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언론 플레이라는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아이폰 출시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르고 있죠. 이러한 언론 플레이의 최대 피해자는 역시 애플의 아이폰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 열풍을 가져온 장본인이며 이통사와 제조사들의 농간에 소비자들을 벗어나게 해준 존재이죠.(일단 애플은 싫어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기존 국내 시장을 지배하고 단단히 잠그고 있었던 SKT, 삼성 등 기존의 강자들이 KT와 아이폰에 어떤 시선을 보내는지는 알만합니다.그런데 아이폰만큼은 아니지만 이러한 빗장 부수기(?)에 아이폰보다 먼저 일조하기 시작한 제품도 있었습니다. 바로 노키아의 6210s입니다. WIPI 폐지 법안이 해제되자마자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매니아들 사이에서 “저렴한 스마트폰”으로서 인기를 끌었지요. WIPI가 없으며, mp3 DRM도 필요없고, 3.5 파이 이어폰을 쓸 수 있는(기본 젠더를 통해) 스마트폰이었죠. 비록 겉모습이 클래식하긴 했으나 그러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블로거를 중심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여 35,000대라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터치폰이 난무했던 그 시절에 말이죠^^
6210s가 그만큼 팔렸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기존 소비자들이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의 농간에 대한 화가 깊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6210s는 국내 폰 시장에 “자유”라는 것을 가져다준 첫번째 제품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6210s를 살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었죠^^그런데 이상하게도 6210s는 출시 당시 기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홍보 기사라는 것도 없었죠. 그 당시 6210s보다 덜 팔렸던 국내 인기 피쳐폰들에 대한 기사는 많았으나 6210s에 대한 기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6210s에 대한 글들은 블로그에서 더 좋은 글을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기사의 홍보가 아니라 블로그 세계에서 입소문에 힘입어 초기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뒷심을 발휘하여 35,000대라는 양을 판매한 것입니다.
http://brucemoon.net/1198141172
이 사정은 5800이나 X6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5800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하철의 요조가 들고 있던 광고였습니다. 그 이후 블로그를 통해 5800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도 5800에 대한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관련한 기사라곤 옴2 vs 아이폰을 비교하며 옴2가 더 좋아요!를 외치던 기사들 뿐이었죠. 5800은 블로그 세계의 입소문과 약간의 광고만으로 14만대를 팔았습니다. 익뮤 대란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익뮤 대란 이전에 5800은 이미 10만대가 팔렸던 상태였습니다.그래요. 신문이 광고일 이유는 없고,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핀란드의 모 핸드폰 회사의 제품까지 광고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삼성은 우리나라 기업이고,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잘나가는 핸드폰이지만, 신문이 노키아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그 단계에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만 노키아가 겪고 있는 피해는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언론 기사에서 노키아와 심비안을 검색해보면 이런 기사들이 나타납니다.
심비안, 12월에 웹사이트 폐쇄한다.
10년 아성 균열, 노키아의 시련
노키아 스마트폰 결함으로 애태워
핀란드의 어느 핸드폰 회사가 겪는 시련은 우리나라에 재빠르게 배달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기사들 속에 새롭게 심비안을 탑재하고 나오는 N8이나 E7에 대한 기사는 없습니다. 특히 N8이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기사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고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정보조차 나오지 않는 마당입니다. 그래요. 노키아가 어려운건 사실이니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겠죠. 나쁜 기사만 골라 나오는 것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믿겠습니다.그렇지만 이런 선택적 사실 보도는 좀 나은 편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점입가경입니다.
안드로이드 아시아 시장에서 처음으로 심비안 따돌려
제목만 보면 아시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심비안을 압도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기사 아래에서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지난 3분기, 아시아에서는 총 460만 대의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던 심비안은 아래로 끌어내리기 충분한 숫자. 같은 시기 글로벌 시장에서는 2,050만 대의 안드로이드와 2,940만 대의 심비안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가격에 민감한 시장을 중심으로 심비안이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와 아시아 시장이 잇따라 안드로이드 우위로 돌아선 현 상황을 고려하면 전 글로벌 마켓에서 안드로이드가 1위에 이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위에서는 따돌렸다, 제쳤다로 표현하더니 아래에서는 “심비안을 따라잡기 충분하다”로 논조가 바뀌어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얼마전에 공개된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그래프를 보시죠.
(출처: http://royal.pingdom.com/2010/11/30/mobile-os-usage-splits-the-world-chart/)빨간색 막대가 심비안이고, 주황색 막대는 안드로이드입니다. 따라잡기 충분하다는 기사와 달리 상당한 격차가 보입니다. 위에 인용한 기사는 4분기 판매량을 바탕으로 한 예측치이고, 이 그래프는 누적 점유율이겠지요.(그런데 이 그래프에선 유럽 점유율이 판매량 점유율과 다르게 나옵니다. 아마 트래픽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4분기는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제쳤다”라는 과거형은 예측에 사용하는 이야기는 아니죠. 그래서 기사에서도 마지막에 “따라잡기 충분하다”라는 식으로 논조를 바꿨습니다.아래 기사는 어떨까요?
애플, 중국은 어렵네… 판매 부진
세계적인 경제지 포춘의 보도를 그대로 가져온 기사입니다. 생각과 달리 중국에서 아이폰이 부진하고 있고, 안드로이드가 중국을 휩쓸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노키아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시장이죠. 그런 시장을 안드로이드가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한번 원래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iPhone sales in China ‘disappointing’
이 기사의 논지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폭발력이 무섭다와 생각보다 아이폰과 RIM이 고전하고 있다 이것이죠. 그런데 이 원문 기사에서는 국내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노키아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Nokia’s (NOK) Symbian OS, had 70% of Chinese smartphone market a year ago, is rapidly losing share but still growing revenues.””노키아의 심비안 OS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70%를 차지했으나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 그러나 계속 수익이 상승하고 있다.”물론 이것도 노키아에는 긍정적인 기사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현재 중국에서 1위는 여전히 심비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에서는 이 부분만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어떤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정도입니다.또 한가지 기사를 보시죠. 아래 기사는 Engadget의 국내판 기사입니다.
Symbian Foundation, 다음 달 17일부터 관련 웹사이트를 닫을 듯…
Engadget 국내판은 외국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번역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되는 부분이 앞에 보입니다.”노키아는 더는 심비안을 노키아의 스마트폰용 OS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심비안의 미래는 굉장히 불확실해졌는데요”바로 그 다음날 심비안^3 기반의 X7을 소개하는 기사를 써놓고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를 볼까요?
Symbian Foundation Sites To Close
문제가 되었던 앞 부분만 인용해보겠습니다.”Following news earlier this month that Nokia is taking back control of Symbian platform development, the Symbian Foundation has now announced that its websites will shut down on December 17th. Source repositories will no longer be hosted online, and user-submitted content databases may be available later upon request.”문제가 된 앞부분은 노키아가 심비안 플랫폼의 개발 권한을 다시 가져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노키아가 심비안을 스마트폰에서 쓰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아무데도 없습니다.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일차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IT 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이 심비안과 노키아에 별로 관심이 없기 떄문입니다. 그렇다보니 관련 지식도 없고, 이들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주요 소스가 국내 언론입니다. 그렇다보니 아래 같은 블로그 포스팅도 나타나는 것이죠.
베르투 최초의 스마트폰 Vertu Constellation Quest, 그런데 심비안이라니
Vertu는 노키아 계열의 프리미엄 핸드폰 브랜드이죠. 그런 Vertu가 노키아에서 개발하는 심비안 운영체제를 탑재한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포스팅의 글쓴이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하지 그랬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명 블로거 Radio Kidz 님이 이 정도라면 국내 웬만한 IT 블로거들이 노키아와 심비안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일지 잘 알 수 있습니다.또 한가지 이유는 노키아가 국내에서 시장을 확대하는데 불안감을 갖고 있을 그 누군가입니다. 그 누군가는 제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죠. 노키아는 국내 시장을 마음만 먹으면 잠식할 잠재력이 있습니다.(문제는 노키아가 적극적이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죠.) 그렇다보니 현재 애플에게 철저하게 말리고 있는 그 누군가는 글로벌에서도 시종일관 자신을 누르고 있던 경쟁자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플에 대한 언론 플레이는 시종일관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노키아는 때려도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습니다. 노키아 자체도 별말 없습니다.(1위로서 노키아의 대응 방식이기도 하나 국내 법인의 권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흔히 국내에서 언플의 피해자는 주로 애플이지요.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다른 소수 플랫폼이 당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이 띄워주는 대상은 삼성과 “삼성의 안드로이드”입니다. 그의 경쟁자들인 노키아, 애플, RIM은 물론이고 심지어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HTC도 이런 언플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을 제외한 경쟁자들에 대한 언플은 매우 조용히, 은밀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국내 신문들이 제공해주는 정보만을 믿고 그 기반 위에 서서 다른 스마트폰이 이렇다 저렇다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제가 언젠가도 말한 적이 있지만 삼성의 제품을 사는 것이 애국은 아니며, 노키아의 제품을 사는 것이 매국은 아닙니다.(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삼성을 일본 기업의 힘으로 몰아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국내 시장 구조를 왜곡하고 농단해오며 기업 잉여를 극대화하고 소비자 잉여를 뺏어가던 그들은 누구이며, Made in Korea가 찍혀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국내 소비자에게 신세계를 열어준 아이폰은 어느 나라 제품일까요?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덧. 이 글의 요점은 노키아가 국내에서 당하는 언플의 피해이지, 노키아가 언플 때문에만 우리나라에서 망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국내에서 부진은 노키아 스스로 자초한면이 있습니다.덧2. 위 두줄이 글 전체의 논지와 반대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있군요. 제대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노키아가 국내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노키아가 자초한 면도 있고, 언플도 그 이유 중 하나이죠.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참고로 노키아 스스로 자초한면이라는 것은 국내 시장에 대해서 무관심한 서비스 정책 등을 지적하는 것입니다.덧3. 아직도 국내 언론의 기사들에 지식 기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개인의 의견은 자유이니까 받아들이겠습니다. 단, 국내에서 노키아는 마음만 먹으면 여전히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애플이나 삼성이 가질 수 없는 “가격”이라는 경쟁력이죠. 얼리 분들은 좋은 스마트폰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으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시장엔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셔야합니다.덧4. 오늘자 조선 일보를 보니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이라고 나온 그래프에서 안드로이드가 1위, 아이폰이 2위, 윈도 모바일이 3위를 했더군요. 그런데 뭔가 빠진 것 같죠? 보니까 기타(RIM+심비안 등)가 7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_-;;
원 기사를 보니 구글, 애플, MS의 스마트폰 OS 삼국지 뭐 이런 내용인 것 같은데 그럼 70%는 흉노족이 차지한거임?
6210s가 그만큼 팔렸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기존 소비자들이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의 농간에 대한 화가 깊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6210s는 국내 폰 시장에 “자유”라는 것을 가져다준 첫번째 제품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6210s를 살까 말까 엄청 고민을 했었죠^^그런데 이상하게도 6210s는 출시 당시 기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홍보 기사라는 것도 없었죠. 그 당시 6210s보다 덜 팔렸던 국내 인기 피쳐폰들에 대한 기사는 많았으나 6210s에 대한 기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6210s에 대한 글들은 블로그에서 더 좋은 글을 찾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기사의 홍보가 아니라 블로그 세계에서 입소문에 힘입어 초기의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뒷심을 발휘하여 35,000대라는 양을 판매한 것입니다.
http://brucemoon.net/1198141172
이 사정은 5800이나 X6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5800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하철의 요조가 들고 있던 광고였습니다. 그 이후 블로그를 통해 5800에 대하여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도 5800에 대한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관련한 기사라곤 옴2 vs 아이폰을 비교하며 옴2가 더 좋아요!를 외치던 기사들 뿐이었죠. 5800은 블로그 세계의 입소문과 약간의 광고만으로 14만대를 팔았습니다. 익뮤 대란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익뮤 대란 이전에 5800은 이미 10만대가 팔렸던 상태였습니다.그래요. 신문이 광고일 이유는 없고,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핀란드의 모 핸드폰 회사의 제품까지 광고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삼성은 우리나라 기업이고,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잘나가는 핸드폰이지만, 신문이 노키아까지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그 단계에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만 노키아가 겪고 있는 피해는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언론 기사에서 노키아와 심비안을 검색해보면 이런 기사들이 나타납니다.
심비안, 12월에 웹사이트 폐쇄한다.
10년 아성 균열, 노키아의 시련
노키아 스마트폰 결함으로 애태워
핀란드의 어느 핸드폰 회사가 겪는 시련은 우리나라에 재빠르게 배달됩니다. 그렇지만 이런 기사들 속에 새롭게 심비안을 탑재하고 나오는 N8이나 E7에 대한 기사는 없습니다. 특히 N8이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기사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고에 대해서는 제대로된 정보조차 나오지 않는 마당입니다. 그래요. 노키아가 어려운건 사실이니 이런 기사가 나오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겠죠. 나쁜 기사만 골라 나오는 것은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믿겠습니다.그렇지만 이런 선택적 사실 보도는 좀 나은 편입니다. 아래 기사를 보면 점입가경입니다.
안드로이드 아시아 시장에서 처음으로 심비안 따돌려
제목만 보면 아시아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심비안을 압도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기사 아래에서 보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지난 3분기, 아시아에서는 총 460만 대의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던 심비안은 아래로 끌어내리기 충분한 숫자. 같은 시기 글로벌 시장에서는 2,050만 대의 안드로이드와 2,940만 대의 심비안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가격에 민감한 시장을 중심으로 심비안이 많이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와 아시아 시장이 잇따라 안드로이드 우위로 돌아선 현 상황을 고려하면 전 글로벌 마켓에서 안드로이드가 1위에 이로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위에서는 따돌렸다, 제쳤다로 표현하더니 아래에서는 “심비안을 따라잡기 충분하다”로 논조가 바뀌어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얼마전에 공개된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그래프를 보시죠.
(출처: http://royal.pingdom.com/2010/11/30/mobile-os-usage-splits-the-world-chart/)빨간색 막대가 심비안이고, 주황색 막대는 안드로이드입니다. 따라잡기 충분하다는 기사와 달리 상당한 격차가 보입니다. 위에 인용한 기사는 4분기 판매량을 바탕으로 한 예측치이고, 이 그래프는 누적 점유율이겠지요.(그런데 이 그래프에선 유럽 점유율이 판매량 점유율과 다르게 나옵니다. 아마 트래픽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4분기는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제쳤다”라는 과거형은 예측에 사용하는 이야기는 아니죠. 그래서 기사에서도 마지막에 “따라잡기 충분하다”라는 식으로 논조를 바꿨습니다.아래 기사는 어떨까요?
애플, 중국은 어렵네… 판매 부진
세계적인 경제지 포춘의 보도를 그대로 가져온 기사입니다. 생각과 달리 중국에서 아이폰이 부진하고 있고, 안드로이드가 중국을 휩쓸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노키아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시장이죠. 그런 시장을 안드로이드가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한번 원래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iPhone sales in China ‘disappointing’
이 기사의 논지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폭발력이 무섭다와 생각보다 아이폰과 RIM이 고전하고 있다 이것이죠. 그런데 이 원문 기사에서는 국내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노키아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Nokia’s (NOK) Symbian OS, had 70% of Chinese smartphone market a year ago, is rapidly losing share but still growing revenues.””노키아의 심비안 OS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70%를 차지했으나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 그러나 계속 수익이 상승하고 있다.”물론 이것도 노키아에는 긍정적인 기사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현재 중국에서 1위는 여전히 심비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언론에서는 이 부분만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어떤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정도입니다.또 한가지 기사를 보시죠. 아래 기사는 Engadget의 국내판 기사입니다.
Symbian Foundation, 다음 달 17일부터 관련 웹사이트를 닫을 듯…
Engadget 국내판은 외국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번역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문제되는 부분이 앞에 보입니다.”노키아는 더는 심비안을 노키아의 스마트폰용 OS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심비안의 미래는 굉장히 불확실해졌는데요”바로 그 다음날 심비안^3 기반의 X7을 소개하는 기사를 써놓고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를 볼까요?
Symbian Foundation Sites To Close
문제가 되었던 앞 부분만 인용해보겠습니다.”Following news earlier this month that Nokia is taking back control of Symbian platform development, the Symbian Foundation has now announced that its websites will shut down on December 17th. Source repositories will no longer be hosted online, and user-submitted content databases may be available later upon request.”문제가 된 앞부분은 노키아가 심비안 플랫폼의 개발 권한을 다시 가져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노키아가 심비안을 스마트폰에서 쓰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는 아무데도 없습니다.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일차적인 문제는 우리나라 IT 기자들이나 블로거들이 심비안과 노키아에 별로 관심이 없기 떄문입니다. 그렇다보니 관련 지식도 없고, 이들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주요 소스가 국내 언론입니다. 그렇다보니 아래 같은 블로그 포스팅도 나타나는 것이죠.
베르투 최초의 스마트폰 Vertu Constellation Quest, 그런데 심비안이라니
Vertu는 노키아 계열의 프리미엄 핸드폰 브랜드이죠. 그런 Vertu가 노키아에서 개발하는 심비안 운영체제를 탑재한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포스팅의 글쓴이는 안드로이드를 탑재하지 그랬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유명 블로거 Radio Kidz 님이 이 정도라면 국내 웬만한 IT 블로거들이 노키아와 심비안에 대한 지식이 어느정도일지 잘 알 수 있습니다.또 한가지 이유는 노키아가 국내에서 시장을 확대하는데 불안감을 갖고 있을 그 누군가입니다. 그 누군가는 제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잘 아시겠죠. 노키아는 국내 시장을 마음만 먹으면 잠식할 잠재력이 있습니다.(문제는 노키아가 적극적이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죠.) 그렇다보니 현재 애플에게 철저하게 말리고 있는 그 누군가는 글로벌에서도 시종일관 자신을 누르고 있던 경쟁자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플에 대한 언론 플레이는 시종일관 이슈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노키아는 때려도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습니다. 노키아 자체도 별말 없습니다.(1위로서 노키아의 대응 방식이기도 하나 국내 법인의 권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흔히 국내에서 언플의 피해자는 주로 애플이지요. 그렇지만 그에 못지않게 다른 소수 플랫폼이 당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언론이 띄워주는 대상은 삼성과 “삼성의 안드로이드”입니다. 그의 경쟁자들인 노키아, 애플, RIM은 물론이고 심지어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HTC도 이런 언플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애플을 제외한 경쟁자들에 대한 언플은 매우 조용히, 은밀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런 국내 신문들이 제공해주는 정보만을 믿고 그 기반 위에 서서 다른 스마트폰이 이렇다 저렇다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제가 언젠가도 말한 적이 있지만 삼성의 제품을 사는 것이 애국은 아니며, 노키아의 제품을 사는 것이 매국은 아닙니다.(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삼성을 일본 기업의 힘으로 몰아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계시더군요.) 국내 시장 구조를 왜곡하고 농단해오며 기업 잉여를 극대화하고 소비자 잉여를 뺏어가던 그들은 누구이며, Made in Korea가 찍혀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국내 소비자에게 신세계를 열어준 아이폰은 어느 나라 제품일까요? 한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덧. 이 글의 요점은 노키아가 국내에서 당하는 언플의 피해이지, 노키아가 언플 때문에만 우리나라에서 망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국내에서 부진은 노키아 스스로 자초한면이 있습니다.덧2. 위 두줄이 글 전체의 논지와 반대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있군요. 제대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노키아가 국내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노키아가 자초한 면도 있고, 언플도 그 이유 중 하나이죠.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참고로 노키아 스스로 자초한면이라는 것은 국내 시장에 대해서 무관심한 서비스 정책 등을 지적하는 것입니다.덧3. 아직도 국내 언론의 기사들에 지식 기반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네요. 개인의 의견은 자유이니까 받아들이겠습니다. 단, 국내에서 노키아는 마음만 먹으면 여전히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애플이나 삼성이 가질 수 없는 “가격”이라는 경쟁력이죠. 얼리 분들은 좋은 스마트폰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으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시장엔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셔야합니다.덧4. 오늘자 조선 일보를 보니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이라고 나온 그래프에서 안드로이드가 1위, 아이폰이 2위, 윈도 모바일이 3위를 했더군요. 그런데 뭔가 빠진 것 같죠? 보니까 기타(RIM+심비안 등)가 7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_-;;
원 기사를 보니 구글, 애플, MS의 스마트폰 OS 삼국지 뭐 이런 내용인 것 같은데 그럼 70%는 흉노족이 차지한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