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오피스는 안되고 스타오피스는 되고?

얼마전에 재밌는 현상을 경험했다.MS오피스가 얼마전 2007을 내놓으면서 또 어둠으로 업그레이드하는건가(…) 하고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우분투를 쓰면서 알게된 오픈오피스는 그야말로 나에겐 구원이었다. 오픈오피스 덕분에 더이상 어둠의 세계를 가지 않아도 된 것이다.(사실 우분투도 OS를 어둠으로 쓰는 것에서 구원시켜주긴 했다. 이미 노트북은 OEM 라이센스가 있었지만, 데탑은…..어둠이었다-_-;)여튼 가난한 나의 생활에도 불구하고 어둠을 몰아내준 우분투와 오픈오피스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우리집의 윈도우 컴퓨터들도 다 오픈오피스로 바꿔버렸다.오픈오피스가 너무도 좋았던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오픈오피스를 추천하고 다녔는데.. 하나같이 아예 “거부” 하거나 설치해줘도 MS오피스와 “너무 달라서” 쓰기 어렵다는 것이었다.(현재 오피스 스위트중 오픈오피스가 가장 MS오피스와 인터페이스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한글2005와 MS워드는 다르잖아?-_-;) 게다가 주요 문서 확장자인 ODF를 해주니까 MS워드와 호환이 안된다고 한다. 그건 절대 다수가 MS워드니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오픈오피스에서 MS워드 2003방식(*.doc)으로 저장해줘도 문서 호환성에 의심이 간다고 하며 쓰질 않는다. 결국 이래저래 오픈오피스는 현재 나만 쓰고 있다.그런데 얼마전 구글에서 $70 짜리 스타오피스(Starsuite 8) 를 무료 패키지로 내놓았다. 이건 나름대로 대 사건으로, 현재도 당당히 유료로 팔리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것이었다.스타오피스도 나름 합법적인 경로이므로, 이번엔 지인들에게 스타오피스를 추천해주었다. 이것은 Sun Microsystems 에서 만든 것이고, 현재 약 $70에 팔리고 있는 거라는 말과 함께.그랬더니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다. 오픈오피스를 쓸때는 끊임없이 불평했던 그들이 스타오피스는 좋다고 하며 쓰는 것이었다.”MS오피스보다 훨씬 싼거네.. 게다가 공짜로도 쓸 수 있고..””오피스랑 호환성도 좋네~”이런 반응이었다. 그들은 성공적으로 스타오피스에 적응했고, 지금도 스타오피스를 쓰고 있다. 왜 이게 신기한 현상이냐고? 스타오피스는 오픈오피스에 기반한 오피스 스위트이기 때문이다!(거의 동일하다고 봐야 한다.) 스타오피스는 오픈오피스에 몇가지 서식과 템플릿, 클립아트, 글꼴(썬굴림, 썬바탕, 썬돋움 등)등을 얹고 한글 맞춤법 검사를 지원하는 등 오픈오피스보다 분명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큰 틀에서 볼때 오픈오피스와 다를바가 없다. 인터페이스도 동일하고, 문서의 호환성이란 측면에서도 스타오피스와 오픈오피스는 동일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픈오피스를 쓸때는 불평했고, 스타오피스를 쓸때는 불평하지 않았다. 난 지금도 추천할때 “자바로 유명한 썬에서 만들었고, $70에 팔리는 프로그램”이란 말은 하지만 “오픈오피스에 기반했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오픈오피스와 스타오피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Maintainer가 커뮤니티냐 대기업이냐 하는 것이다. 오픈오피스는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개발되고 유지된다. 그러나 스타오피스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개발하고 관리한다. 물론 오픈오피스 커뮤니티는 썬과 IBM의 지원을 받고 있고, 각 회사의 쟁쟁한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큰 프로젝트이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그저 커뮤니티에서 만든 재미와 열정만으로 유지되는 프리웨어(자유소프트웨어와 다른 개념)로 보이는 듯 하다. 한마디로 말해 커뮤니티는 못믿는 다는 것이다.그에비해 썬은 나름대로 성실히 기반을 닦아온 대기업이고, 업계에선 자바로도 이미 유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신뢰성을 준다. 게다가 “공짜”가 아니라 당당하게 돈을 받고 파는 소프트웨어이다. “돈을 받고 판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그 소프트웨어에 신뢰성을 갖게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MS오피스가 성공할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일단 MS라는 초거대기업이 뒤에 있으며, 프로그램에 엄청난 가격을 받고 팔고 있다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이해가 안될지도 모른다. 왜 구입하는데 비용이 더 드는 것을 사람들은 더 소비하려 하는 것일까. 경제학의 가장 기초적인 법칙은 가격이 저렴할 수록 재화를 더 많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건 당연한 법칙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격이 “저렴”할수록이다. 재화의 가격이 사회적 기대 가격의 한참 아래로 떨어지면 오히려 소비가 감소하는 현상이 보인다.다소 극단적인 예이지만, 어느날 누군가가 당신에게 주먹만한 다이아몬드를 공짜로 주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무런 의심없이 이 다이아몬드를 받겠는가? 설사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날 바로 진짜인지 가짜인지 감정을 받을 것이다. 국내 한우 소고기를 1인분에 1,500원에 판다는 고깃집에 사람들이 우글거릴까? 일단 사람들은 의심부터 하게 될것이다.오픈오피스와 데스크탑 리눅스가 아무리 발전해도 널리 퍼지기 힘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오피스 스위트와 OS의 가격은 최소한 이정도이다” 라는 기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 가격은 MS라는 독점자가 멋대로 정해놓은 이윤 극대화의 가격이다.(오히려 사회적 기대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공짜 오피스, 공짜 OS 를 사람들에게 권하면 앞의 다이아몬드의 예처럼 일단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일단 상용 리눅스는 제외하자.. 거의 기업용인 경우가 많으니까)그렇다면 오피스 스위트와 리눅스의 값을 올려야 할까? 그보다 효과적인 해결 방법이 있다. 바로 입소문과 끊임없는 마케팅이다. 앞의 고깃집의 예를 보자. 소고기를 1,500원에 팔지만 “몇몇 사람이 그곳에 가서 먹어봤더니 진짜 소고기가 맞더라”라는 사실이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게 되면 그 고깃집은 발 디딜틈도 없이 꽉 차게 될것이다. 사람들의 입소문 자체가 사회적인 기대가격을 낮추게 된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픈소스가 가진 저력이고, 오픈소스가 사용자, 나아가 커뮤니티 구성원이라는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것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물론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소고기의 사회적 기대가격이 1,500원이 되면 10,000원을 받던 고깃집은 다 망하거나 가격을 1,500원으로 내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있던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업들은 오픈소스를 싫어할 수 밖에 없다.그러나 사회적 기대 가격이 낮아지면 사회 전체적으로 비용이 낮아져서 사람들의 효용은 더 극대화 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무엇이 옳을까? 난 무엇이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 효용이 높아지는 대안을 선택할 것이다..^^덧. Maintainer도 중요한 요소이다. 기업이 Maintainer인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준다. 혹여 그 기업의 지원을 단 한번도 받지 않더라도 말이다. 캐노니컬이라는 Maintainer를 가진 우분투가 그렇고, Sun의 스타오피스, 그리고 곧 나올 IBM이라는 초신뢰도를 가진 기업의 “Lotus Symphony”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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