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로 인한 텔레그램 이주 현상은 카톡의 탓은 아닐지도 모른다. 탓이 있다면 이 사태에 대해 카톡이 개인 정보 보호에 신경 쓰고 있다는 모습을 “쇼”라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과 실제로 메시징 암호화도 신뢰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 정도랄까.
이 문제의 핵심은 신기술에 대한 대중의 공포가 증명이 되었다는데 있다. 카톡을 쓰면서도 언제나 감시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것이 이번 검찰의 삽질로 인해 언론에 보도되면서 “증명” 되었고, 이로 인해 사이버 망명이라는 형태로 대거 표출된 것이다.
사진이 영혼을 가져간다고 믿던 시절, 누군가 사진을 찍다가 죽었다고 생각해보자. 대중이 사진에 대해 등을 돌리기는 순식간이다. 이 불안감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카톡측이 대중에 대해 억울해할 이유는 없다. 카톡은 “검찰의 요구에는 응할 수 밖에 없다고 대응하거나 암호화 가능성에도 “PC 버전에 대응하려면 안된다”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대중의 불안을 잠식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 카톡의 탓도 난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