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IT 회사 취업 이야기 – (3)

첫 직장을 그만둘 때 얻었던 교훈 두가지는 회사를 택할 때는 그렇게 낭만적인 시각만을 가질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고-_- 또 다른 한가지는 급하다고 아무데나 갈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회사를 떠날 때만해도 어디든지 다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뭐-_- 그래도 나름 사장님이 끝까지 잡았던 나름 인재였고, 힘들긴 했었어도 불가능할 것 같던 일들을 다 해낸 자신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것이 생겼달까요? 그리고 학교에서 다시 구직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죠. 금방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것만 같았더랬습니다.그렇게 한달이 지났습니다 -_- 그 사이 포털 D사에 다시 이력서를 냈었고(3차 도전!), N사, K사, 핸드폰 제조사 P사, L사에도 지원했습니다. 나름 학교에서 운영하는 채용 설명회도 가고(이게 학교에서 일하는 메리트 중 하나) 이력서 컨설팅도 받았죠. 집안의 반대를 무릅 쓰고 관둔 직장이었기에 보란듯이 더 좋은 곳에 가고 싶었던 것도 있었습니다.먼저 포털 D사에 제일 먼저 지원했고 서류에서 떨어졌습니다. 1년반, 세번의 공채 지원에서 결국 끝내 D사는 절 받아들이지 않았죠. D사가 운영 중인 플레이스라는 위치 기반 서비스(이러면 다 알자나-_-)에 대해서 나름 분석과 함께 호평도 했었는데 떨어졌습니다. D사에서도 스스로 이 서비스에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는걸까요=_= 무튼 세번이나 떨어지고 나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다음에 경력이 쌓이고 만약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이곳은 절대 가지 않으리라 다짐하였지요.(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한 생각이긴 합니다만 지금도 이 생각은 유효합니다.)그 이후 N사(과제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K사(이곳은 이력서가 거의 보고서 쓰는 수준이었죠.)에도 지원했고 핸드폰 제조사 P사(2차 도전), L사(한창 어려운 그곳)에도 지원했지만 모두 서류 광ㅋ탈ㅋ 면접조차 보지 못하고 서류에서 탈락하는 고배는 계속 마셔야 했습니다. 이때쯤 되니 문제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이더군요. “그래! 문제는 서류였어!”라 생각하고 그때부터 서류 컨설팅 & 채용 설명회 등을 다니기 시작합니다.(사실 서류만이 문제였겠습니까만은..)이력서 컨설팅과 채용 설명회.. 사실 이게 큰 도움 안된다는 것은 구직자도, 컨설턴트도, 기업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 수단에 희망을 걸고 싶은 것이 구직자의 마음이고, 그 때문에 컨설턴트가 돈을 버는 것이죠. 그리고 컨설팅을 받든 안받든 기업은 떨어뜨리더군요. -_-이력서 컨설팅은 두군데서 무료로 받았습니다. 첫번째는 학교에서 받았던 컨설팅이었죠. 학교에서 받았던 컨설팅의 결론은 “이게 기획자 이력서인지, 개발자 이력서인지 모르겠다”였습니다. 업적은 많은데 전공과 구직 범위와 안맞는다는 것이었죠. 그럼 이제와서 전공을 다시 바꿀까? 학원가서 개발이라도 배울까? -_- 싶었지만 뭐 어쨌든 이것저것 수정을 받고나니 제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 것 같더군요. 그래서 컨설팅대로 수정하여 포탈 K사에 지원을 하였고 떨어졌습니다.두번째 컨설팅은 모 취업박람회에서 하던 것이었는데요, 박람회 시작하기도 전에 일찍 가서 제일 처음으로 이력서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근데 이때 받았던 컨설팅은 앞으로도 받지 못할 명 컨설팅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가진 문제의 핵심을 찔렀거든요.“스펙이 문제네요. 스펙이 모자라면 쌓아야지.”너무나 명확하고 간결한 결론이라 반박의 여지조차 없었습니다. 거의 한시간동안을 컨설턴트에게 잔소리만 듣다가 온듯합니다. 스펙이 부족하면 스펙을 쌓아야지 여기에서 이런다고 되는 줄 아느냐, 아무리 자소서에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쓸게 없는데 뭘 쓸거냐, 집에서 용돈 타 쓰면서 핸드폰 요금 정도는 스스로 내야될거 아니냐(정말 이랬음) 등등 아주 주옥 같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죠. 이때 들었던 컨설팅은 평생동안 잊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구직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지만 말이죠.이력서 컨설팅 뿐 아니라 채용 설명회도 다녔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채용설명회에 오면 서류에 가산점을 준다는(!) 이통사 U사였습니다. 서류에 가산점을 준다는 부분 때문에 채용설명회도 뽑혀야 갈 수 있었죠. 다행히도 합격(-_- )해서 채용 설명회에 갈 수 있었습니다.U사의 채용 설명회는 역시 대기업답게 웅장했습니다. 회사의 비전과 입시 요강 등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는 자료들을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자리이긴 했지만 말이죠. U사의 채용 설명회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우리 미래에는 열라 세지고 짱일건데 지금은 꼴지임. 지금은 시궁창이지만 미래에는 짱 될거임”하는 경영진의 마인드였습니다. 뭐 워낙 장기성 진화론(Long-Term Evolution)에 목숨건 곳이니까요. 이해는 했습니다.어쨌든 채용 설명회에서 들은 것들과, 채용 설명회에서 참석하면 준다는 가산점을 노리고 야심차게 U사에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서류에서 야심차게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가산점을 줬는데도 ㅋㅋㅋㅋㅋㅋㅋㅋ어차피 국내 대기업은 텄으니 방향을 조금 틀어서 외국계 기업에도 지원해보자!로 노선을 돌렸습니다. 빨간모자가 상징인 회사와 국제 비즈니스 머신을 파는 기업에도 지원을 했지요. 헌데 여기도 서류 광ㅋ탈ㅋ 어차피 리눅스도 서버 리눅스도 아니고 데스크탑 리눅스 경험 밖에 없고 그렇다고 제가 이걸로 구축을 하는 것도 아니고 운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개발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때 아 리눅스로 내가 한국에서 먹고 살 길은 없겠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일찍도 깨닫는다-_-;;)재미있게도 이때쯤은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을 보고 인도의 모 리눅스 기업에 스카웃 제안(?)도 왔었던 때였는데.. 그렇다고 인도로 가서 일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거절했지만 무언가 씁쓸하더군요-_-.. 그나마 다른 외국계 기업들은 신입 공채도 거의 안나옵니다. 이 길도 답이 없긴 마찬가지였죠.뭐 어쨌든 이렇게 두달을 보내자, 아무리 지옥 같은 곳이었지만 괜히 관뒀나 싶은 후회가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게다가 학교와의 계약 기간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학교마저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_-;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최악의 경우였습니다.결국 다시 인력 시장에 저를 포장하여 올려놨습니다. 이때 썼던 이력서는 특히 국제비즈니스머신(IBM)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비록 떨어졌지만, 제가 지원했던 모든 기업의 이력서 중에 IBM의 이력서 양식과 자소서 양식은 가장 간결하고, 가장 심플하며, 가장 스마트했습니다. 열개의 컨설팅보다 IBM의 이력서 양식 한장이 저에겐 훨씬 유용했습니다. 이후 적어도 서류에서 탈락한 일은 한번도 없었으니까요.(물론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이후 여러 회사들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았고, 남은 한달 동안은 면접을 하러다니면서 매우 바빴습니다. 두달동안 면접 없이 고배만 마시고 있다가 막판에 다시 바빠진 것이죠. -_- 이때 면접을 정말 많이 봤는데요, 걸리버 여행기라도 쓸 정도로 다양한 회사들을 가보았습니다. ‘기획’이라는 분야가 워낙 범위가 넓은지라 분야도 다양했죠. 이때 가보았던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로 이어져야 할 것 같네요(이게 뭐라고 벌써 4편이야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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