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천절을 맞이하여 서울을 여행해봤다. 서울은 항상 살고 있는 도시지만 간혹 낯설게 보기를 시전하면 꽤 재미있는 곳이다.
여행을 많이 다녀 본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도시와 최첨단 도시의 모습이 공존하는 도시는 흔치 않은데 서울이 그렇다. 국내 여행을 다니면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길 좋아하는데 오늘은 평소에 잘 안보이는 구석구석을 다녀봤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에는 뜬금없이 독도 전시관이 있다. 백화점 지하에 웬 독도 전시관? 인가 싶은데 생각보다 구성이 알차게 되어있다. 독도의 역사부터 생태까지 비교적 작은 공간에 잘 정리되어 있다.
타임스퀘어에서 자주보긴 했지만 정작 방문은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솔직히 방문 전에는 세금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문하고 나서도 여전히 생각은 비슷한데,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있는만큼 생각보다 관람객이 많은걸 보며 괜히 여기에 있는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도 생태 체험이나 독도 그리기 등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하고 있어서 놀랐다(?). 뭔가 쇼핑보다는 이쪽을 더 재밌어하는 느낌. 어쨌든 세금 낭비처럼 보여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 싶었다.
또 하나의 세금 낭비 에디션은 여의도에 있는 서울 달. 요즘 나름대로 핫한 느낌의 핫 플레이스란다.
여의도 공원에 위치해있는데 열기구 같이 생긴 구체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서울 전경을 볼 수 있는 시설이다. 다만 열기구는 아니고 거대한 헬륨 풍선에 가깝다. 아래에 연결된 와이어를 이용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음..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1회 25,000원) 내가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이고 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라면 타볼 것 같다. 어쨌든 내 이해와 관계 없이 사람들은 상당히 많았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예약이 이미 종료된 상태였다.
최근의 인스타 행정은 지역의 핫플레이스를 만드는거고 이 시설도 그 일환이겠지만, 어쨌든 이게 뭔가 싶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들이 즐겁고, 하나의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본의 아니게 방문한 곳이 모두 세금 낭비 콜렉션 같은 느낌이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화가 났을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사람들의 즐거운 얼굴이 더 먼저 보여서 그냥 이해가 되었다. 아마 날씨가 좋았던 탓이겠다.
서울에 이미 살고 있지만, 여의도에 우뚝우뚝 솟아 있는 재미있는 무늬의 빌딩들을 보면서 서울은 정말 재밌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마 다른 외국의 어느 도시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긴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