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비안 재단 웹사이트 폐지, 그렇다고 심비안이 망하는건 아냐!

또 다시 수없이 많은 오보와 억측들이 줄을 이을 것 같아서 다시 블로그에서 노키아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_= (조만간 이 블로그의 본업으로 돌아가겠습니다.)일단 먼저 말하자면, 전 심비안 팬보이가 아닙니다. 미고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노키아 팬보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심비안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못생긴 UI와 허접한 브라우저, 그리고 항상 갈증에 시달리는 어플의 갯수. 게다가 허접하기 이를데 없는 노키아의 스토어 전략까지. 그러나 저는 심비안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운영체제라고 생각합니다. 쾌적한 속도와 안정성, 효율성, 그리고 맡은 바 기능은 다 해내는 성실함. 이것이 심비안의 매력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은 물론 익뮤 사용자들 중에서도 이 매력을 느끼시는 분은 별로 없으시죠-_- 언론에서 심비안은 이미 논외이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군단에게 여실히 밀리고 있는 실정이죠.팬이 아님에도 블로그에 제가 심비안 관련 글을 계속 쓰는 것은 심비안이 “Not Bad” 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나쁘지 않다 뿐 아니라 꽤 괜찮은 운영체제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이죠. 본래 성격이 열사람이 욕하면 나 하나라도 반박하자는 성격인지라.. 대신 우분투 포스팅도 꾸준히 늘려가려고 합니다.(요즘 매일 쓰는 우분투지만 사실상 건드릴게 별로 없다보니.. 포스팅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어쨌든 아래부터 본문 시작합니다.당초 심비안 재단의 역할이 확대될 것 같다는

제 예상

과는 달리 심비안 재단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이 결정은 노키아 측에 의해서가 아니라 심비안 재단에서 결정한 사실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개발이 노키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고, OS 개발의 속도가 재단과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늦어지다보니 불가피하게 결정한 사실이라고 합니다.심비안 재단 이사회의 멤버는 노키아 뿐 아니라 소니 에릭슨 같은 회사도 끼어있었는데요, 소니 에릭슨이 이탈을 결심하고 심비안의 거의 대부분의 개발이 노키아에서만 이루어지다보니 결정된 사안 같습니다. 심비안 재단은 노키아에 운영체제 개발 권한을 전부 넘기고 라이선스 관련 업무만 맡게 되었습니다. 심비안 재단이 폐쇄됨으로 인해 심비안은 사실상 노키아의 전용 운영체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심비안 재단은 노키아의 오픈 소스 전략의 핵심이었습니다. 막대한 돈을 들여서 노키아는 심비안을 인수하였지만, 노키아는 심비안을 오픈소스화하고 OS의 개발 권한을 심비안 재단에 맡겼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노키아의 것이지만 다른 사람도 껴봐”라는 의미였죠.그런데 노키아의 속내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노키아는 정반대의 행동을 취했습니다. 가장 많은 심비안 어플이 모여있는 앱스토어인 Ovi 스토어를 노키아 스마트폰에만 제한하였고, 대부분의 노키아의 서비스도 노키아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심비안을 쓰는 삼성의 옴니아HD나 소니에릭슨의 Vivaz 유저들은 사실상 “소외된” 심비안 유저들이었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그러면서까지 심비안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서 심비안 재단에서 이탈하였습니다.(이러한 과정에 대한 보도 없이 심비안이 후져서 그런거라고 했던 국내 모 언론의 기사가 당시 있었죠.)마에모를 개발하던 당시 오픈소스 전략에 있어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노키아였지만 왜 심비안에서는 이런 행동을 취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심비안 재단은 결국 축소되고,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심비안 재단 웹사이트는 2010년 12월 17일에 문닫게 되었습니다. 심비안의 오픈 소스 전략은 사실상 실패한 셈이죠.어쨌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심비안 재단의 축소가 심비안의 몰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개발의 중심이 재단에서 노키아로 옮겨왔을 뿐, 심비안은 계속 노키아에서 개발될 것입니다. 벌써 Engadget 국내 판에서는

노키아가 심비안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오보

가 나돌기도 하더군요. 이러한 소식이 국내 IT 뉴스나 블로그에서 어떻게 보도될지는 자명한 일입니다.IT 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이 조금이나마 배경 지식을 갖고 기사를 전달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나마 제대로된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잘 풀리지 않는 글을 부여잡고 한번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