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한대 400만원 시대. 겨울이 오고 있다.

램 값 폭등이 이제 슬슬 개인 소비자에게도 체감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사양이 높은 고급 모델은 가격을 올릴거라고 기대했고 보급형 모델은 사양을 더 낮추지 않을까 했는데 일단 삼성의 갤럭시 북 6 프로의 가격을 보면 고급형 모델은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로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가격이 최악의 상상조차 벗어나긴 합니다. 프로 모델의 경우 341만원부터, 울트라 모델의 경우 463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작년 1월에 출시된 갤럭시 북 5 프로의 경우 14인치 기준 176만원 ~ 280만원까지로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동일한 램과 용량 기준으로 한다면 차이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이미 시작 출고가부터가 전작의 최고 구성 가격을 아득히 뛰어넘습니다. 최고 사양 기준으로 비교해도 약 60만원 정도 올랐습니다.

시작 가격 340만원 / 400만원은 그 애플 마저도 가지 않은 길인데 이 길을 삼성이 먼저 가네요. 자체적인 메모리 공장까지 갖추고 있는 삼성이 노트북을 이 가격에 내놓는다면 앞으로 다가올 겨울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춥고 어두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갤럭시 북 6 프로의 출고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일단 올려놓고 시작한 것 같긴 하지만요.

가장 관심이 가는건 안그래도 비싸기로 유명한 맥북이나 아이패드, 아이폰 시리즈들인데 과연 얼마나 오르게 될까요? 애플이나 HP, 에이서와 같은 대형 PC 제조사들은 적어도 1년 치의 메모리를 비축했다고도 하고, 특히 M 시리즈 프로세서의 경우 SoC이기 때문에 메모리가 주문 제작 된다는 점에서 가격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도 같지만, 다른 제조사들이 이런식으로 가격을 올린다면 애플도 현재 가격을 유지할거라고는 장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문제는 기간입니다. 이 추세가 잠깐이라면 그냥 쓰던 기기를 쓰면서 버티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AI로 인한 메모리 부족 현상은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메모리 공정은 HBM 같은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생산에 다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고, 공정을 늘린다고 해봐야 몇 년은 더 걸릴겁니다. 한번 올라간 가격이 쉽게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는 것이죠.

게다가 AI가 아무리 버블이라고 해도 적어도 2~3년은 이 추세가 더 갈 것 같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는 이 추운 겨울이 3년 ~ 5년은 갈거라고 봐야합니다. 이 겨울이 지나더라도 메모리 가격이 예전처럼 돌아올지도 잘 모르겠구요. 예전 GPU 때는 조립 컴퓨터 시장만 영향을 받았는데 메모리는 PC, 노트북, 스마트폰할 것 없이 다 쓰이니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기기가 다 오를겁니다.

AI가 경제적 효과를 실질적으로 내고 있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소비자 가전 시장에는 이런식으로 경제적 효과를 직격타로 먹여주는군요. AI가 정말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