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현재 거실과 컴퓨터 방에는 공유기가 한대씩 있습니다. 거실에 있는 공유기는 최근에 구매한 Wifi6을 지원하는 메인 공유기고, 컴퓨터 방에 있는 공유기는 예전에 쓰던 공유기로 지금은 메인 공유기의 신호를 증폭하는 브릿지 목적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집이 넓은 편은 아니라 컴퓨터 방과 거실의 거리도 짧습니다. 두 공유기 간 거리도 멀지 않습니다. 다만 컴퓨터 방 안쪽은 신호가 약한 느낌이라 신호 전달을 위해서 예전에 쓰던 공유기도 세팅해놨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인터넷 끊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신호 세기도 조정해보고 채널 설정과 대역폭 설정 등 여러가지 삽질을 진행했지만 도무지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이 글도 그 때쯤 무선랜으로 삽질하다가 작성한 글이죠.

신호를 주기적으로 자동 변경하고 채널 대역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좀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끊김은 완전히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나고 오늘 문득 너무 좁은 공간에 무선 신호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서 브릿지 공유기 쪽에서 유선 신호를 꺼봤습니다.

브릿지 공유기 쪽의 무선 신호를 다 꺼버리니 끊김이 사라졌습니다. 추측한대로 좁은 공간에서 무선 신호가 중첩되니 생기던 무선 간섭 현상이었던거죠. 새로운 공유기가 커버리지가 좀 더 크다보니 가까운 거리의 브릿지 모드 공유기와 오히려 무선 간섭이 있었던 겁니다. -_-

브릿지 모드 공유기 쪽의 무선 신호를 끄니 새로 알게된 사실 하나는 새로운 공유기의 커버리지가 충분히 넓어서 굳이 브릿지 모드로 신호를 중개할 필요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냥 오래된 공유기를 버리기 아까워서 굳이 브릿지 모드로 썼던게 오히려 더 문제를 일으켰던거죠.

결국 과유불급이라는 오래된 교훈을 남긴 삽질이었습니다. 어차피 오래된 공유기는 오락가락 하던 중이라 아예 제거해버리고 쓸까 싶은데 Wifi를 지원하지 않는 데스크탑이 브릿지 공유기랑 유선으로 연결되어있어서 문제네요. 쌈직한 무선랜 카드라도 하나 사야할 것 같습니다.

덧. 물론 요즘은 브릿지가 아니라 Mesh Wifi를 구성해서 Wifi 신호를 증폭하기도 하지만 제 오래된 공유기는 워낙 오래되어서 Mesh Wifi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