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도

얼마 전 AI 컨텐츠 탐지기 이야기 때도 이야기 했지만 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은 AI의 도움은 전혀 없이 쓰고 있습니다. 아, 이 글 빼고 말이죠. 모든 글은 제가 직접 개요랑 글을 작성하고 있고 맞춤법이나 문장 다듬기에도 AI를 쓰지 않고 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에 AI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유는 포스팅이 제 유일한 취미 생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AI에게 뺏길 수는 없으니까요.

최근에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AI가 만약 AGI(일반 지능)의 영역까지 발전한다고 하면 인간의 생활은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지? 나아가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상황까지 오게될지 말이죠.

미래는 잘 모르겠지만 전 AI와 로봇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결국 AI는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만” 대신하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은 AI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산업 혁명 후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발명되어 방적기 같은 옷 만드는 기계는 나왔지만 테니스를 하는 기계가 오진 않은 것처럼 말이죠. AI를 만들고 사용하는 것도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AI가 인간이 하고 싶어하는 영역을 대신한다면 모두가 싫어하겠죠.

이미 AI가 그림을 그리고 소설을 쓰고 있지만 AI를 이런 분야에 활용하는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예술활동이야 말로 인간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거든요. 고객 센터에서 AI 챗봇이 응대하는 것도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고객 센터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건 “사람의 공감과 정확한 응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AI가 극강으로 발전해서 AGI가 된다고 해도, 그 한계는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걸 만들고 사용하는 인간이 싫어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 인텔리전스만해도 활용도를 명확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포지셔닝을 참 잘한다고 느낀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긴 글을 읽기 싫어하고, 불편한 이메일을 보내는걸 싫어합니다. 그리고 이모티콘 찾는 것도 싫어하죠. 애플 인텔리전스는 딱 여기까지만 개입합니다. 인간이 기꺼이 하고 싶어하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저도 블로그 글은 제가 직접 쓰지만, 회사에서 써야하는 글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거든요.

반면 최근에 욕을 먹은 AI 서비스나 기능들은 그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죠. MS의 리콜 기능도 그렇고, 애플의 (AI는 아니지만) M4 아이패드 프로 광고처럼요.

결국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이 한계는 명확할겁니다. 저는 그래서 AI는 여전히 기계에 머물게 될거고, 산업혁명 때 그랬던 것처럼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생각해보는 예상 반박 :

이미 인간 대신 게임하는 AI가 있지 않나?

사실 AI가 인간 대신 게임을 하게 된지는 좀 되었습니다. 테니스하는 기계는 없었는데 게임하는 AI는 만들어졌죠. 하지만 그 게임,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거 맞나요? 방치형 게임에서 AI가 하는건 게임이 아니라 자동 사냥입니다. 레벨업을 위해 지리한 과정을 겪는 과정이 싫어서 기계에게 맡긴거라고 봐야될겁니다.

AGI가 발전해서 인간을 지배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AI가 일반 인공지능으로 발전해서 스스로 사고해서 인류를 통제하는 SF는 많이 있는데, 전 이건 정말 너무 호모 사피엔스 적인 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정복욕과 지배욕이 있고, 다른 무리를 배척하는 본성을 갖고 있습니다. 인류와 비슷한 종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고, 21세기가 24년이나 흐른 지금도 같은 인간끼리도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죠.

일단 AI가 인류를 지배하려면 지배하고 싶어해야하는데, 지배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지능의 영역이 아니라 욕구의 영역이라, AI의 발전과는 또 다른 영역일겁니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AI가 굳이 전 인류를 지배하는 완전 비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할지도 미지수죠.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나리오는 산업혁명 이후로 인간이 만든 기계가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살인 기계가 나오는 문학 등이 나온 것처럼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본성을 자기가 만든 피조물에 투영하게되는 상상력의 산물인 것 같습니다.

뭐 하지만 인간이 만들었으니 인간 같은 본성을 가지게 될거라는 예측도 부정할 수 만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