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시리즈 10 첫인상

오늘 출시일에 맞춰 애플워치 시리즈 10을 구매했습니다. 마침 여행 갔다가 돌아오는 날이 출시일이라 픽업을 통해 구매했습니다.

이번에는 애플워치 시리즈 10이 난리인데 그 중에서도 이번에 새로 나온 색상인 제트블랙이 인기입니다. 지금 주문하면 내년 1월에 받는다고 합니다. 저는 우연하게도 새벽에 픽업이 열린걸 봐서 오늘 바로 픽업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긴 했지만 접근성이 좋은 여의도나 명동에서 픽업은 못했고 가로수길로 가야했습니다.(하남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

애플스토어는 아이폰이 출시된 날이긴 하지만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미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서일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이전 아이폰들과 출시 분위기가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아이폰이라서 구매가 아니라 픽업하러 갔음에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번에 구매한 애플워치 시리즈 10 제트블랙. 시리즈 1, 시리즈 4, 울트라 2까지 모두 무광 애플워치만 보다가 이번에 유광 색상을 보니 확실히 이 제품이 인기가 많을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유광 옵션이었던 스테인리스 쪽은 오히려 색상이 점점 회색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이번 제트블랙 색상은 완전히 검습니다. 예전 애플워치 시리즈 5 계열이었던 에르메스 누아르 에디션을 보는 느낌입니다.

울트라2를 차다가 시리즈 10을 차니 무게 차이는 확실히 났습니다. 게다가 작은 모델인 42mm이니 무게 체감은 더 날 수 밖에 없죠.애플워치가 처음 출시 되었을 때는 42mm가 큰 모델이었는데 이젠 작은 모델이 42mm까지 커졌습니다.

시리즈 3 —> 시리즈 4 나 시리즈 6 —> 시리즈 7에서도 커지긴 했지만 그동안은 베젤을 줄이면서 화면 크기를 키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시리즈 10은 베젤도 극한으로 줄이면서 본체 크기도 커졌습니다. 전체적으로 납작한 느낌입니다.

기존 시리즈 5(40mm)와 비교시 두께가 확실히 많이 차이 납니다. 크기가 커졌음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두께가 얇아지면서 전체 부피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디스플레이 유리 부분의 곡률이 생기면서 시계의 옆면 영역까지 유리가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애플의 설명에 의하면 디스플레이 개선으로 정면으로 보지 않아도 시계가 또렷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두께가 얇아지고 디스플레이 영역의 곡률이 더 심해지면서 전작인 시리즈 9에 비해서도 좀 더 시계 같은 외형에 가까워졌습니다. 두께가 얇아지고 가벼워지니 예전에 사용하던 페블 같은 느낌도 납니다.

이번 제트블랙 색상은 그동안 스테인리스 모델에서 아쉬웠던 진짜 검은색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렇다보니 시리즈 5 시절에 출시되었던 에르메스 누아르 계열의 밴드나, 검은색 스테인리스 밴드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기존에 쓰던 에르메스 밴드와 결합하면 60만원짜리 애플워치로 에르메스 감성을 흉내낼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 블루 사피흐 누아 밴드랑 결합

블랙 밀레니즈 루프랑 결합

여러모로 기존 고급 애플워치 라인의 감성을 흉내내기 좋습니다. 특히 블랙 계열의 밴드의 경우 최근 애플워치 고급 라인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진정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지점은 예전에 제트블랙 아이폰 7 플러스를 썼던 경험으로 봤을 때 벗겨지거나 스크래치에 약하지 않을까 인데 이건 좀 더 써봐야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애플워치 출시 10주년을 기념하여 이번 애플워치는 아이폰 X 수준의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가 있을거라고 예측하는 글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도 약간의 개선에 그쳤습니다. 물론 애플은 발표 내내 “재설계”라는 말을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의 눈에는 그만한 재설계로 보이진 않습니다.

이후의 애플워치 라인업의 관건은 애플워치가 계속 이 형태를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뭔가 새로운 디자인 변화가 있을것이냐 일텐데, 이건 아무도 모릅니다. 사실 좀 더 제대로된 질문은, “애플워치의 디자인이 대대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는가?”일겁니다.

아이폰X과 아이패드 프로 3세대는 홈버튼을 삭제하고 터치 영역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용두와 전면 터치스크린 중심의 애플워치는 어떨까요? 기존 밴드 호환성을 버리면서까지 디자인을 바꿔야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애플은 아마도 아니라고 본 것 같습니다. 나름 전면적으로 개편된(?) 이 시리즈 10의 디자인도 적어도 3~4년은 가겠죠.

10주년을 기념할만한 대대적인 애플워치 변화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시리즈 10은 역시 최고의 애플워치입니다. 어느정도 정점에 이르고 완성된 형태의 제품을 이렇게 깎고 개선시키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전 이번 시리즈 10은 추천하고 싶습니다.

만약 애플워치의 대대적인 변화를 기다리느라 애플워치 구매를 미뤄오셨거나, 오랫동안 업그레이드를 안하신 분들이라면 이번 시리즈 10 추천합니다.

덧. 참 좋은 시계인데, 실 사용자는 제가 아니라는게 아쉽습니다. 실 사용자는 저희 마느님이십니다. 저는 울트라2로 작년에 넘어왔고 마느님은 작은 애플워치 라인업을 계속 쓰시는 관계로 제가 갖고 있던 모든 밴드가 다 마느님 소유가 되었습니다.

덧2. 애플스토어에 간 김에 애플워치 울트라 2 블랙 색상도 보고 왔습니다. 검은 계열을 좋아하는지라 참 탐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원래 검은 계열의 애플워치 울트라가 나오면 넘어갈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애플워치 울트라는 색상만 새로 나왔을 뿐 바뀐게 전혀 없기 때문에, 이미 울트라 2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 넘어갈 당위성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약간 색상 놀음에 놀아나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이런 뻔한 색상 놀음에도 흔들리고 있는게 문제입니다.(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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