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애플워치 시리즈 10 첫인상을 올렸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10은 제가 쓸 용도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작년에 구매한 애플워치 울트라 2를 쓰고 있습니다.
애플워치 울트라 2는 도시에서 출퇴근하고 운동도 하지 않는 저 같은 사람에게 가장 안 어울리는 시계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생각보다 잘 썼습니다. 큰 화면과 (애플워치 치고) 오래가는 배터리는 모험을 하지 않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사용기에서도 썼지만 내내 가장 아쉬웠던 것은 역시 색상이었습니다. 어두운 색상의 울트라였다면 정말 만족하고 썼을텐데 말이죠. 아이폰5 이후로 애플 제품은 어두운 계열의 색상만 쓰고 있다보니 울트라만 약간 튀는 느낌입니다.
사실 이번에 애플워치 울트라가 어두운 색상으로 새로 나오면 울트라를 구매할 생각이었고, 바람대로 어두운 색상의 울트라가 출시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울트라 라인업은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쓰고 있는 울트라2와 동일 모델인데 말 그대로 색만 바뀌었습니다.
사실 스펙 아니고 색깔 때문에 물건을 새로 샀던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M1 맥북 에어를 M2 맥북 에어로 바꿨을 때도 M1 맥북에어를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었지만 미드나이트 색상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M2 맥북에어로 바꿨거든요.
물론 M2 맥북 에어 업그레이드 때는 색깔만 바뀐건 아니었습니다. 4년만의 애플 실리콘에 걸맞는 디자인 풀 체인지였는데다 프로세서도 업그레이드 되었죠. 그리고 제가 업그레이드한 모델은 램이랑 저장 공간도 두배 높여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업그레이드 이유가 색상 때문이었다고 해도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나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애플워치는 색깔 때문에 바꾸기에는 좀 많이 그렇습니다.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가 동일한 디자인에 울트라 3으로 프로세서라도 S10으로 업데이트했다면 아마 교체했을지도 모르곘습니다만,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 2는 제가 쓰고 있는 것과 100% 동일한 모델입니다. 굳이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바꿀 이유가 없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애플이 가진 힘이고 애플이 이렇게 색상 놀이를 하는 이유일 겁니다. 그리고 애플 워치는 아무래도 다른 제품과 다르게 패션 아이템의 성격도 같이 갖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색상이 완전 괜찮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는 영 농락당하는 기분입니다. – _-;; 아무리 애플빠라고 해도 이건 좀 아니다 싶습니다.
차라리 시리즈 10으로 교체할까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애플워치 울트라를 쓰다보니 커스텀 가능한 액션 버튼과 배터리 수명 때문에 그것도 좀 고민이 되더군요. 액션 버튼은 처음에는 거의 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래저래 단축어를 커스텀하면서 울트라 뿐 아니라 아이폰 15 프로에서도 가장 잘 쓰는 버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시리즈10은 배터리 수명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 울트라에 비해서는 부족한 수준이구요.
결국 이래저래 고민했지만 이번에는 아마 구매하지 않고 넘어갈 것 같습니다. 올해의 애플 제품 구매는 이렇게 선물용 애플워치 시리즈 10 구매만 하고 넘어가네요…라고 쓰고보니 아이패드 프로를 샀군요(…)
덧. 새로운 색상 애플워치는 못 사도 밴드는 구매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밴드도 이것저것 보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울트라용 밀레니즈 루프 밴드는 개인적으로는 비추입니다.
밀레니즈 루프의 장점이 자석으로 길이 조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건데, 이번 울트라용 밀레니즈 루프는 티타늄이고, 나침반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자석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잠금 장치도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불편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검은색 밀레니즈 루프는 색상이 괜찮은데 내츄럴 티타늄은 약간 녹슨 군번줄 색상 같은 느낌.. 이것도 러기드하다면 러기드한 느낌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였습니다.
차라리 이번에 새로 나온 블랙 트레일 루프 밴드를 구매해볼까 싶기도 하네요. 알파인 루프도 써보고 했지만 울트라용 밴드는 트레일 루프가 제일 착용감이 좋은 것 같습니다. 기존 티타늄 색 쪽은 약간 물빠진 색들 뿐이라 마음에 안들었는데 이번에 검은 울트라와 같이 나온 밴드들은 색상이 진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