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Yet It Moves – Humble Indie Bundle #3 게임 리뷰

어제 vvvvvv에 이은 두번째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Humble Indie Bundle #3에서 vvvvvv와 함께 눈에 띄였던 게임입니다. And Yet It Moves(이하 AYIM)는 닌텐도 Wii에도 포팅되기도 한 게임으로서 vvvvvv나 Braid 같은 액션 퍼즐 어드벤쳐 장르의 게임입니다. 게임 이름이 vvvvvv만큼 독특한데요, “And Yet It Moves”라는 제목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남긴 말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는) “그래도 그것(지구)은 돈다”의 영어 번역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게임을 처음 해보면 무엇보다 게임에 쓰인 그래픽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배경을 비롯해 몬스터, 주변 장애물들이 전부 콜라쥬 기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도 여기에 어울리는 종이인형입니다. 때문에 무지 약하며 조금만 세게 부딪혀도 사지가 다 절단(헉-_-;) 나버립니다. 게임 개발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런 기법을 쓰게 된 이유는 단순히 팀에 디자이너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_- ) 그래서 영화나 사진 등에서 텍스쳐를 찢어서 붙이다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하네요(…) 찢어진 종이의 질감이 잘 살아있어서 게임이지만 아날로그한 재료로 만든 클레이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줘서 어떻게 보면 입체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게임 구성도 그래픽만큼이나 독특합니다. vvvvvv에서의 주인공처럼  AYIM의 주인공도 중력을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vvvvvv는 주인공만 위아래로 뒤집으며 중력을 조절할 수 있는데 반해 AYIM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월드 자체를 뒤집거나 옆으로 기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월드를 뒤집으면 중력의 작용 방향 또한 그에 맞춰서 변하게 됩니다.(비가 내리는 스테이지에서 월드를 뒤집으면 비 방향도 바뀝니다.) 이런 법칙을 이용해서 주인공이 원래 태어났던 종이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바로 요렇게 말이죠.

이전 포스팅에서 vvvvvv의 체크포인트가 게임의 중독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이 게임에서도 체크포인트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로 위 스샷에서도 보이는 투명한 주인공의 또 다른 모습들이 체크포인트입니다. 이 체크포인트들은 단순히 주인공이 죽으면 다시 시작하는 곳 뿐 아니라 일종의 방향 표지판 같은(?) 역할도 합니다. 도움말은 커녕 대사 한마디도 없는 게임에서 그나마 어디로 가야할지 알려주는 유일한 길잡이이자 고마운 존재들이죠.
그나마 이 체크포인트들이 없었다면 방대하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맵속에서 몇 번이나 길을 잃고 헤매야 했을 것입니다.
AYIM은 Humble Indie Bundle #3의 게임 중 가장 첫인상이 인상적이었던 게임이고 가장 먼저 플레이해본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독특한 그래픽에 끌렸지만 게임 자체도 그에 못지않게 독특했습니다. 맵을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점에서 ‘로코로코’라는 게임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로코로코와 달리 이 게임은 4방으로 뒤집을 수 있고, 지도를 뒤집는 키와 주인공을 움직이는 키를 함께 활용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지도를 뒤집을 때 달라지는 중력 법칙을 이용해 게임을 클리어해야한다는 점이 차이점입니다.
독특한 인상에 비해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게임 인터페이스가 너무 불친절합니다. 중간중간에 큼지막한 메모지를 통해 도움 글이 나오기도 하지만 게임 내 도움말은 거의 없고, 등장인물의 대사도 없습니다. 플레이 화면에 표시되는 UI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내내 지도를 뒤집는 방향의 혼란과 싸우게 됩니다. 방향키를 통해 지도를 뒤집을 수 있지만 게임 상 항상 볼 수 있도록 작은 화살표라도 화면에 표시해주었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마치 담양의 대나무 숲길을 걷는 것처럼 적막한 게임 내의 사운드입니다. 이 게임은 효과음 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음악 같은게 있긴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자연에서 나오는 소리(원숭이 소리나 벌 소리, 풀 바람 소리 등)가 배경음악처럼 깔려있습니다. 저는 이런 요소도 좋았지만 게임 내내 좀 심심한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참고로 주인공이 죽을 때 나오는 Squash! 라는 소리는 게임 개발자 중 한 사람이 직접 녹음한 소리라고 합니다.(진정한 헝그리 개발팀)
아래는 AYIM의 게임 플레이 동영상입니다.
이 게임도 스팀, Desura, 맥 앱스토어,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데모 버전은 아래 링크에서 받으실 수 있는데요, 바람직하게도 윈도, 맥용, 리눅스용을 배포하고 있고 리눅스용은 데비안 패키지와 RPM 패키지를 둘 다 배포하고 있습니다.
※ 이 게임은 우분투 10.04 이하 버전에서는 실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예전 버전의 패키지는 제대로 실행되었는데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 들어가면서 패키지 버전업을 했는지.. -_- 구버전의 우분투에서는 제대로 실행이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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