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X Keys To Go 2

얼마 전 글쓰기 장비 고민할 때 구입할까말까 고민했던 로지텍의 MX Keys to Go 2를 구매했습니다. 이미 매직키보드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매직키보드는 여행 다닐 때 쓰기엔 부담스러워서 간단하게 딱 여행에서 키보드가 필요할 때만 꺼내 쓸 수 있는 목적으로 구매했습니다.(마우스나 트랙패드가 있으면 여행가서 또 일할 것 같기도 해서)

패키지는 딱 전형적인 로지텍의 패키지입니다. 다른 구성품은 없이 키보드 본품만 들어있습니다. USB 충전 케이블 같은 것도 없는데 이 키보드는 충전식이 아니라 건전지 식이기 떄문입니다.

배터리를 교체하려면 정밀 드라이버로 교체해서 열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내장 배터리가 편하긴 하지만 충전이나 수명 이슈가 있고 건전지 식은 교체의 어려움이 있고.. 뭐가 낫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배터리 수명이 36개월이라고 하니 일단 자주 교체해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로지텍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키보드나 마우스는 이제 로지텍 정도 밖에 대안이 없는 느낌입니다. 이번 MX Keys To Go 2의 가장 큰 특징은 저 키보드 커버인데, 키보드를 휴대해서 다녀보려고 했던 입장에서는 꽤 메리트 있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가벼운 키보드라도 막상 갖고 다니면 어쨌든 파우치 같은게 필요하거든요. 파우치에 있어도 키가 눌리는걸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구요.

커버를 닫으면 자석으로 고정됩니다. 커버는 실리콘 형태로 마감도 괜찮습니다. 아이패드의 스마트폴리오 같은 악세사리 같은 느낌이 납니다. 커버가 아이패드나 아이폰 거치대 같은 역할도 해주면 좋겠지만 커버 크기상 거기까지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키보드를 쓸 때는 커버를 뒤로 접어서 받침처럼 써야 합니다. 실제 키보드 두께에 비해 키보드 높이가 높아지는 효과는 있습니다.

로지텍에서 만든 키보드지만 로지볼트나 유니파잉 같은 젠더를 지원하진 않습니다. 딱 블루투스만 지원합니다. 유선 연결 같은 것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적인 이슈로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구매시 주의해야합니다.

최대 세대의 기기에 페어링해서 쓸 수 있습니다. 이쪽 계통(?) 키보드의 스테디셀러인 K380 부터 내려오는 전통입니다.

키보드는 노트북 키보드에 많이 쓰이는 팬터그래프 방식 키보드입니다. 전작인 MX Keys to go 는 스마트폴리오 같은 방수천 재질의 키보드였는데 이번에는 좀 더 제대로된 키보드(?)가 되었습니다.

키 감은 예전 아이패드 프로의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보다 약간 나은 정도지만 같은 방식인 매직키보드보다 못합니다. 키 트래블 폭이 얇은건 그럴 수 있지만 키의 반발력이 좋지 못한 느낌입니다. 타건시 힘을 많이 들일 필요 없다는게 제가 팬타그래프에서 좋아하는 부분이지만 이 키보드는 반발력이 별로 없어서 좀 더 힘이 많이 들어갑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손에 부담이 꽤 될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에 결합해서 사용시 모습. 아이패드는 스마트폴리오 같은 별도 악세사리로 거치해야합니다. 위 사진을 봐도 아실 수 있지만 이 키보드의 가로 사이즈는 아이패드 프로 11인치에 맞춰져 있습니다. 휴대성이라는 키보드의 컨셉상 11인치 아이패드 에어나 11인치 아이패드 프로에 더 적합한 키보드입니다.

물론 급할 때는 아이폰에 연결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정말 가볍게 여행 다닐 때는 키보드만 들고 다니면서 아이폰만 연결해서 포스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어쩐지 이쪽이 원래 구축하려고 했던 Writerdeck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네요.

여행 중에 매직키보드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 더 가벼운 조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한만큼 매직키보드를 쓸 때의 무게와 비교해봤습니다.

무게 비교는 아이패드 프로를 매직키보드에 결합했을 때 무게와 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폴리오 + Mx Keys to Go 2의 합친 무게로 비교해봤습니다.

일단 아이패드 프로 + 매직키보드의 무게는 1,037g 입니다. 확실히 전세대보다는 가벼워졌지만 그래도 11인치의 무게를 생각하면 가볍진 않습니다.(노트북 중엔 14인치 급에서 900g 대인 그램도 있으니까요.)

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폴리오 + MX Keys to Go 2 조합의 무게입니다. 예전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를 쓸 때는 750g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약간 더 늘었네요. 그래도 이정도면 200g 가까이 줄었으니 여행할 때 구성으로 나쁘진 않네요.

하지만 이 무게는 마우스나 트랙패드가 제외된 무게라, 여전히 본격적인 생산성 목적으로 쓰려면 매직키보드가 휴대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키보드가 따로 분리되어있으면 컨텐츠 소비할 때는 훨씬 유연하게 쓸 수 있으니 장점이 있습니다.

참고로 키보드 자체의 무게는 아래와 같습니다. 약 223g의 무게로 제가 지금까지 찾아본 외장형 키보드 중에는 가장 가벼운 무게입니다.

마무리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MX Keys to Go 2로 쓰고 있습니다. 계속 쓸수록 익숙해지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키감은 펜타그래프 매니아인 저로서도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듭니다. 이렇게 약 3,000 자 분량의 글을 써도 손에 꽤 부담이 가는 느낌입니다. 범용적인 목적으로 쓰기에는 어렵겠지만 휴대성 극대화라는 목적에는 최대한 부합하는 키보드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로지텍 제품 답게(그리고 10만원이라는 가격답게) 그동안 써봤던 휴대용 키보드 중에는 그래도 봐줄만한 키감입니다. 특히 키커버를 비롯해 전반적인 마감이 좋아서 여행 중 글을 쓸 때는 이만한 키보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키커버 때문에 따로 파우치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다만 역시 배터리 방식은 아쉽습니다. 동전 배터리야 다이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긴 하지만 배터리 커버가 정밀 드라이버가 없으면 분리하기 어려운 방식이라는게 아쉽습니다.(만약 여행 다니다 배터리가 나가버리면..?)

차라리 좀 더 휴대성을 극대화하고 싶었다면 내장 배터리 방식을 탑재하는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배터리 수명이 걱정되지만 2017년부터 썼던 애플 매직키보드도 아직 배터리가 멀쩡한거 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처럼 보이고 말이죠.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펑션키입니다. 일반적인 애플 키보드와 펑션키 배열과 기능이 좀 다릅니다. 가장 아쉬운건 이전곡, 다음곡 펑션키가 없다는 겁니다. 대신 이모지 입력 키랑 스크린샷 키가 들어갔는데 뭔가 트렌드에 맞춘거겠지만 글 쓸 때 노래를 많이 듣는 저로서는 좀 아쉬운 결정입니다.

어쨌든 이제 여행갈 때 매직키보드를 가져가느냐 마느냐로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소비는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