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 나온 소식이긴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공식적으로 T money 교통카드가 애플 페이에서 지원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부터 무수하게 굴뚝에 연기만 나오다가 드디어 공식적으로 지원되기 시작했네요.
이번에 추가된 애플페이 기능은 파리, 일본과 비슷하게 별도의 충전식 교통 카드를 발급 받는 방식입니다. 핸드폰에서 카드를 발급 받아서 애플 페이로 충전해가며 쓰는 방식이죠.
발급 방식은 애플 홈페이지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간단합니다. 이미 현대카드로 애플페이를 쓰고 있다면 티머니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이 애플 지갑 앱에서 쉽게 교통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애플 지갑 앱에서 받을 경우 애플 페이에 등록된 카드로만 충전이 가능합니다. 즉 현대카드가 없다면 소용 없다는 이야기죠. 만약 다른 충전 방식이 필요하다면 티머니 앱을 통해 교통 카드를 발급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애플페이로 카드를 충전하는 경우 티머니 앱 없이도 특정 금액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충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만약 티머니 카드를 발급 받았는데 충전할 수단이 현금이나 다른 카드사 카드 밖에 없다면 ‘서비스 모드’를 통해 충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서비스 모드’를 켜면 역사 내의 키오스크나 편의점에서 교통 카드 충전하듯이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시도해본 적은 없지만 유튜브를 보니 지하철 카드 충전기에서 충전하는 영상이 있네요)

참고로 아이폰과 애플워치 각각 카드를 따로 따로 받아야 합니다. 카드 하나를 두 기기에서 각각 쓰는 것은 지원되지 않습니다. 이건 충전형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일본이랑 파리에서도 동일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카드 두개를 받아서 각각 만원씩 충전시켜 봤습니다. 실제로 시계에서 태그하는게 더 편할지 핸드폰에서 태그하는게 더 편할지는 좀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교통카드에는 “익스프레스 모드”가 있습니다. 교통카드를 빠르게 태그하는 기능인데 이 기능 덕분에 지갑앱을 활성화하거나 폰을 활성화할 필요도 없이 그냥 태그하는 것만으로 교통비 결제가 가능합니다. 익스프레스 모드로 지정한 카드는 심지어 기기가 절전 모드에 들어가 있어도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익스프레스 모드는 교통카드가 여러개일 경우에는 하나만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익스프레스 모드는 기기가 꺼져있어도 쓸 수 있다고 본 것 같은데 애플의 설명을 보니 “전원 절전 모드”일 때 사용 가능하고 기기가 꺼져있을 때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영원히 지원되지 않을 것 같았던 애플페이 교통 카드 기능이 드디어 지원된다는데 의의가 있지만 실제 커뮤니티에서 반응은 약간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 후불 교통 카드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많았고, 기후 동행 카드도 지원되지 않아서 쓸모 없다는 반응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후불 결제는 한국에서 애플페이로 지원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런던 같이 애플 페이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교통비를 결제하는 후불 결제 시스템이 있는 곳도 있지만 이건 별도의 표준 방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중 교통 결제 방식으로는 애플 페이의 후불 결제 시스템은 아예 호환이 되지 않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후 동행 카드 같은 경우는 충분히 지원 가능해보입니다. 파리에서도 나비고 충전형 카드와 나비고 패스를 각각 발급 받을 수 있었거든요. 아마 기후 동행 카드나 K 패스가 정식으로 지원된다면 좀 더 유용해질 것 같습니다.
드디어 아이폰, 애플워치에 교통카드가 지원되면서 지갑을 갖고 다닐 이유가 하나 줄어들긴 했지만 전 오늘도 출근길과 퇴근길에 맥세이프 지갑을 붙여서 다녀왔습니다. 교통카드는 지원되지만 아직도 애플페이가 지원되는 곳이 한정적이라서 말이죠. -_- 이제 애플페이 지원이 좀 더 확대되면 진짜 지갑 안갖고 다녀도 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덧. 작년 11월 유럽 다닐 때는 도시에서든 전통 시장에서든 카드를 한번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믿고 핸드폰만 들고 다니다가 현금이 없어서 화장실을 못 가는 불상사가 생기긴 했지만요.
덧2. 유럽에서는 애플페이나 삼성페이 같은 디지털 교통카드를 매우 권장하는 분위기입니다. 2024년 11월 기준으로는 아예 실물 티켓과 교통 카드를 없애는 추세였습니다. 이유는 “탄소 발자국 줄이기”인데 실물 카드보다 디지털 카드가 환경에 이롭다는 논리였습니다. 실제로 실물 교통카드가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