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그냥 감상

지금 방금 세개의 포스팅을 거의 다 썼다가 폐기했습니다. 한개는 어떤 음악플레이어에 관한 것이었는데 리눅스용도 아니고 또 윈도에서도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기 때문에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버렸습니다. 나머지 두개는 맥사용자들과 애플을 까는 내용이었습니다만 맥 팬보이(~~빠라는 표현은 안씁니다)들의 공격이 두려워 지웠습니다.(진짜입니다)이 포스팅도 작성 도중 어떤 생각이 들어서 지울지도 모릅니다만 그냥 써봅니다.이제 우분투와 리눅스라는 세계에 들어온지 1년이 다되어 갑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리눅스는 예전의 알짜리눅스라는걸 설치해보려고 시도하다 윈도 날리고 아버지한테 죽도록 맞은 기억이 있으니 리눅스의 경험은 좀 더 오래전 일이군요.(뭐 물론 그때 알짜리눅스는 결국 실패했습니다)윈도XP를 쓰면서 제가 했던 관리란 간단했습니다. 1) 비교적 레지스트리를 쓰지 않는 프로그램을 골라 사용하며, 2) C: 의 윈도우즈 공간과 Program Files는 사용자의 임의 접근을 제한하도록 ‘가리기’를 하며 3) 되도록 ‘내폴더’만 자유롭게 쓰도록 하자 였죠. 되도록 집 컴퓨터도 누군가의 접근으로 엉망이 되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관리자 권한외에는 죄다 Guest 권한으로만 만들었었죠.(그래봤자였지만)근데 어느날 자주가는 동호회에서 우분투와 함께 베릴의 화려한 모습을 보게되었고 예쁜걸 좋아하는 저도 XP의 윈도용 프로그램으로 그 효과를 따라해보다가 결국 가상머신으로 우분투를 설치했고, 우분투를 멀티부팅으로 설치했다가, 결국 우분투만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우분투를 설치한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그동안 삽질하던 내 모습은 결국 유닉스 스타일을 희망하던 거였구나.. 뭐 결국 지금도 호환성이라는 가장 큰 장점을 버리고 우분투를 택한것도 바로 이 유닉스 스타일의 매력 덕분이죠.제가 처음 썼던 배포판은 6.10이었는데 완전히 이때는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간단한 문서를 편집할때도 어떤 글에서는 gedit으로 되어있고, 어떤 글에서는 vi로 되어 있었고, apt-get과 aptitude의 차이점이 뭔지, 어느 상황에서 어떤 명령어를 써야 하는지, 단순한 폴더의 이름바꾸기, 파일의 삭제, 이동, 복사, 심볼릭링크 걸기 라는건 뭔지, 왜 그걸 명령어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혼란스러웠습니다.(지금도 ls ln 은 뭔지 모릅니다)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때만해도 정말 쓸데없이 명령어만 죽 늘어놓은(그것도 지금하는 과정이 뭐라는 설명조차 없이) 설명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야만 했습니다. 베릴을 설치하는 법이라는 것도 전 그냥 무조건 따라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꼬이기도 했고, 수없이 재설치를 하기도 했습니다.뭐 저를 잘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사소한 일이라도 아무것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일은 잘 못합니다. 뭐 하나라도 궁금한게 있다면 일단 구글링을 해야죠. 구글링을 미친듯이 한달간 했습니다. 그때는 본래의 전공공부도 잊어버렸죠(제 전공은 경영입니다.). 그러면서 결국 다른 사람들이 막 내뱉는 외계어들의 문법을 알게되었고, 그것을 간단하게나마 응용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마치 외국어를 배워가듯 천천히, 불필요한 것들은 다 빼고 필요한 명령어만을 익히게 되었죠.(지금도 제가 아는 명령어는 apt-get, iwconfig, hciconfig, uname, aptitude, gedit, nano 정도 밖에 없습니다.)글쎄요. 나머지는 다 노틸러스라는 그래픽쉘로 가능했습니다. 특히 가장 어이가 없었던건 한글2005의 설치과정이라는 글이었는데.. 잠깐 보시죠. rpm패키지를 deb으로 변환한뒤 해줄 일들입니다.cd /usr/libls libgsf* -lln -s libgsf-1.so.113.0.99 libgsf-1.so.114cd /usrfind . -name libssl.*cd /libls -l libssl*ln -s libssl3.so libssl.so.5ls -l libcrypto*ln -s libcrypto.so.0.9.8 libcrypto.so.5이게 뭔가요?저것과 같은 작업을 모두 노틸러스에서 가능합니다.(저 과정은 그저 윈도에서 바로가기 만들듯, 노틸러스에서 링크 파일을 만들어준다음 그것의 이름을 바꾸는 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_-) 굳이 그래픽쉘에서 가능한 일을 저렇게 명령어의 나열로 해야할 필요성이 있었을까요?더욱 큰일인건, 저 팁이 여러군데 변형된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겁니다. 쓴 사람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타가 나도 알아 차릴 수 없는 것이겠죠. 이러한 팁들이 모이고 모이다보면 우분투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은 “이게 뭐야 아직도 우분투는 멀었네?” 하는 것이죠.—–뭐 어쨌든 또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은데-_-;;우분투를 쓰고 나서 얻은게 뭔가 생각해봤습니다. 컴퓨터에 덜 신경쓰게 되었다? 확실히 “유지보수”라는 측면은 이제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만 설치 단계에서 신경이 좀 쓰이고, 또 끊임없이 윈도와의 호환성 문제 때문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공부에 도움? 전혀요. 전 컴퓨터와는 전혀 관련 없는 공부를 하고 있고, 오히려 우분투에서 동영상강의는 볼 수 없죠.-_-솔직히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결국 이렇게까지 안풀리는것도 우분투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지울 수 없습니다.-_-(일정부분 사실일지도 모르구요)결국 우분투 때문에 잃은 건 있어도 얻은건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_-그러나 다음순간 생각을 바꿨습니다. 예전에 맥의 대표적 팬보이 한분(맥관련 뉴스 블로그의 편집장)이 우분투로 전향한뒤 다시는 맥으로 가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글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그는 “바로 커뮤니티의 ‘사람’ 때문이다”라고 말했었죠.생각해보면 우분투를 통해 뭔가에 기여하는 것에 대한 것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저 나름대로 우분투 커뮤니티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물론 다른 분들에게는 스팸로그로 보일지도 모르지만-_-), compiz fusion의 한국어 번역에도 참여했었고(결국 마무리에 가서 시험때문이라는 핑계때문에 거의 참여를 못했), NLUG에서도 허접한 지식으로나마 아는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답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분투 덕분에 많은 분들과 알고 지내기도 했지요^^결국, 우분투를 통해 얻은건 OS이전에 ‘사람’인것 같습니다. 결국 제 본업은 망할지도 모르지만요-_-;;(어차피 저랑 애초부터 안맞는 길이었습니다ㅋㅋ)뭐 결국 그렇다는 겁니다. 항상 볼 것 없는 스팸로그에 들러주시는 정승원님, 라면덮밥님, 시노삐님, 사쿨신(…)님, galmaegu님, 조디악님, 도깨비님, Mr.Dust님, Mike Sierra님.. 그리고 이 블로그를 아는 몇안되는 내 지인들, 시즈크군, 무길..그냥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구요(응?).ㅋㅋㅋㅋㅋ 그리고 복이 좀 남으시면 저에게도 기부를..=_=;; 새해엔 저 좀 갈길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_+덧. 애초에 의도했던 결론이긴 했지만, 글 중간에 저 터미널 명령어 부분은 심하게 고민되는군요.. 지울까-_-;;덧2. 글루미했던 밤에 작성한거라 언제 이 글이 폭파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