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저는 용감하게도(?) 제트블랙 아이폰7 플러스를 생폰으로 들고 다녔습니다. 애플에서 케이스 사용을 권장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스크래치가 잘 생기지 않았기에 생폰을 고집했었습니다. 예전 아이팟을 생각해보면 제트블랙의 스크래치는 정말 양호한 편입니다.(굳이 따지자면 아이폰3gs보다 좀 더 강한 수준?)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습니다. 바로 그 말로만 듣던 벗겨짐(…) 현상이 저한테도 발생한 것입니다. 아이폰5를 비롯해서 여러 애플 제품을 써왔지만 이런 벗겨짐 이슈는 처음이라 당황스럽더군요. 원인은 제대로 밝혀진게 없지만 제 생각에는 손에 있는 땀과, 습도, 온도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하는게 아닐까 싶더군요. 특히 하우징의 끝 부분(스피커 쪽이나 액정 테두리쪽)은 조그마한 상처에도 쉽게 벗겨질 태세가 되어있습니다.
아아아… 가슴아픈..
이 문제에 대해서 고객센터랑 수리센터를 여러번 오가며 신경전을 벌였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에서 돌아온 답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제트블랙은 분명히 케이스를 쓰라고 우리는 고지했다.” 였습니다. 어이 없지만 더이상 방법은 없더군요.
원래 제 철학은 기기는 최대한 생으로 쓰다가 돌이킬 수 없는 눈에 띄는 상처가 생기면 케이스로 가리자입니다. 그래서 해당 부분을 가리기 위해 케이스를 바로 주문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케이스는 페이퍼케이스라는 것인데요, 듣기로는 애플 아사모에서 시작한 회사라고 합니다.
사실 이 회사의 케이스는 Peel 이라는 회사의 케이스와 상당히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거의 표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한데요, 제품 자체의 디자인이나 두께부터, 패키징, 제조철학으로 내세우는 부분 등 많은 부분이 닮아있습니다.(가장 소름 돋은건 제품 박스에 우리의 철학이라고 해서 짤막한 편지와 함께 들어있는 창업자 사인까지 똑같더군요.)
하지만 Peel에 비해 엄청난 강점이 있으니.. 바로 가격입니다. Peel 케이스는 아이폰7을 기준으로 23달러정도 합니다. 국내에는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으니 직구 비용을 포함하게 되면 가격이 많이 뛰게 되죠. 그에 비해 페이퍼케이스의 가격은 만원입니다. 여러개를 같이 사면 배송비까지 무료로 만들 수 있으니 상당히 저렴합니다. Peel과 동일한 디자인의 케이스를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케이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패키징은 써있는 문구대로 정말 간소합니다. 별다른 구성품도 없습니다. 아래부분의 검은 띠는 사실 투명한 부분으로 제품의 색상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엿보입니다.
케이스 디자인은 확실히 마음에 듭니다. 전 일부러 블랙 디자인으로 선택했는데요, 이 재질이 스크래치에 좀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정확히 하자면 매트한 재질이 눈에 안띌 뿐이겠지만 말이죠.) 같은 회사에서 제트블랙 케이스도 같이 판매하고 있지만, 제트블랙 아이폰이 스크래치에 약하듯, 제트블랙 케이스는 스크래치에 정말 약합니다.(애플 로고는 별도로 판매하는 스티커를 붙인 것입니다.)
마무리는 마음에 듭니다. 정말 딱 외장 부분만 보호해주기 때문에 액정 보호는 전혀 되지 않습니다. 전화기를 자주 떨어뜨리는 분이라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애플 공식 케이스에서 보호해주지 못하는 밑부분도 보호해줍니다. 스피커의 구멍과 거의 똑같이 뚫려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살짝 안맞는 부분도 보입니다.
이 회사의 케이스는 제트블랙과 투명한 블랙 케이스가 Peel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한 케이스고, 나머지 케이스는 자체적으로 만든 케이스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카메라 옆에 마이크와 플래시 부분이 트여져 있는 케이스가 Peel 케이스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한 케이스이고 구멍이 분리되어 있는 케이스가 자체적으로 만든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투명 블랙과 제트 블랙 케이스는 구멍이 거의 제대로 맞는데 반해 블랙 케이스는 제대로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크게 맞지 않는 것은 아니라서 그리 크게 신경쓸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용해본 결과 케이스를 씌웠다기보다는 그냥 블랙 아이폰을 쓰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제트블랙을 사용했을 때 느껴졌던 지문과 끈적한 느낌(?)이 사라져서 좀 더 깔끔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그만큼 손에서 잘 미끄러진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전 차라리 지문이 남지 않는 매트한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심(!).. 제트블랙 아이폰을 쓸 때는 단순히 책상에 놓을 때만해도 조심스러웠지만 케이스를 씌우니 확실히 그런 부분은 훨씬 덜합니다. 이 부분에서 오는 정신적 평화가 상당히 크네요.
만약 생폰과 다름없는 느낌의 저렴한 케이스를 찾으신다면 이 케이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Peel 케이스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더더욱 생각해볼만한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자주 떨어뜨리는 분이나 케이스의 충격 보호를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그다지 추천하기 어려운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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