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원(Apple One)을 구독해야할지 고민되신다면..

최근 한국은 구독제 풍년입니다. 넷플릭스가 지배하던 OTT 시장에 디즈니+가 새로 진출했고 애플도 애플 TV+ 서비스를 시작했죠. 특히 애플은 애플TV+와 함께 애플 원(Apple One)이라는 번들 요금제를 같이 출시했습니다. iCloud, 애플 뮤직, 애플 아케이드, 애플 TV+ 등 애플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묶어서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죠. 이미 해외에서는 오랫동안 서비스했지만 한국에서는 애플 TV+가 시작된 다음에야 이용 가능해졌죠.

저 같이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분들은 애플 원을 구독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분명 여러 서비스를 하나의 요금제로 묶은 것은 매력적이지만 아무리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애플의 모든 서비스를 사용하는 분들은 많지 않으니까요. 과연 애플 원은 실제로는 얼만큼이나 이득일까요?

애플 원의 요금제 구성

일단 먼저 애플 원의 요금제 구성부터 살펴보죠. 애플 원은 세가지 요금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애플 원(개인)과 애플 원(가족) 그리고 애플 원(프리미어) 서비스죠. 그 중 가장 비싼 애플 원(프리미어)은 한국에는 출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 중심으로 구성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애플 원(개인) : iCloud 50기가 & 애플뮤직(개인) & 애플 아케이드 & 애플TV+ = 한달 14,900원(사용자 한명만 사용 가능
애플 원(가족) : iCloud 200기가 & 애플뮤직(가족) & 애플 아케이드 & 애플TV+ = 한달 20,900원(사용자 최대 6명 사용 가능)

살펴보면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TV+는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고 주요한 차이는 iCloud와 애플 뮤직 정도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 원 가격 비교

먼저 각각 개별로 서비스를 사용할 때의 가격과 애플 원의 가격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마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은 애플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하면 애플 뮤직과 iCloud를 많이 사용하고 계실거라 iCloud와 애플뮤직을 중심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개인의 경우 가장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iCloud 50기가 플랜과 애플뮤직을 사용할 경우의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iCloud 50기가 + 애플뮤직을 사용할 경우 : 1,100원 + 8,900원 = 10,000 원

반면 거의 동일한 구성의 애플 원 개인 요금제의 가격은 다음과 같죠.

애플 원 개인 요금제 = 14,900원 (애플 원이 4,900원 비쌈)

이 차이는 가족 요금제로 비교해보면 차이가 좀 더 줄어들지만 여전히 iCloud와 애플뮤직을 쓰는 사람들은 애플 원이 더 비쌉니다.

가족의 경우 iCloud 200기가 + 애플뮤직을 사용할 경우 : 3,300원 + 13,500원 = 16,800원
애플 원(가족)의 경우 20,900원 (애플 원이 4,100원 비쌈)

즉 iCloud와 애플 뮤직만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애플 원은 구독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적어도 월 4,000원 정도를 더 부담하게 되는 셈이죠.

하지만 여기에 애플 아케이드나 애플 TV+ 중 하나를 더 구독한다고 가정해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개인의 경우 iCloud 50기가 + 애플뮤직 + 애플 아케이드(또는 애플TV+) : 1,100원 + 8,900원 + 6,500원 = 16,500원
애플 원(개인)의 경우 14,900원 = 1600원 이득

가족의 경우 iCloud 200기가 + 애플뮤직(가족) + 애플 아케이드(또는 애플TV+) : 3,300원 + 13,500원 + 6,500원 = 23,300원
애플 원(가족)의 경우 20,900원 = 2400원 이득

즉 애플 원은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 TV+ 중 하나를 구독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면 그때부터 이득인 셈입니다. 하나를 구독할 요금보다 싼 비용으로 두가지 서비스를 다 구독할 수 있으니 저 두 서비스를 구독할 의사가 있다면 애플 원은 상당히 매력적인 요금제가 됩니다.

반대로 애플 뮤직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어떨까요? 위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 애플 서비스 중 금액 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가 애플 뮤직이므로 애플 뮤직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서비스를 모두 구독한다고 해도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개인의 경우 iCloud 50 기가 + 애플 아케이드 + 애플TV+를 사용할 경우 : 1,100원 + 6,500원 + 6,500원 = 14,100원 (애플 원 개인이 800원 비쌈)
가족의 경우 iCloud 200 기가 + 애플 아케이드 + 애플TV+를 사용할 경우 : 3,300원 + 6,500원 + 6,500원 = 16,300원 (애플 원 가족이 4,600원 비쌈)

즉 애플 원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는 사용자는 적어도 애플 아케이드나 애플 TV+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입니다. 만약 두 서비스 모두 사용할 의사가 없다면 애플 원을 구독하는게 오히려 손해입니다. 또 애플 뮤직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사용자라면 어떤 경우라도 추천할 이유가 없습니다.

요금제 구성으로 보면 애플 원은 결국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에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 TV+를 저렴한 가격에 끼워주는 모양새입니다. 애플 원은 아무래도 현재 컨텐츠 면에서 아직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 TV+를 접근성을 낮춘 번들 요금제를 통해서 가입자를 늘리려는 애플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애플 원을 구독을 추천하는 이유

저는 가족 사용자라면 애플 원 구독을 추천합니다. 애플 아케이드와 애플 TV+ 뿐 아니더라도 숨겨진 장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iCloud 용량을 기존 요금제에 추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놓은게 꽤 되기 때문에 가족 공용으로 쓰고 있는 iCloud 200기가 저장 공간이 간당간당한 상태입니다. 결국 요금제를 업그레이드해야하는데 그 다음 단계인 2TB 요금제의 경우 한달에 11,100원으로 필요에 비해 갑자기 월 요금이 너무 올라가게 됩니다.(1TB나 512기가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 애플..)

그래서 보통은 가족 구성원별로 iCloud를 따로 가입하는 선택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저도 각각 200기가 요금제를 가입시켜서 독립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단점은 있는데 iCloud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저희 집 같은 경우 보통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다른 구성원은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낭비되는 공간이 많아지겠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애플 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부분인데요, 애플 원을 구독하고 있는 경우 iCloud 공간을 더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 원 가족 플랜을 사용하고 있다면 200기가의 용량이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여기에 한달 3,300원을 더해 200기가의 용량을 더 추가할 수 있습니다. 추가되는 공간도 가족 공용 공간으로 제공되므로 모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로 살짝 고민하고 있었는데 애플 원 구독으로 뜻하지 않게 고민이 해결되었습니다. 공간이 모자르게 되면 추가 결제로 용량을 추가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물론 50기가나 2TB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용량이 부족해지면 일단 50기가를 추가했다가 더 부족해지면 200기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려 합니다.

애플 원 무료 체험을 해보려 하신다면 주의할 부분

애플 원은 다른 애플 서비스처럼 첫 달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외가 되는 케이스가 있는데요, 이 부분은 제대로 설명되어있는 글이 없더군요. 전 어떻게 아냐구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도 사실 애플 원을 한달 정도 무료로 체험해보려고 애플 원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런데 애플 원을 신청하자마자 금액이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뭔가 잘못되었다 싶어서 확인해보니 정말 애플 원 구독 금액이 그대로 빠져나갔습니다. 첫달 무료 체험이라더니 어떻게 된건가 싶어서 찾아보니 애플 공식 문서에 이런 문구가 있더군요.

즉 현재 이용중인 서비스의 합산 금액이 애플 원의 요금보다 더 비싸다면 바로 할인된 애플 원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료체험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번달에 더 비싼 금액이 나가는 것보다는 애플 원 금액이 적용되는게 더 이득이니 나쁜 제안은 아닙니다만 어딘가 좀 찝찝하죠.

게다가 저 같은 경우는 iCloud 200기가 + 애플 뮤직 (개인)을 사용 중이었기 때문에 월 구독 금액이 3,300 + 8,900 = 12,200원이었습니다. 애플 원(가족) 요금제를 구독했으므로 기존 사용중인 요금이 애플 원보다 쌌으므로 저 케이스에 해당되지 않았음에도 무료체험이 적용되지 않은 거죠.

기존에 애플 서비스를 이용 중인 상태에서 애플 원을 구독할 경우 즉시 기존 요금제는 일할 계산되어 환불되고 애플 원에 자동으로 가입됩니다. 이 과정에서 애플 원 서비스보다 비싸든 싸든 무료 체험은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애플 원을 무료로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이용중인 애플 서비스가 구독 만료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신청하시는게 가장 깔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