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 <고독한 미식가> 원작 추가

언제 추가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밀리의 서재에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 만화가 추가되었습니다. 밀리의 서재는 책 구독 서비스 중 만화책 비중이 그래도 있는 편이라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는 <보노보노>도 다 읽었거든요.

그러고보니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는 모든 시즌을 다 봤지만 어째 원작 만화는 본적이 없었네요. 왕년에 <미스터 초밥왕>이나 <중화일미(요리왕 비룡)> 등 요리 만화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먹는 사람만 등장하는 만화는 본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소리나 영상으로도 맛을 전달할 수 있지만 만화로는 과연 어떻게 전달이 가능할런지.

일단 초반 1화, 2화까지만 봤는데 원작의 이노가시라 고로는 드라마보다 훨씬 시니컬한 인물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이노가시라 고로는 인상은 날카로워 보이지만 사람 자체는 좋은 사람인데 반해 원작의 이노가시라 고로는 인상은 무던해보이지만 속은 좀 꽁한 사람인듯.

일례로 2화에서 간 회전 초밥집에 아줌마들이 많은 광경을 보고 먹고 나오면서 “저 아줌마들은 저래놓고 집에서는 식구들 밥을 차려주고 “엄마는 생각 없어”라고 하겠지. 식구들은 엄마의 다른 모습을 모를거야..” 라며 속으로 비웃는 장면이 대표적이네요.

이 만화는 다른 요리만화들에 비해 맛에 대한 표현이 별로 없습니다. <중화일미>나 <미스터초밥왕>을 보면 “광어가 입에서 살아서 춤추는 느낌이야..!” 같은 식의 대사가 자주 나오지만 <고독한 미식가>의 이노가시라 고로의 맛 표현은 어째 드라마보다 더 심심합니다. “이거 정말 맛있는데?” 가 끝.

오히려 음식 자체의 맛 표현보다 밥을 먹으면서 보게되는 가게에 있는 사람들과 가게 주인의 묘사에 좀 더 신경을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밥 먹는 것보다 고로가 가게를 둘러보면서 혼자 궁시렁거리거나 상념에 잡히는 장면이 주인듯. 그러고보면 드라마도 손님이나 주인의 묘사 비중도 큰 것도 이런 이유겠군요.

물론 전체 범주에서는 요리만화인만큼 요리 자체는 되도록 상세하게 그리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여러 요리만화에 비하면 어째 요리 그림도 그보다는 대충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음식 자체보다는 사람들 이야기에 더 집중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라마가 먹방에 초점을 맞춘거랑 좀 다르네요.

아쉬운건 한국어 판의 품질인데.. 한글 번역을 그림판으로 편집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폰트도 뭔가 일반적인 만화책 폰트도 아니고 윈도우 그림판으로 추가한 것 같은 그런 폰트. 게다가 독백 칸도 어디는 세로 쓰기로 쓰고 어디는 가로 쓰기로 쓰고.. 웬만한 아마추어 번역판보다 더 엉망인 것 같네요. 이게 진짜 정발판인건가?(지금보니 무려 최근 나온 증보판이네요)

세로쓰기 가로쓰기 난리 났음

일단 즐겨봤던 드라마라서 만화책도 시작하긴 했지만 이 번역 품질 때문에 계속 읽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