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에서 스타워즈 로그원을 드디어 감상. 의도치 않게 안도르 시즌 1을 보고 난 다음에 보게 되니 좀 더 새로운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제다이가 나오지 않는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로그원도 그래서 재밌게 봤다. 반란 연합의 스파이 로그원 특공대의 활약이 주된 내용. 에피소드 4에서 “반란 연합 스파이의 활약으로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레아 공주에게 전달했다”라는 오프닝 시퀀스가 자막으로 나오는데, 바로 그 스파이들의 활약을 다룬 영화다.
공식적으로는 스타워즈의 스핀오프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놀랐다. 단순히 로그원 특공대의 활약 뿐 아니라 쏘우 게레라의 반군(애니메이션과 게임에 주로 등장)이 반란 연합(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등장)으로 세대 교체되는 이야기와 반란 연합이 국지적인 테러에서 제국과의 전면적인 전쟁으로 돌입하게 되는 시점을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제다이가 안나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경우 나름대로 다양성이 담겨 있어서 좋아한다. 만달로리안도 그랬고, 안도르도 그렇고. 스타워즈 영화로 대변되는 큰 줄기는 어찌보면 단순한 스토리지만 각 시점에서 제다이가 아닌 일반 군인이나 일반인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조명하는게 흥미롭다. 공화국에 항복한 제국 군인들의 재교육을 그려낸 만달로리안 시즌 3 “전향” 에피소드처럼.(해당 에피소드는 영화 미나리의 감독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다.)
반대로 제다이가 나오면 이야기가 상당히 플랫해지는데, 어차피 시스는 나쁜 놈들이고 제다이는 착하다는 이야기가 메인 줄기라서 여기에 아무리 변주를 줘봐야 평평한 이야기를 되돌리기는 좀 어려운 것 같다. 최근에 이정재가 출연했던 <애콜라이트>가 대표적인 사례.
로그원의 또 하나 볼거리는 엑스윙을 비롯한 편대 전투를 비교적 최근의 CG로 볼 수 있다는 것. 물론 시퀄 시리즈도 있긴 했지만, 스타워즈 초반의 그 편대 전투를 비교적 최신 CG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의 오프닝에서 “반란군 스파이의 활약으로 데스스타의 설계도를 확보했다”라는 한줄을 토대로 만든 영화라 생각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로그원의 마지막 장면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4의 마지막 장면과 씬 하나 차이로 바로 연결된다. 로그원을 보고나니 스타워즈 에피소드 4를 다시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상당히 오랜만에 재밌게 본 스타워즈 영화. 역시 스타워즈는 이래야지! 싶다. 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들을 풀어가는게 스타워즈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 <애콜라이트>는 너무 실망이었다. <안도로> 시즌 2와 <만달로리안> 극장판에 희망을 걸어본다.(하지만 최근 디즈니 실적이 영..)
덧. 반란연합의 카시안 안도르 대위는 로그원에서 “7살 때부터 총들고 싸워왔다”라고 했는데 안도르 드라마에서는 성인이 된 후 한참 후에 반군에 가담하는 것으로 나온다. 설정 충돌인지, 아니면 그 싸웠던 상대가 제국이 아닌건지.
덧2. 안도르 드라마 때만해도 반군의 이미지는 독립군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로그원에서는 제국과 전면전을 펼칠 수 있을 정도의 세력으로 나온다. 안도르 드라마 때로부터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난건지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