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8년에 구매한 애플워치 시리즈 4를 아직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3세대와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동시에 업그레이드를 한 경우인데 지금도 새 제품에 대한 뽐뿌가 전혀 오지 않을 정도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새 애플워치 설정에서 배터리 서비스 권장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배터리 성능이 80% 이하로 떨어진 것이죠. 사실 80% 근처까지 떨어진 시점에서 매일매일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기다려온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모든 제품은 성능이 80% 미만으로 떨어지면 배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애플 제품들은 제품의 성능이 비교적 길어서 배터리만 교체해도 새 물건처럼 사용할 수 있죠.
아이폰의 배터리가 성능이 떨어진 경우 아이폰의 성능을 사용자에게 별도 고지 없이 고의로 저하시켰던 배터리 게이트 이후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북의 배터리 설정에서 배터리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로그 파일을 통해 80% 이하로 떨어진걸 확인해야 했던 것에 비해 쉬워졌죠.
다만, 아이패드 라인의 경우는 아직도 배터리 성능을 설정을 통해 확인할 수 없는데, 왜 그런 제한을 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패드 라인의 경우는 로그 파일을 통해 배터리 성능을 확인해야 합니다.
애플의 배터리 서비스는 제품별로 진행 방식이 다른데요,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같은 디바이스는 배터리 서비스를 받으면 배터리만 새걸로 교체됩니다. 반면 애플워치와 에어팟은 배터리 서비스를 받을 경우 리퍼 유닛으로 새롭게 교체됩니다. 그래서 애플워치와 에어팟의 배터리 서비스는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비싼 편이죠.
특히 에어팟의 배터리 서비스는 유닛 당 59,000원이라 세개(왼쪽, 오른쪽, 케이스)를 다 합치면 175,000원으로 배터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에어팟의 유선 충전 모델은 싸게 팔 릴 경우 17만원에도 팔리기 때문에 무척 가성비가 떨어집니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배터리 서비스 비용은 99,000원으로, 에어팟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죠. 애플워치는 배터리 서비스를 통해 디스플레이부터 하우징까지 모두 리퍼로 교체되기 때문에 추천할만한 것 같습니다.
배터리 서비스는 아무래도 애플스토어에서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공식 수리 협력 업체의 경우 공임비가 일부 청구되거나 알 수 없는 이유로 거절 당하기도 하고, 아예 배터리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 교체에 대해서는 사설 서비스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현재 애플에 공식적으로 인정된 곳 외의 사설 서비스는 정품 부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대부분 호환 부품인데, 이런 호환 부품은 사용하다보면 수명이 심각하게 저하됩니다.
저 같은 경우 애플스토어 여의도에서 배터리 서비스를 신청해서 진행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것인지 평일에는 의외로 여유롭게 예약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스토어에 도착해 배터리 서비스를 신청하면 간단한 성능 측정과 외견 검사를 진행한 다음 수리 접수를 진행합니다. 외견 검사할 때 중대한 손상이 있는지를 특히 집중적으로 살피는데요, 웬지 느낌이 중대한 손상이 있으면 서비스 자체도 거절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사실 애플의 대부분 서비스가 다 그렇습니다.)
저 같은 경우 밀레니즈 루프로 인해 애플워치 하단에 톱니바퀴 모양의 스크래치가 있긴 했지만 스크래치가 있다는 언급만 하고 별 다른 이슈 없이 통과되었습니다. 즉 이 정도의 스크래치 정도는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죠.
예전에 아이폰 배터리 교체 시에는 당일에 처리 되었기 때문에 애플워치도 당일에 처리될 것으로 기대했었는데요, 애플워치는 무조건 진단 센터로 보내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한다고 합니다. 즉 당일 처리는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죠. 만약 애플워치로 운동 기록을 연속 달성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부분을 주의해야합니다.
문의해보니 보통 일반적으로 영업일 기준 3일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저는 금요일에 접수를 진행한 덕분에 토요일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까지 5일이나 지나서나 수리된 유닛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차고 다니는 애플워치인데 5일 동안 없이 지내보니 어딘가 많이 허전하더군요. 공백기간을 최소화하려면 주말 근처가 아닌 평일에 접수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리된 리퍼 유닛은 진단센터에서 다시 애플스토어로 입고되는데요, 픽업할 준비가 되면 메일을 통해 알려줍니다. 메일을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제품을 수령하러 다시 애플스토어로 방문했습니다. 참고로 수리 비용은 접수할 때가 아니라 제품을 수령할 때 부과합니다. 혹시나 간편결제가 되는지 물어봤는데 무조건 카드로만 지불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좀 의외였던 점은 리퍼 유닛이 완전 방전 된 상태로 제공된다는 점이었는데요, 배터리 문제 때문에 서비스 받은 것인데 리퍼 유닛은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로 준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완전 방전은 리튬 배터리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충전하는 동안 애플스토어에 진열된 다른 제품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그 중 199,000원 짜리 맥북 파우치가 눈에 들어왔다는건 안 비밀..)
수리 제품은 이렇게 생긴 새로운 박스에 줍니다. 별도의 스트랩 없이 본품만 들어있는 박스인데요, 단순히 수리 제품인데도 꽤 공들인(?) 느낌이 드는 박스였습니다. 요청하면 애플스토어에서 바로 폐기할 수도 있는데, 전 기념으로 가져왔습니다.
완전 방전된 상태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정상동작 확인을 위해 현장에서 충전시킬 때까지 기다려야했습니다. 딱 정상 동작할만큼만 충전되면 제품을 픽업할 수 있습니다. 방역 규정상 정상 동작이 확인되면 애플 스토어에서 빠르게 퇴청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전기가 없다면 바로 세팅할 수 조차 없습니다.
집에 와서 애플워치를 세팅하는데 가장 최근에 사용한 백업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아.. 백업이 제대로 안됐구나..!”하고 당황하면서 그나마 최근인 버전으로 설정하고 애플워치가 왜 백업이 제대로 안된 것인지 검색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워치의 백업은 아이폰에 자동으로 백업이 진행된다는 정보만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의외로 답은 간단했는데요, 리퍼 유닛의 WatchOS 버전이 구버전이라 최신 백업을 불러오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애플워치 세팅 과정에서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과정이 있는데 아무래도 그 과정에서 제대로 업데이트가 안된 모양이었죠.
이럴 경우 일단 복원을 한 다음에 WatchOS를 업데이트 시킨 다음 초기화해서 복원시키면 최신 백업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일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한 다음 다시 복원 시키니 가장 최근에 사용하던 백업 버전으로 무사히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애플워치 배터리 서비스를 받을 때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주의하시면 저와 같은 삽질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1. 배터리 서비스는 당일에 절대 처리되지 않으므로 공백기를 최소화하려면 되도록 주초에 방문하는게 좋다.
2. 제품 수령시 충전기는 가져가는게 좋다.
3. 복원시 백업이 보이지 않으면 당황하지 말고 Watch OS 업데이트부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