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먹으러 오다 (3) – 마지막날

오늘은 먹부림 부산 여행 마지막 날. 사실 오늘은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는 조식을 먹을 예정이었으나 늦게 일어나서 결국 마지막 날까지 조식은 먹지 못했다.(아쉽다)

점심은 지난 번 글에서 예고했던대로 왕돼지집을 한번 더 갔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두번 올까 싶었지만 역시 두번와도 좋은 곳이었다.

조합은 지난 번과 동일하게 먹었다. 여기는 지난 번 글에도 언급했으니 패스.

포르투갈 카페 <오포르투>

이번에도 식후 땡을 하기 위해 카페를 찾았다. 생각해보니 부산에 와서 계속 스페셜티 같은 커피를 먹었다. =_= 뭔가 달달하고 우유가 많이 들어간 동네 프랜차이즈 커피가 먹고 싶어졌다.

부산역 주변에는 많은 카페가 있지만 의외로 익숙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막상 또 프랜차이즈 커피를 먹으려니 다음 주 평일에 먹을건데 싶어서 역시 부산에만 있는 카페를 찾기로 노선을 변경했다.

그렇게해서 찾은 카페, <오포르투>. 언덕에 있고 심지어 가는 길에 꽤 많은 계단도 있는데다 그 와중에 골목에 있어서 앱 없이는 찾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부산에는 계단도 많고 언덕도 많지만 계단 중턱에 있는 카페는 처음이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고? 싶은 곳에 있다. 지금도 지도 없이 다시 찾아가라고 하면 절대 못 찾을듯.

약간 불길했는데 바로 앞 손님이 힘들게 계단을 올라와서 포장만 해 가는 걸 보니 약간 신뢰가 갔다. 굳이 이 폭염주의보가 있는 날 찾아와서 포장해 가는 집이라니.

<오포르투>는 이름대로 포르투갈식 카페였다. 포르투갈실 에그타르트가 유명한듯 했지만 포르투갈식 커피, 포르투와인, 브라질식 고기파이 등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포르투갈식 먹거리를 파는 곳이었다.

이번 선택은 포르투갈식 커피 두잔과 에그 타르트, 치즈 타르트.

사실 나는 에그 타르트를 별로 안좋아한다. 그런데 이 타르트를 먹고보니 그동안 내가 먹은 타르트는 그래봐야 파리 바게트와 KFC에서 밖에 안먹어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르트를 먹자마자 그 자리에서 타르트 4개를 추가로 포장 주문했다. 같이 나온 계피(시나몬)를 뿌려 먹는 것도 잘 어울렸다.

커피는 좀 특이했다. 내가 먹은 커피는 포르투갈식 라떼라는 “갈라오”. 이름이 독특해서 시켜봤는데 카푸치노와 비슷한 맛이었다. 맛 자체는 그냥 라떼와 같았다. 진짜 특이했던건 일행이 시킨 “마자그란”이라는 커피였는데 레모네이드에 커피를 넣은 조합이었다. 상큼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이게 무슨 맛이지 싶은 맛이었다. 요전에 유행했던 아샷추(아이스티 + 에스프레소 샷 추가) 같은 맛이라고 보면 될듯.

그러고보니 마지막 날은 평범한 바닐라 라떼를 먹고 싶었는데 마지막 날까지 특이한 커피를 먹었다. =_=

이 곳에서 기차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부산역으로 갔다. 카페에 앉아있다보니 우리처럼 기차 시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부산역 근처에 카페가 많은데 굳이 찾기 어려운 여기까지 오는 거보면 맛집은 어떻게든 사람들이 찾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오포르투>를 마지막으로 먹으러온 짧은 부산 여행은 마무리했다. 이번 여행은 일정이 좀 짧았는데 그만큼 꽤 알차고 효율적으로 움직인 여행이었던 것 같다. 저렴한 숙소를 잡아놓고 이렇게 후딱 오는 여행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Daylife에 게시되었습니다에 태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