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로봇 청소기 개봉기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로봇 청소기를 들였습니다. 집이 로봇 청소기를 들일만큼 그리 넓지는 않지만 꽤 오래전부터 로봇 청소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사를 하자마자 로망을 실현시켰습니다. 주변에서 로봇 청소기는 별로 쓸모가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렸지만 전 워낙 게을러서(…) 로봇 청소기가 아무리 쓸모 없어도 저보다는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질렀습니다.

샤오미 로봇 청소기의 명성(?)은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초반에는 샤오미는 옵션에서 제외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중국 제품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개인정보 보안이나 내구성 등의 부분에서 불안했고 개인적으로는 샤오미 블루투스 이어폰 이후 샤오미 제품에 대한 이미지도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하지만 시중에 다른 특히 국산 로봇 청소기는 대중화 되었다고 하기는 아직 조금 미묘한 가격이었습니다. LG에서 만든 로봇 청소기 로봇킹은 50~70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고 수입산 제품들의 가격은 넘사벽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로봇 청소기를 처음 사다보니 약간은 모험 같은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그정도의 비용을 투자하기에는 살짝 부담스러웠습니다.물론 시중에는 3만원짜리 로봇 청소기도 있습니다. ‘로봇’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으로 그냥 이리저리 부딪히며 돌아다니는 제품들도 많이있죠. 하지만 아무리 처음 사는거라고 해도 이 정도 이상은 해줬으면 싶더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샤오미 제품이 눈에 들어오게 되더군요. 샤오미 로봇청소기는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하지는 않지만 구매대행 업체를 거쳐도 20만원대 후반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결국 살짝 의심은 가면서도 샤오미 청소기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개봉기

샤오미는 중국의 애플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죠. 제품의 디자인이 애플을 떠올릴 정도로 간결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포장이 상당히 애플스럽습니다.

패키징 전면부를 보면 마치 애플처럼 제품 이미지가 박스 전면에 인쇄되어있습니다.

박스 내부 구성도 마치 애플처럼 단촐합니다. 로봇 청소기와 충전 Dock이 들어있습니다.

패키징 안쪽을 보면 매뉴얼이 들어있습니다만 매뉴얼은 당연하게도 중국어로 되어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원래 맥북을 사도 매뉴얼은 읽지 않으니 살포시 무시해줍니다.

충전 Dock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충전 방식은 무선충전인 것 같지만 사실은 단자가 로봇 청소기에 맞닿는 방식으로 충전됩니다. 호기심에 전기에 연결한 상태로 저 단자 부분을 만져봤는데 살짝 찌릿하더군요. -_-;; 호기심에라도 만지시지 않는게 좋겠습니다.충전기의 콘센트는 국내 규격과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기 규격은 국내 전압도 안전하게 지원하고 있어서 집에 돼지코가 있다면 돼지코 또는 여행용 어댑터를 사용해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로봇청소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역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입니다. 딱 로봇청소기스럽게 생겼습니다. 간단하게 생겼지만 꽤 많은 기술들이 들어가 있는데요, 일단 레이저 센서, 추락 방지 센서, 충격 감지 범퍼, Wifi 등 20만원대 로봇 청소기 치고는 상당히 많은 기술이 탑재되어 있습니다.레이저 센서는 전반적으로 청소하는 장소의 모습을 스캔하는데 사용합니다. 추락방지 센서는 현관처럼 턱이 높이 있는 곳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로봇 청소기 초기 시절처럼 청소하면서 문 열어놨더니 로봇 청소기가 집을 나가더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죠.

본체를 뒤집어보면 바퀴, 메인브러쉬, 사이드브러쉬 등이 보입니다. 주황색 부분이 메인 브러쉬인데 먼지를 쓸어서 흡입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기 끝에 달려있는 솔은 사이드브러쉬로 메인브러쉬가 청소하지 못하는 구석 끝 부분을 청소하는데 사용됩니다.개인적으로는 바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바퀴가 어느정도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 구조 덕분에 일정 수준의 턱은 그냥 타고 넘어갑니다. 문턱이 있다고 해도 저 바퀴로 손쉽게 넘어다니며 청소를 할 수 있죠.(그래서 넘어다니면 안되는 곳도 막 넘어다닙니다.)

사용기

일단 첫 느낌은 생각보다 부피가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인터넷 등에서 이미지로 보는 것과는 다른 부피와 무게감이었습니다. 집이 넓지 않다보니 이정도 부피도 약간 부담이 되더군요. 공간이 협소한 경우에는 충전 Dock과 본체 크기를 감안해서 들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기의 외부에는 전원버튼과 홈버튼 두가지 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완전히 간단한데, 처음 충전한 다음 전원버튼을 눌러주면 자동으로 청소를 시작합니다. 홈버튼은 자동으로 충전 Dock으로 돌아가도록하는 버튼입니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상당히 간단하죠.기기 자체의 인터페이스는 이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기기를 좀 더 고급지게(?) 쓰려면 스마트폰과 연결을 해야합니다. Wifi가 탑재되어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죠. 근데 이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설계 자체는 쉽게 되어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이런 류의 기기를 한번도 써본적이 없다는 사실과 중국어라는 언어의 장벽이었습니다.앱 세팅 방법은 알고보면 쉬운데 처음엔 생각보다 복잡해서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루고자 합니다.청소를 시작하면 레이저로 주변을 스캔하면서 여기저기 다니며 공간을 특정하기 시작합니다. 장애물이 많이 있어도 알아서 피해서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합니다. 이 녀석이 청소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길이 막히거나 낭떠러지에 있을 경우 자기 나름대로 길을 계산해서 피해 다니더군요.




청소하는 모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습니다. 사람이 진공청소기를 들고 직접 청소하는 시간의 두배 정도 들어갑니다. 성격이 급하신 분들은 처음에는 청소를 맡겨두는게 영 답답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점점 편해지더군요.특히 이 녀석이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은 바로 침대 밑 같은 사람이 청소하기 힘든 부분을 청소할 때입니다. 일반적으로 침대 밑은 청소를 자주 못하기 때문에 먼지가 상당히 많은데 이 녀석으로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니 침대 밑이 항상 깨끗합니다. 침대 밑 말고도 사람이 기어들어가서 청소하지 못하는 부분에 잘 들어가서 청소하기 떄문에 집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위에서 잠깐 “홈버튼”의 기능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요, 샤오미 로봇 청소기는 충전 Dock으로 알아서 들어가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전 처음에 상당히 놀랐는데 이 기능은 요즘에 나오는 로봇 청소기는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기능인 것 같더군요. 기술의 발전이란..



홈버튼을 누르지 앟아도 청소를 다 끝내면 알아서 충전 Dock으로 들어갑니다. 청소 중에 배터리가 다 떨어져도 충전 Dock으로 가서 어느정도 충전을 한 다음 청소를 중단한 자리로 돌아가 청소를 다시 시작하기도 합니다. -_- 솔직히 이정도로 똑똑할줄은 몰랐습니다.샤오미 로봇 청소기의 특징은 바로 “내가 청소할 공간이 얼만큼인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정확하게 알아낸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은 고급형 로봇 청소기도 다 있는 기능이지만 샤오미 로봇청소기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분명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공간을 레이저로 스캔하고 다니기 때문에 내부에 일종의 지도를 그리면서 청소합니다. 로봇 청소기가 그린 지도는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윤곽을 어느정도 잡은 다음 공간을 채우듯이 청소하기 때문에 지도상으로도 상당히 꼼꼼하게 청소하고 있다는 것이 잘 표현됩니다.

마무리

샤오미 로봇청소기를 지금까지 약 두달정도 써왔는데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애초에 우려했던 내구성 문제도 생각보다는 잘 버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주기적으로 필터는 갈아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추세로 봤을 때 6개월에 한번 정도 갈아주면 될 것 같더군요. 교환용 부품도 인터넷에서 팔고 있으니 생각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사람이 하는 청소와 비교해서 확실히 더 깨끗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는 것이 더 꺠끗하고 더 빨리 청소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출근을 하는 우리 불행한 현대인은 청소를 생각보다 매일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눈치가 보이죠.로봇 청소기는 바로 이런 부분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자동화 설정 또는 타이머(스마트폰 연동 앱에 있음)를 이용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청소를 시키면 알아서 실행됩니다. 집에 사람이 없어도 알아서 해당 시간이 되면 청소를 시작하고 청소를 다하면 충전기로 돌아갑니다. 한번 설정을 해두면 그다지 신경쓸 일이 없어지죠. 사람이 하는 것보다 깨끗하진 않아도 매일 매일을 청소한다는데 장점이 있습니다.똑똑한 로봇 청소기이긴 하지만 100% 완전히 청소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청소를 시작하기 전에 바닥에 걸릴만한 전선이나 커다란 쓰레기 정도는 미리 치워주는게 좋습니다. 물론 바닥에 걸릴만한게 없는 집이라면 그냥 청소를 완전히 맡겨도 되겠죠. 하지만 동물이나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조금 조심히 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지만 솔직히 이런 아쉬운 점은 현대의 로봇청소기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아쉬운 점입니다. 차후 로봇청소기에 팔이라도 달리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로봇 청소기가 하는만큼은 다 하면서도 가격은 거의 절반에 가까우니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겠죠.샤오미 로봇 청소기는 제가 갖고 있던 홈 오토메이션 로망의 시작입니다. 이제 서서히 홈 오토메이션을 갖춰가야겠죠.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전자기기말고 이렇게 전자기기와 가전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품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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