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ify 무료 요금제 사용기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드디어 무료 요금제를 런칭했다고 해서 써보고 있는 중입니다.

저 같은 경우 애플 뮤직(구 아이튠즈)에 라이브러리가 10년 동안 오래 쌓였기 때문에 애플 뮤직을 대체해서 쓰긴 어렵겠지만, 확실히 상당히 파급력 있는 결정인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스포티파이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 이유 중 하나죠.

기존에 국내에도 광고 기반의 무료 음원 서비스들이 있긴했습니다. 벅스 뮤직의 라디오 기능이나, 비츠(Beats) 같은 서비스들이 기억나네요. 그러고보니 심비안 썼을 때는 last.fm 같은 서비스도 있었죠. 모두 불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는 수순에 이르렀지만요.

광고 기반의 무료 음원 서비스는 몇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당연하게도) 광고가 나오고 이 광고를 넘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곡 넘기기에도 제한이 걸립니다. 재생한대로 저작권자와 정산을 해야하는 음원 서비스의 특성상 곡을 많이 넘기면 그만큼 같은 재생 시간 대비 비용이 많아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원하는 노래를 마음대로 듣는 것도 어렵습니다. 노래 하나를 콕 찝에 들으려고 해도 유사한 노래를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죠.

스포티파이 무료 서비스도 비슷한 제한이 걸립니다. 아직 광고가 많지는 않지만, 곡 넘기기의 경우 1시간 당 6곡 정도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 아직 당하진(?) 않았지만 원하는 노래를 선택해도 유사한 플레이리스트 상의 다른 노래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이런저런 제약이 걸리는 편이죠.

이런 여러가지 제한을 보면 음원 서비스라기보다는 라디오에 더 가깝습니다. 즉, 라디오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여러모로 들을만 합니다. 음원을 찾아서 듣는게 아니라 단순히 BGM이 필요해서 듣는 경우라면 스포티파이로도 충분히 대체할만합니다.

“단순히 BGM이 필요해서 틀어놓는” 서비스의 1인자는 현재 유튜브 뮤직인데, 개인적으로 유튜브 뮤직보다는 스포티파이 무료가 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일단 제대로된(?) 음악 서비스고, 음악 추천 알고리즘도 유튜브나 애플 뮤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라디오 틀어놓듯이 틀어놔도 “거를 타선이 없는” 음악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다만 아직 광고가 스포티파이 자체 광고만 나오고 있고, 그 광고 길이도 40 초 정도로 짧아서 본격적으로 광고가 입점하기 시작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광고가 이 정도만 나온다면 웬만한 음원 서비스보다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저도 잠깐이지만 애플뮤직을 해지하고 스포티파이로 갈아탈까 생각했거든요.(10년 넘게 쌓인 라이브러리만 아니면..)

우리나라는 유튜브 뮤직 외에는 해외 음원 서비스들이 죽을 못 쓰고 있는데(이걸 보면 2000년대 핸드폰 시장 같기도 하네요), 스포티파이의 이번 결정이 과연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기대 됩니다.

덧. 다만 스포티파이 앱을 쓰다보니 에어플레이에 연동된 스피커에서 에어플레이가 자꾸 오류가 나는 현상이 있었는데(한번 에러나면 동일 단말기에서는 재부팅할 때까지 계속 재생이 안되는..) 이게 iOS18의 문제인지 스포티파이 앱의 문제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단 애플 뮤직에서는 같은 이슈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