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곰인형 박물관 방문기

지난 주말을 이용해 남산에 있는 곰인형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곰인형 박물관이 서울에도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어쩐지 돈이 아까워서 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입장료 1인당 9천원) 한번쯤 가볼만은 한데 그렇다고 또 일부러 가기도 뭐한 그런 가격이죠.(게다가 남산에 있다니..) 하지만 지난 주말은 회사에서 놀라고 돈까지 쥐어주는(-_- ) 주4일 근무주 휴일이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다녀왔습니다.

곰인형 박물관(Teddy Bear Museum)은 제주도를 시작으로 언제부턴가 한국 도처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전국 주요 관광지에는 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박물관이 다른 테마로 전시를 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서울의 역사와 현재가 주요 테마였고, 경주 같은 곳은 세계의 명화를 곰인형으로 재구성해놓은 것이 주요 테마라고 합니다.

곰인형 박물관은 서울 남산 타워에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9,000원인데, 남산타워 전망대 패키지로 함께 사면 도합 14,000원입니다.

곰인형 박물관에 처음 들어서면 사또 옷을 입은(?) 움직이는 곰인형이 인사를 합니다. 이분은 조선 태조 때 판한성부사를 지낸 성석린이라는 분으로 최초의 서울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 분입니다.

조선 초기 한성이 처음 수도로 지정되고 서울에 경복궁이 들어섭니다. 사진에서는 곰돌이들이 한창 경복궁을 짓고 있습니다.


세종때에 이르러 서울에서 역사적인 ‘한글’이 처음 창제됩니다. 사진은 철야중인 공무원들과 세종.

한글이 창제되는 역사적인 순간에 한 철없는 도령은 벽에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저잣거리. 지금의 동대문 전경이랍니다. 예나 지금이나 곰들이 아니 사람이 많습니다.


조선 후반에 이르러 역사적인 명화도 탄생합니다. 사진은 곰돌이들로 구성된 명화의 한장면 들입니다.

그리고 조선은 서울의 경복궁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합니다. 사진은 대한제국 선포 당시의 고종 황제와 그 신하들.

전 개인적으로 이 곰돌이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조선에 처음 전등이 들어오던 날.” 놀라는 고종 황제와 이상한 빛에 머리를 조아리는 신하들 그리고 저 구석에 전선이 연결된 전기 장치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가장 아픈 시절. 하지만 이 시절에 서울의 첫 전차가 개통되어 움직이기도 하였습니다.

서울의 역사는 여기까지 였습니다. 그 뒤로는 서울의 주요 명소 들을 통해본 서울의 현재 테마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어린이 대공원

명동

동대문

대학로

홍대

특히 대학로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찌라시

연극 홍보물을 돌리시는 분들까지 구현된 디테일까지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역사와 현재가 끝나면 세계의 진귀한 곰인형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곰인형 5마리는 1910년경에 만들어진 ‘결혼식(The Wedding Teddy Bear)’이라는 주제의 곰인형들입니다. 상당히 진귀한 물건이라는군요. 진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옆에는 이 5마리의 곰인형으로 재구성한 ‘곰인형의 결혼식’이라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나오고 곰인형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서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더군요.

이런저런 디테일한 부분도 잘 구현되어있습니다.

그 옆에는 Teddy Bear라는 이름의 유래와 함께 역사적인 곰인형들도 전시되어있습니다. Teddy Bear는 미국 대통령 테오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가 사냥 중 다친 곰을 죽이지 않고 그냥 보내준 일화에 착안하여 루즈벨트의 애칭인 Teddy를 붙여서 만들어졌다는군요. 사진에 있는 곰인형은 미스터 빈에 출연했던 미스터 빈의 보물 1호 곰인형입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곰인형은 바로 이 녀석이죠. 드라마 궁에 출연했던 황태자가 끼고 다니던 -_- 알프레드라는 곰인형입니다. 다른 세계적인 곰인형과 달리 아주 좋아보이는 의자에 앉아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보면 곰인형 박물관 관람은 얼추 끝납니다. 사진으로 표현 못한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좋겠지만 사실 이게 다입니다. 사진 찍는 분위기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는데 카메라를 안가져간 것은 한으로 남을듯 하군요.(사진이 유별나게 어둡게 찍힌 것은 실내 조명이 어두워서 그런게 아니라 루미아 710의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입니다..)그래도 남산에 가보는 김에 한번쯤 가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듯 싶습니다. 오후 늦게 가서 전망대에서 야경까지 보고 오면 매우 그럴듯합니다.(슬프게도 지난주는 산에 가기엔 너무 추웠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만 ㅠㅠ) 요즘은 이렇게 멀리가지 않고 서울에 나름 숨겨진 명소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멀리 가는 것도 좋지만 요러케 서울의 명소를 찾아다니는 것도 나름 쏠쏠합니다. 이런 장소들은 몰라서 안간다기보다는 서울에 계속 살면서 일부러 찾아가기는 뭣해서 잘 안가게 되는 곳이죠.(이런 곳은 곳곳마다 외국인들이 참 많습니다)그래도 찾아보면 서울에도 이것저것 볼거리들이 참 많더군요.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서울에 있지만 ‘일부러 찾아가기는 뭣한’ 명소에 대해 포스팅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