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 시즌3 후기

요즘 볼게 참 없는 디즈니 플러스지만 하나 재밌게 보고 있는 시리즈가 있다면 <What If…?> 시리즈입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약 이랬다면? 저랬다면? 같은 식으로 하나의 요소를 비틀어서 아예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매력이 있는 시리즈입니다. 일종의 스핀오프인데다 애니메이션이라서 브레이크 없이 이야기의 스케일이 뻗어나가는 것도 매력적이죠.

이번에 시즌 3이 새로 나왔는데 이번이 마지막 시즌입니다. 시즌 1과 시즌 2 같은 경우는 타노스가 나왔던 엔드게임 까지 시점을 기반으로 전개되었던데 반해 시즌 3은 엔드 게임 이후 영화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샹치, 케이트 비숍, 이터널스, 아이언하트, 애거사 하크니스, 레드 가디언이 주역으로 등장합니다.

문제는, 거의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봤던 것 같은 기존의 마블 시리즈였다면 아이언맨이 좀비가 되거나 캡틴 아메리카 대신 캡틴 카터가 나와도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이해력을 갖추고 봤을 건데 최근 MCU 작품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에 언급한 캐릭터 대부분이 초면일 수도 있다는거죠. 저도 MCU 작품들 거의 대부분 봤지만 “리리 윌리엄스”라는 캐릭터가 어디에 나왔는지 누구였는지 떠올리는게 좀 어려웠습니다.(와칸다 포에버에서 나왔던 아이언 하트입니다)

그래서 <What If…?> 시즌 3은 역대급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시리즈입니다. 웬만큼 MCU를 안다고 해도 디즈니 플러스 독점으로 공개된 시리즈에만 나온 캐릭터도 있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고 보는건 상당히 어려울겁니다. 그게 이번 <What If…?> 시즌 3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원래 이야기를 잘 모르니 그걸 비튼 이야기도 잘 모르는거죠.

반대로 MCU에서 나온 지금까지 모든 시리즈를 봤거나 어느정도 알고 본다면 그런대로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 특유의 브레이크가 전혀 없어서, 영화에서는 세상을 멸망 시킬 수 있는 센티널 같은 우주적 존재도 <What If…?> 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할 정도로 스케일이 거대해집니다. 그러면서도 드래곤볼식 파워 게임으로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재미로 따진다면 시즌 1, 시즌 2에 비해서는 좀 덜했습니다. 좀 뜬금없는 에피소드도 많았고 기존 영화에서 나온 이야기를 비틀었던 시즌 1,2와 달리 시즌 3은 갑자기 서부시대가 되거나 할리우드가 배경이 되는 등 영화와 동 떨어진 이야기를 합니다. 에피소드 사이의 연결 고리도 희미한 편이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서부시대 이야기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What If…?> 시리즈 답게 여러 장면에서 패러디도 나오고 원작의 중요 장면에서 딴지를 걸기도 하고 시즌 1,2에서 나왔던 떡밥도 회수하는 등 시즌의 마무리 다운 작품이었습니다. 여전히 닉 퓨리나 로키, 헐크 등 영화에서 나왔던 배우들의 성우 연기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구요.

덧. 개인적으로는 마블 메카들이 헐크 변종과 싸우는 로봇 물인 1화가 가장 약 빨고 만든 느낌이었는데 무려 코믹스 원작에도 비슷한 작품이 있었다고 합니다.(메카 스트라이크) 캡틴 아메리카나 토르가 타는 로봇 등 장난감 팔아먹으려고 만들었었다고.

참고로 <What If…?> 에피소드 1화에서 나오는 로봇들도 코믹스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나옵니다. 특히 토르가 타는 로봇은 그랜다이저 같은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