도 일반 Wifi 모델 같은 경우는 없네요.

애플은 애플워치를 개발하던 초기 시절부터 시계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뛰어났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유지되는 시계들은 고유의 디자인이 오래도록 유지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애플워치 같은 경우에도 이런 디자인 변화를 최소화하여 전통적인 시계들과 같은 가치를 부여하려는 것은 아닐까 추측이 됩니다. 물론 애플은 별 생각 없이 디자인을 유지하는건데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겉모습 변화만큼 내부 변화도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내부 변화 같은 경우는 좀 더 변해도 될 것 같은데 너무 아끼는 것 같네요. 시리즈2처럼 듀얼 코어 CPU가 탑재되어 기존 애플워치보다 70% 정도 빨라졌다고 합니다만.. 애플워치는 좀 더 빨라져도 됩니다. 좀 더 빨라졌으면 좋겠네요.

애플워치 시리즈3에 대해서는

LTE 탑재 루머를 토대로 이전에 글을 하나 썼던 적

이 있었는데요 거의 대부분 맞은 것 같습니다.LTE 탑재 애플워치가 다른 스마트워치와 달리 특별한 점은 아이폰이 근처에 없어도 사용 가능해졌지만 그렇다고 아이폰을 대체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갤럭시나 와치 어베인처럼 LTE 모듈이 달려있는 기존 스마트워치들은 고유의 전화번호를 부여 받아 통신합니다. 대부분 데이터 통신을 해도 시계 자체에서 앱을 쓰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쓸 때와 사용성이 유리됩니다.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3은 LTE가 탑재되어 있고 별도의 eSIM을 쓰지만 아이폰에 부여된 번호와 동일한 번호를 사용합니다. 애플워치에서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도 사용 중인 아이폰에서 전화를 거는 것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죠. 이 부분이 실제로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통신사에서 별도의 기능을 열어준 것인지, 아니면 제가 썼던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 처럼 연결성 기능을 이용한 것인지는 기기가 실제 출시된 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워치 시리즈3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배터리입니다. 애플에 따르면 LTE 통신 환경에서도 18시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애플워치의 작은 몸집과 LTE 모듈의 전력 소비량을 생각해보면 실로 어마어마하죠. LTE 애플워치에서 가장 걱정되던 부분이 배터리였는데 애플은 이 부분을 어느정도는 해결한 것 같습니다.

저는 추가된 밴드인 스포츠 루프도 눈에 띄었습니다. 키노트에서는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밀레니즈 루프를 우븐 나일론 재질로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석 대신 벨크로로 고정하는 것 같습니다. 밀레니즈 루프는 멋지지만 금속 줄이라는 특성 때문에 움직일 때 차기가 조금 무거운 편입니다. 게다가 본의 아니게 다른 전자 제품에 기스를 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지는 부작용도 있죠.

스포츠 루프는 밀레니즈 루프의 사용감이 마음에 들었는데 가격이나 금속 줄이라는 특성 때문에 구매하지 못하셨던 분들에게 적합한 밴드인 것 같습니다.

애플 TV

이번 이벤트에서는 애플TV의 변화도 비중있게 다뤄졌습니다. 애플TV로 인해 에미상을 두번째로 수상했다는 이야기.. A10X CPU가 탑재되어 게임이나 실행속도, 4K 비디오를 무리 없이 재생할 수 있다.. 블라블라. 이 부분은 어차피 남의 나라 이야기라 가볍게 패스했습니다.

다만 애플TV 소개하면서 같이 소개한 게임은 재밌어 보이더군요.

아이폰8

원래대로라면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이었어야 했지만 주인공 자리를 빼앗긴 비운의 아이폰8도 소개되었습니다. 아이폰8은 사실 그동안 아이폰7s라고 모두가 한치의 의심없이 믿어왔죠. 루머에서 유출되는 디자인에서도 아이폰7과 별로 다를바 없는 디자인 때문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S 모델이 나올 때도 되었고 디자인도 바뀌지 않았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직전에 유출되었던 정보처럼 실제로는 아이폰8로 출시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디자인 자체는 아이폰6 –> 아이폰7보다 더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제 생각에도 아이폰8이라는 이름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생각해보면 아이폰7은 음.. 변화가 적었던 편이죠.

아이폰8이 7과 가장 다른 점은 외장이 유리라는 점입니다. 7까지 외장 재질은 알루미늄이었습니다. 심지어 제트블랙은 유광이었지만 알루미늄에 유광 코팅을 한 모델이었죠.

이번 아이폰 8은 모든 색상이 유광 디자인이고 재질은 유리로 되어있습니다. 유리 재질이다보니 제트블랙보다 스크래치에는 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키노트에서는 앞면 뒷면 모두 스마트폰에 쓰인 그 어떤 유리보다 강하다고 하네요. 아이폰4 때는 앞면과 뒷면의 유리가 달랐었는데 이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리 재질이다보니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깨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이폰7 제트블랙은 유광 아이폰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조사용도였다는 루머도 있었죠. 확실히 지금 생각해보면 제트블랙은 아이폰8의 외장을 위한 준비였던 것 같습니다. 제트블랙 아이폰은 여러모로 실험작 내지는 실패작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그 외에 CPU는 A11 Bionic CPU가 탑재되었다고 합니다. 이 CPU는 아이폰7부터 도입된 ‘효율코어’가 4개가 달려있습니다. 저전력 상태에서 좀 더 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Bionic이라는 이름은 이 CPU에 사용된 Neuron이라는 기술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정보가 없네요.

아이폰8 카메라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인물 조명 사진 모드입니다. 아이폰7 플러스에서 좀 더 발전해서 아이폰8의 카메라로 마치 스튜디오에서 찍는 것 같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이폰8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무선 충전 기술 표준인 Qi가 탑재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미 삼성 스마트폰 등에서는 옛날에 지원했던 기능이지만 아이폰은 도입이 한참 늦었습니다. 아마 외장을 유리로 바꾼 덕에 구현이 가능해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올해 돌았던 루머 중에는 표준 기술인 Qi를 안쓰고 자체 기술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표준 기술과 호환되도록 해서 천만 다행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무선 충전용 이케아 가구를 다 다시 사야한다는 이야기가 될테니까 말이죠.

아이폰8은 아이폰7에 비해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역시 주인공은 아이폰X였기 때문에 아이폰8은 많이 묻힌 편입니다. 항상 플래그십 수요가 많은 아이폰으로서는 아이폰8과 아이폰X를 같이 출시한 애플의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추측해본다면 아이폰X가 너무 많이 변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거나 혹은 너무 인기가 많아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에 대비한 안전망 역할 정도겠죠. 특히 아이폰X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시도 아이폰8은 바로 다음주에 출시되는데 비해 아이폰X는 연말 정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폰8은 아이폰X에 비해서는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아이폰X의 공급 문제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당장 새로운 아이폰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이런 대안으로 머물기엔 참 잘 만들어진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X와 함께 아이폰의 판매층을 넓히는데 일조할 것 같네요.

Steve Jobs

이번 애플 이벤트는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발표되었었죠. 초반 처음 스티브 잡스의 말이 담긴 인트로는 뭔가 찡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애플 캠퍼스 자체가 스티브 잡스 때부터 생각해왔던 아이디어이기도 하다는군요. 그의 이름을 딴 장소에서 아이폰의 10주년 제품을 발표한다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아래는 이벤트에서 나왔던 스티브 잡스의 육성으로 나왔던 인트로 전문입니다.

“There’s lots of ways to be as a person, and some people express their deep appreciation in different ways,”“But one of the ways that I believe people express their appreciation to the rest of humanity is to make something wonderful and put it out there.”“But somehow, in the act of making something with a great deal of care and love, something is transmitted there. And it’s a way of expressing to the rest of our species our deep appreciation. So, we need to be true to who we are and remember what’s really important to us. That’s what’s going to keep Apple, Apple, is if we keep us, us.”

“한 사람이 되는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깊은 감사를 표현합니다.”“그러나 나는 무언가를 만들고 그것을 공개하는 일이 다른 인류에 감사를 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믿습니다.”“또 한편으로는 상당한 관심과 사랑을 갖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 전달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깊은 감사를 다른 인류에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진실해져야 하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해야합니다. 우리가 우리를 지켜낸다면 그것이 애플을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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