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디즈니랑 유튜브에서 뭘 볼까 고민하다가 든 생각.
먹거리가 귀했던 예전에는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했다면 먹거리가 많아진 지금은 무엇을 안먹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처럼 게임, 동영상, 음악 등 컨텐츠가 셀 수 없이 많아진 지금은 무엇을 보느냐 보다 무엇을 보지 않느냐가 더 그 사람의 취향을 더 잘 반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알고리즘도 이런걸 보라고 강조하는 것보다 보지 않을 것들을 알려주고 필터링해준다면 어떨까? 같은거 아닌가 싶지만 “최근의 시청 기록을 보니 당신에게는 이런걸 추천합니다” 보다는 “이런걸 꾸준히 제시했지만 안보시더군요. 제외할까요?” 같은 물음이 좀 더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계속 새로운걸 봐야 유리한 OTT 플랫폼에서 그런 방식의 알고리즘을 도입할리는 만무하다. 이런식으로 제외하다가는 취향에 맞는 것만 남게되고 그 것들을 다 보면 사람들은 구독을 해지할테니까.
나 같은 경우 유튜브 알고리즘을 껐더니 언제부턴가 유튜브 홈 화면에서도 아무것도 안보여주는 상태가 되었는데, 이게 나름 괜찮다. 보고 싶은 채널만 구독해서 보니 쓸데없는 것들을 덜 보게 된다.
물론 새로운걸 보고 싶을 때는 계속 찾아다녀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디즈니 같은 경우 알고리즘이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라 그냥 보통 보고 싶은걸 검색해서 보고 있다. 애초에 알고리즘이 필요한만큼 많은 컨텐츠가 있지도 않기 때문에.
어쨌든 구독 서비스의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우리의 시간을 빼앗고 뇌에 새로운 걸 넣으려고 하지만, 컨텐츠 소비에도 ‘건강한 편식’이 필요한 것 같다는게 요즘 드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