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Porting Toolkit과 윈도우 게임의 승리

이번 가을에 새로 출시될 맥OS Sonoma에서는 Game Porting Toolkit이라는 도구가 새롭게 추가될 예정입니다. 일반 사용자를 위한 툴은 아니고 게임 개발자가 쉽게 맥OS로 게임을 포팅해주는 툴이지만, 디아블로4가 실행이 가능해서 유투브나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한 차례 유행하기도 했었죠. 이제야 애플이 게임에 조금 신경 쓴다는 여론도 많아졌습니다.

맥OS는 오랫동안 게임 API로 Metal을 강조해왔지만, 실제로는 게임 개발사들이 맥OS를 지원하는 게임을 제공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모바일 게임에서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죠. 특히 32비트 호환성을 버리면서 안그래도 적은 맥용 게임의 반 이상이 사라졌고, 애플 실리콘으로의 이전하면서 그마저도 절반 이상이 더 줄어들었습니다. 애플 실리콘의 성능이 우수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맥OS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은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최근 애플은 맥OS Sonoma에서 Game Porting Toolkit을 공개하였습니다. Game Porting Toolkit은 Wine 기반의 오픈소스 상업 프로젝트인 CrossOver를 기반으로 하며, DirectX 11 및 DirectX 12 게임을 실시간으로 Metal로 변환해줍니다. Game Porting Toolkit을 통해 맥OS도 윈도우 게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죠. 오랫동안 유지했던 고집을 꺾은 것입니다.

한편 밸브의 스팀덱과 리눅스 기반의 스팀 OS는 (스팀 게임에서) 결국 맥OS의 점유율을 앞섰습니다. 스팀덱의 성공은 Proton을 통해 리눅스에서 윈도우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팀덱이 예전에 망했던(?) 스팀머신과 가장 다른 점은 Proton으로 윈도우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죠. Proton의 도움을 받아 현재는 스팀에서 실행되는 게임들이 애초에 윈도우 게임이었다는걸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원활하게 실행됩니다.

Game Porting Toolkit과 Proton은 둘 다 Wine 기반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둘 다 윈도우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주는 툴이라는 것이죠. 결국 리눅스와 맥OS 둘 다 윈도우 게임을 실행할 수 있게 함으로서 게임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윈도우를 제외한 소비자용 PC 운영체제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맥OS와 리눅스도 기본적으로 윈도우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PC 게임 분야에서 윈도우 운영체제의 우위와 승리 선언이라고 볼 수 있을겁니다. 윈도우 95와 Direct X, Xbox 등으로 게임에 진심을 다해 온 윈도우가 승리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맥OS와 Game Porting Toolkit의 미래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Game Porting Toolkit은 인텔 기반에서 실행되므로 Roestta2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애플은 이전에도 PowerPC에서 Intel로의 이주 과정에서 성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Roestta를 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애플은 인텔에서 애플 실리콘으로 이주하고 있는 중이므로 애플은 다시 한 번 호환성을 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연 그때가 되면 Game Porting Toolkit을 통해 포팅되었던 게임들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어쩌면 애플이 애플 실리콘으로 이주했던 것처럼 한번 더 버려지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번 WWDC에서 애플은 맥에서 게임에 진심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아직 게임 영역에 있어서는 호환성을 밥 먹듯이 버리는 애플을 신뢰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맥OS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게임이나 윈도우 데스크탑을 통한 리모트 플레이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것 같습니다. 성능 측면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이쪽이 훨씬 이득이기도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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