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뷰 : Sayonara Wildhearts

Sayonara Wildhearts는 애플 아케이드가 처음 소개되었던 키노트에서 프리뷰 게임으로 발표되었던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반응은 상당히 싸늘했습니다. 게임 자체는 템플런 같이 장애물을 피해 달리는 게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거든요. 세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애플 아케이드로서는 가장 대표격인 게임을 키노트에서 소개했을텐데 Sayonara Wildhearts는 그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애플 아케이드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Sayonara Wildhearts는 2019년 올해의 애플 아케이드 상을 수상했습니다. 사용자들의 평가도 완전히 달랐졌죠. 실제로 뚜껑을 까보니 키노트에서 보여줬던 것보다 훨씬 나은 게임이었습니다. 단순히 템플런 같이 무한히 반복되는 패턴의 장애물 달리기 게임은 아니었죠.

리듬 게임?

Sayonara Wildhearts는 기본적으로는 템플런이나 쿠키런, 미니언즈런 같은 ‘모바일 장애물 달리기’ 장르의 게임이긴 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무제한은 아니고 패턴도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죠. 사실 이 특징 만으로도 다른 ‘모바일 장애물 달리기’ 장르의 게임과 차별화 됩니다.

하지만 Sayonara Wildhearts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음악입니다. 빠른 비트의 테크노 풍 사운드가 게임의 흐름에 맞게 펼쳐집니다. 음악과 장면이 하나가 되어 플레이어에게 빠르게 몰아치는 경험은 정말 특별합니다. 게임에 나오는 아이템인 하트는 눈으로만 보고 움직이면 너무 늦기 때문에 마스터하려면 음악과 패턴을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 음악의 특정 부분에 따라 반응하는 부분도 있어서 박자에 맞게 잘 누르거나 움직여야하는 부분도 나옵니다. 어떤 스테이지는 박자에 따라 완전히 서로 다른 세상을 왔다갔다 하기도 하는데 확실히 리듬 감각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스테이지는 그냥 연주곡이 나오는데 반해 보스전에서는 보컬이 부른 곡이 나오기도 합니다.

Sayonara Wildhearts는 그런 면에서 일종의 리듬 게임 같은 요소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을 리듬 게임으로만 포지셔닝 시킬 수는 없습니다. 음악 뿐 아니라 피해야하는 탄막이나 장애물의 요소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장애물에 부딪히면 죽고 특정 부분부터 다시 시작하기 때문에 리듬 게임보다는 슈팅 게임에 좀 더 가까워 보입니다.

너무 빠른 속도감, 그에 비해 못 미치는 조작감

Sayonara Wildhearts의 속도감은 어마어마합니다. 주인공의 움직임이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웬만한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속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속도에서 어디에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하트까지 모아야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게임을 외우고 있어야 합니다.

반면 Sayonara Wildhearts의 조작감은 속도에 못 미칩니다. 한마디로 게임은 빠른데 조작이 느려서 죽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애플 아케이드 게임이니 기본적으로 터치스크린에서의 조작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게임일텐데 기본 설정 상태에서는 반응이 둔한 편이고, 감도를 올리면 세밀한 컨트롤이 불가능합니다.

템플런이나 미니언즈 런 등의 게임을 생각해보면 캐릭터가 장애물을 피하긴 하지만 갈 수 있는 길은 정해져있습니다. 다양한 풍경을 달리지만 실제로 길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세가지 레인 밖에 없죠. 그래서 장애물이나 아이템이 다양하게 나와도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템플런은 자유로워 보여도 이동이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Sayonara Wildhearts는 정해진 레인이 없습니다. 주인공은 길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고, 매우 미세한 차이로 하트를 얻지 못하거나 장애물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모바일 런’ 류의 게임에 비해 훨씬 자유롭지만 그만큼 터치스크린에서의 조작은 어려운 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별도의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세밀하게 조작하는게 가능해집니다.

익숙한 재료로 만들어낸 다양한 요리들

기본적으로는 러닝 게임이고 게임의 상당 부분이 QTE(정해진 타이밍에 특정 버튼을 눌러서 진행하는 방식)로 진행되는 게임이라 재료들은 상당히 진부한 편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그 재료들로 매 스테이지마다 다른 구성을 해놓은 것을 보면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리는 레이싱 게임지만, 모터 사이클에 레이저가 나오면서 슈팅을 하기도 하고, 자동차를 타고 드리프트를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스테이지는 갤러그 같은 탄막 슈팅으로 장르가 바뀌기도 하죠. 빠른 템포와 음악을 따라 정신없이 게임을 따라가는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은 그야말로 즐길거리를 퍼붓는 느낌입니다.

탄막 슈팅이 갑자기 나오다가
갑자기 분위기 드리프트
슈팅 게임이 되는듯 하더니
마지막엔 대놓고 화살을 쏘는 슈팅 게임

두시간의 짧은 플레이 타임

이 게임에서 아쉬운 점은 너무 짧다는 것입니다. 정해진 음악만큼 게임이 흘러가기 때문에 전체 플레이 시간이 게임 OST 재생 시간과 동일합니다. 약 두시간 남짓 플레이하면 게임을 모두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진행 중에 자주 죽는다면 좀 오래걸리긴 하겠죠. 그래도 총 세시간을 넘기지 않습니다.

최근엔 모바일 게임 중에선 바쁜 현대인을 위해 잠깐씩 즐기기 위한 목적의 짧은 게임들이 유행이라곤 하지만.. 이 게임의 가격(스팀 기준 13,500원)을 생각해보면 좀 아까울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애플 아케이드는 가격과 크게 관계는 없기 때문에 구성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토리 클리어는 금방인데 비해 마스터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 게임에서 점수로 연결되는 하트는 리듬게임 같은 요소가 있어서 연쇄 점수가 존재하는데 한번 죽고 재시작하면 연쇄가 초기화됩니다. 따라서 골드 랭크를 받으려면 한 스테이지에서 한번도 죽지않고 모두 클리어해야하는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도 스토리 모드는 작년에 출시하자마자 금방 클리어했지만 골드 랭크는 아직도 도전 중입니다(…)

왕관이 골드랭크 입니다. 그래도 부지런히 깼네요.

페미니즘 게임?

Sayonara Wildhearts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여성입니다. 심지어 배경 음악의 보컬도 여성이고, 나레이션(퀸 라티파)도 여성이죠. 이 게임은 의도적으로 페미니즘적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Sayonara Wildhearts의 스토리는 단순한 편입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마음이 철저하게 망가져버린(broken heart) 한 소녀가 특별한 힘에 의해 Fool 카드(타로의 Fool 카드; 이 게임은 타로 카드에 베이스를 두고 있습니다.)로 변신하여 Sayonara Wildhearts의 세계로 소환되고, 이 세계를 망가뜨리려하는 사악한 아르카눔들과 전투를 벌이는 내용입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아르카눔들(역시 여성)과 전투를 벌이며 그들의 마음을 깨뜨리면서 무찌르지만, 마지막에 최종 보스와의 전투 후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주인공은 지금까지 싸웠던 모든 빌런을 다시 사랑의 마음으로 치유합니다. 가장 제일 좋은 해결 방법은 사랑이라고 말하는교훈적인(?) 스토리로 마무리 됩니다.

총평

Sayonara Wildhearts는 정체성이 약간 모호합니다. 슈팅 같기도 하고 리듬 게임 같기도 하고 레이싱 게임 같기도 하죠. 어딘지 익숙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이 게임이 기존 게임들에서 사용되던 진부한 재료들을 갖고 새로운 구성으로 녹여냈기 때문입니다. 장르를 분류하기 애매한 게임이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게임하는 동안 즐거웠다는 것입니다.

게임을 실제로 해보면 애플 아케이드 키노트에서 왜 이 게임이 소개 되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왜 ‘올해의 애플 아케이드’ 상을 받았는지도 알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애플 아케이드가 추구하는 것들이 다 담겨 있습니다. 기존 게임의 언어로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어딘지 새롭고, 그리고 폭력적이지도 않죠.

스팀이나 스위치에서 단독 구매도 가능하긴 하지만 이 게임은 애플 아케이드에서 즐길 때 가장 빛나는 느낌입니다. 게임의 짧은 플레이 시간 때문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분들의 경우 단독 구매하기에 많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정말 마음에 들고 골드 랭크에 도전하신다면 단품 구매도 충분히 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애플 아케이드 출시 초기에 클리어했지만 지금도 설치되어있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는 게임입니다.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 단순히 빠른 속도감과 쾌감을 느끼고 싶을 때 점수와 상관없이 종종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호불호 없을만한 게임이라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