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BHD의 Light Phone III 리뷰

스마트폰에게 도둑 맞은 집중력을 돌려주는 스마트폰(?) Light Phone III 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양입니다. 저는 작년에 출시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올해 1월에 출시할 예정이었다가 딜레이 되어 지금 사전 주문을 받는 모양입니다.

유명 유튜버 MKBHD 채널에 Light Phone III에 대한 리뷰가 올라왔습니다.

하드웨어는 생각보다 좋은 마감인 것 같습니다. 외장이 플라스틱인 줄 알았는데 금속 재질이었다고 하네요.

소프트웨어도 예전 윈도우폰이 생각나는 심플한 인터페이스는 마음에 듭니다. 윈도우 폰 같은 화려한 애니메이션은 없지만 목적에 충실한 인터페이스입니다.

스마트폰에 필수적인 기능만 담았다고 하는데, 전화, SMS, 지도, 카메라, 핫스팟, 음악, 팟캐스트, 알람, 타이머 기능이 있습니다. 예전 Light Phone 1세대에 비하면 기능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인터넷에 연결해 툴박스라는 도구를 통해 앱을 설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앱이 아니라 사전 설정된 기능에 가깝긴 하지만 말이죠.

카메라는 5000만 화소로 현대 스마트폰으로서는 기본적인 기능만 하는 느낌이지만, 뭐 없는 것보단 나을겁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일겁니다. 이 전화기의 가격은 799달러(113만원) 입니다. 비싸다고 욕먹었던 아이폰 16e보다 더 비싸죠. 이 폰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기능은 부족한데 가격은 웬만한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비쌉니다.

물론 대량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대기업보다 틈새시장에서 승부해야하는 이런 회사는 제조 원가에서 불리한 조건을 안고 있긴 해도요.

게다가 이 폰은 딱히 SNS를 안한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현대인에게는 유일한 전화기가 되긴 어려울 겁니다. 당장 저만하더라도 아이폰이 없으면 출근해서 일을 못하고(보안 인증 앱) 밥도 못 먹는데(식권 앱) 이 폰은 당연히 둘 다 못하니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서라도 이 폰만 쓰긴 어렵습니다.

굳이 산다고 하면 서브폰으로나 들일만한데, 인생을 심플하게 바꿔보겠다고 비싼 스마트폰을 추가로 더 들이는 셈이니 정말 바보 같은 소비죠. 물론 누군가에게는 저 정도 기능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요.

아직도 저는 이쪽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스마트 디바이스로부터 도둑 맞은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또 다른 스마트 디바이스를 사는.. 게다가 더 비싼. 분명 수요는 있으니까 이 제품도 3세대까지 나온걸텐데 굳이 이 제품을 산다고 해도 Light Phone III에서 광고하는 그런 종류의 행복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덧. 따뜻하면서도 감성적인 저 광고는 참 잘 만들었지요. 근데 약간 모두가 저런 전화기를 들고 다니던 2000년대 초반 같은 느낌. 스마트폰 없던 그때로 돌아가면 행복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로 돌아가면 스마트폰으로 도둑 맞은 집중력을 회복하고 우리는 광고 속 사람들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2000년대 초에도 불행했던 사람으로서 말해보자면, 글쎄요. -_-

덧2. 이 폰에는 지문인식, NFC 센서 등 여러가지 하드웨어 기능이 들어가 있는데 기본 소프트웨어에서는 이런 기능을 못 쓴다고 합니다. 라이트폰 홈페이지에 의하면 “미래 대비”라고 하는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