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 맥북에어 vs 아이패드 프로 비교

M1 맥북 에어 사용기에서 맥북 에어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썼지만 사실 맥북 에어를 사야할 어떤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노트북을 쓸 일이 거의 없고, 재택근무하는 중에는 대부분 아이맥을 사용하고 있고,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아이패드 프로 + 매직 키보드 조합을 잘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맥북 에어를 반드시 사야할 이유는 없었죠.

특히 2018년에 산 아이패드 프로는 몇번의 사용기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랩탑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메인 컴퓨터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맥북에 ARM이 적용된다고 해도 구매할 계획은 없었습니다. 두 차례 인텔 맥북 에어를 써봤기 때문에 그만큼 아쉬움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랬던 사람이 6개월 뒤 애플 실리콘 1세대 맥북을 냉큼..

하지만 맥북 에어에 M1이 탑재되면서 상황은 역전 되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성능은 좋았지만 소프트웨어가 그를 뒷 받침하기엔 조금 부족한 상황이었는데, 이미 완성형인 맥OS에 아이패드 프로세서를 넣으니, 단번에 아이패드 프로가 되었어야 했던 진짜 랩탑이 되버린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사이에서 고민이 시작된 것이죠.

저처럼 많은 분들이 M1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제품은 겹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둘 다 휴대성을 강조하는 제품 라인인데다 가격대도 비슷하고, 무게도 비슷하고(키보드 결합시),심지어 화면 크기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12.9인치 vs 13.3인치)

아이패드 프로 11인치(with 매직 키보드)
M1 맥북 에어

이 글에서는 제가 지금까지 했던 고민들을 바탕으로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를 서로 비교해보고 서로의 특성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 중 뭘 사야할지 고민되시거나 저처럼 아이패드 프로를 이미 갖고 있는데 맥북을 더 사도 될지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의 장점

휴대성

아이패드 프로가 맥북 에어에 비해 뛰어난 부분은 우선 휴대성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1 맥북 에어는 기존 맥북 에어와 동일한 무게로 1.29kg의 무게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는 437g, 맥북 에어와 비슷한 화면 크기의 12.9인치도 631g 정도로 맥북 에어에 비해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무게입니다. 이러한 무게 차이는 휴대성에서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또한 이동을 자주하는 환경이라면 아이패드 쪽이 맥북보다 훨씬 유리하겠죠.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 두께 비교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에 키보드를 장착하면 이야기가 다소 달라집니다. 애플에서 나온 매직키보드를 결합한다면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는 1.06kg, 12.9인치는 1.35kg가 되어 맥북 에어보다 더 무거워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키보드를 결합하거나 별도의 블루투스 키보드를 조합하는 방법으로도 무게를 줄일 수 있어서 아이패드 프로는 조합하기에 따라 휴대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매직키보드와 결합 후 두께 비교
스마트 키보드와 결합 후 두께 비교

유연성

디스플레이만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은 아이패드의 큰 장점입니다. 아이패드의 이런 특징은 맥북 같은 전통적인 랩탑 컴퓨터에 비해 훨씬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랩탑 제조사는 2 in 1이라는 형태로 랩탑과 태블릿을 결합하는 시도를 많이 진행하고 있죠.

아이패드는 폼 팩터 자체가 디스플레이에 모든 시스템을 넣은 형태라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모든 사용 시나리오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 케이스나 블루투스 키보드를 이용해 랩탑처럼 쓰거나, 화면만 따로 떼서 책을 본다거나, 거치대에 연결해 침대에 누워서 활용할 수도 있고 런닝머신이나 실내 사이클용 디스플레이로 활용하거나 냉장고에 붙여서 스마트 냉장고처럼(?) 쓸 수도 있죠.

디스플레이를 따로 분리할 수 없는 맥북 에어는 랩탑으로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기를 여러 목적으로 사용하는 유연성에 있어서는 태생적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애플의 최신 기술

맥북 에어에는 애플 실리콘이 탑재되긴 했지만 최신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맥북은 2010년 맥북 에어 이후로 모두 ODD가 탑재되지 않은 클램쉘(조개) 형태의 전통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이고 인기 있는 디자인이지만 애플은 맥의 디자인 변화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이 개발한 신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신기술이 가장 먼저 탑재됩니다. 가로 세로 모두 인식할 수 있는 Face ID부터 상황에 따라 주사율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120hz 프로모션 디스플레이, 자이로스코프부터 중력센서, GPS, 셀룰러 모뎀에 LiDAR 센서까지 미래의 맥북에 적용될만한 기술들이 이미 아이패드 프로에는 적용되어있습니다.

만약 애플이 생각하는 미래의 랩탑을 먼저 써보고 싶다면 지금의 맥북 에어보다는 아이패드 프로 + 매직 키보드가 훨씬 나은 선택일 겁니다.

안정적이고 편리한 OS

아이패드와 맥북 에어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운영체제의 차이입니다. 맥북 에어는 맥OS를, 아이패드 프로는 iPadOS를 쓰고 있죠.

맥OS는 완성되고 안정적인 데스크탑 운영체제이지만 그 기반이 다소 오래된 운영체제입니다. 다른 컴퓨터 운영체제에 비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자잘한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고 신경 써줘야할 것도 은근히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의 iPad OS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iOS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면 iPadOS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죠. 맥OS에 비해 애플이 통제를 잘하고 있어서 어떻게 써도 시스템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컴퓨터에 친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은 맥보다는 아이패드가 훨씬 좋은 선택입니다. 스마트폰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고 기타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맥북 에어의 장점

익숙한 작업 플로우

맥북 에어는 아이패드에 비해 기존 컴퓨터 작업에 훨씬 잘 어울립니다. ‘진짜’ 노트북이기 때문이죠.

컴퓨터에서는 당연하게 작업하는 것들을 아이패드 프로에서 진행하려면 약간은 사고 과정을 바꿔야하는데 반해 맥북 에어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쓸 때 Finder나 탐색기(explorer)에서 파일을 관리하고 앱을 실행하는 패턴이 일반적이지만 아이패드는 역으로 진행해야합니다. 앱을 먼저 실행하고 사용할 파일을 선택하는 방식이죠. 이외에도 아이패드에서는 일반 컴퓨터 작업과 다른 흐름대로 진행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단축어(Shortcuts) 앱을 통해 작업 흐름을 만들어줘야할 때도 있죠.

하지만 맥북에서는 기존 컴퓨터에서 하던 것과 동일한 형태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동일한 작업을 위해서는 약간의 머리를 굴려줘야(?)한다면 맥북에서는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흐름대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죠.

다양한 앱 활용

M1 맥북은 역대 맥 중 가장 다양한 앱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애플 실리콘 칩에 최적화된 앱 뿐 아니라 기존 인텔 맥 앱을 실행시킬 수도 있고 iOS와 iPadOS 앱도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앱스토어에 올라오지 않은 파이어폭스(with 확장 기능)나 스팀 같은 앱도 설치할 수 있죠.

Pixelmator Photo(iPad 앱)과 Pixelmator Pro(Mac 앱)를 동시에 실행

이런 다양한 앱을 통해 사용자는 애플이 허용한 범위 외의 작업도 맥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스팀 게임을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파이어폭스를 메인 브라우저로 사용할 수 있죠. 심지어 크로스오버(Wine 기반의 앱)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윈도우 앱을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맥북 에어의 넓은 앱 활용 범위는 아이패드가 계속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장점입니다. 역시 기존 데스크탑 앱 사용이 익숙한 사용자라면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맥북 에어가 더 좋은 선택이겠죠.

외장 디스플레이 화면비

예전 아이패드 프로 사용기에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저는 TV에 컴퓨터를 연결해서 게임하는 것을 즐깁니다. 물론 게임은 윈도우로 하는게 제일 좋습니다만 애플 아케이드 게임들은 맥이나 아이패드에서 밖에 못하거든요.

아이패드 프로는 TV에 연결하면 기본적으로 화면비가 맞지 않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연결한 디스플레이의 화면비가 맞지 않으면 검은색으로 남는 영역이 많이 발생합니다. 아이패드에 외부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면 미러링만 되기 때문에 공간을 활용하는데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반 TV에서는 좌우 공간이 많이 납습니다.

맥에서는 외부 디스플레이에 따라 해상도를 다르게 출력할 수 있습니다. 애플 아케이드 게임을 할 때도 외부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에 맞게 게임이 조정되기 때문에 빈 공간 없이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맞게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맥은 아이패드와 달리 미러링만 하는게 아니고 작업 공간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맥북의 화면을 데스크탑처럼 넓게 확장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맥에서는 화면 크기에 맞춰서 출력 됩니다.

기존 컴퓨터에서는 너무 당연한 부분이지만 iPadOS는 모바일 운영체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보니 이 부분이 본의 아니게 장점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아이패드에 있는 자잘한 문제들

아이패드에는 자잘한 문제들이 간혹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iPadOS 13에서 있었던 한영 전환 버그가 있었죠. 한영 전환 후 전환 창이 사라지기 전까지 영문 대문자가 1초 정도 입력되지 않는 버그인데 iPadOS 14가 나올 때까지 1년 동안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한영 전환할 때마다 팝업이 뜨는 것도 귀찮지만 저 팝업 때문에 버그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왜 맥의 장점이 되냐하면, 맥은 적어도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맥을 써오신 분들은 구름 입력기라는 앱을 사용하시기도 하는데요, 구름 입력기는 맥OS의 입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입니다. 세벌식을 쓸 수도 있고, 오타를 현저하게 줄여주는 스마트한 자모 조합 기능도 쓸 수 있고, 심지어 한영 전환 키를 바꿀 수도 있죠.

물론 리눅스나 윈도우에 비해 맥OS는 많은 부분이 폐쇄적인 운영체제지만 그래도 PadOS에 비하면 운영체제의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편입니다.

무릎 위나 책상에서 사용시 각도

이건 다른 문제들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랩탑처럼 쓰려한다면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문제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를 랩탑처럼 만들어주는 악세사리는 많습니다. 스마트 키보드, 매직 키보드처럼 애플이 만든 악세사리 뿐 아니라 서드파티 키보드도 활용할수 있죠.

문제는 이렇게 사용할 경우 아이패드 프로의 각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인데요, 모든 시스템이 디스플레이에 쏠려 있는 아이패드의 설계 구조상 어떤 악세사리를 써도 무릎이나 책상에서 사용시 적합한만큼 각도를 젖힐 수 없습니다. 더이상 젖혔다가는 아이패드가 뒤로 넘어가기 때문이죠.

아이패드 프로(+매직 키보드) 사용시 최대 각도

매직 키보드는 키보드 쪽에 무게를 더 실어서 이런 문제를 어느정도 방지하고자 했지만 여전히 각도가 제한적인데다 키보드가 전체적으로 무거워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릎 위나 책상에서 사용시 다양한 각도는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인데요,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면 어떤 자리에서도 글을 써도 최적화된 각도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맥북 에어는 집안 어디에서도, 카페에서도,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원하는 대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맥북에어의 최대 각도

하나만 사야한다면 뭘 사야할까?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기기가 적합할까요? 언제나 이런 류의 고민이 그렇듯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포인트 몇가지는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 펜슬 vs 키보드

일단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애플 펜슬입니다.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와 맥북을 가르는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으시다면 사용 패턴에서 애플 펜슬이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예상해보시면 간단해집니다.

만약 애플 펜슬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디자인을 하거나 회의록이나 노트 필기를 주로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이패드 프로가 확실한 답입니다. 아이패드는 어느정도 랩탑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맥북에서는 애플 펜슬을 전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애플 펜슬로 그림을 그릴 일이 전혀 없거나, 주로 키보드 사용을 많이 하는 사용자라면 맥북 에어 쪽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에 키보드를 부착하는 순간 가격도, 무게도 맥북 에어보다 더 많이 나가기 때문에 메리트가 많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를 선택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애플 펜슬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 펜슬을 조금이라도 사용할 것 같다면 아이패드 프로를, 그게 아니라면 맥북 에어가 적합한 선택입니다.

컴퓨터에 익숙한 사용자 vs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

아이패드와 맥북 에어를 가르는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운영체제입니다. 맥OS 쪽은 좀 더 오래된 ‘진짜 컴퓨터 운영체제’지만 많은 사용자들에게는 낯선 환경이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맥OS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용자가 더 많습니다.

만약 맥OS가 낯설거나 컴퓨터와 별로 친하지 않으시다면, 아이패드 프로 쪽이 좀 더 사용하기 편하실겁니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거의 모든 부분이 알아서 잘 굴러가기 때문입니다.

iPad OS에서는 이상한 앱을 설치해서 컴퓨터가 맛이 가거나,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에 걸릴 위험도 적습니다. 인터페이스도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아이폰과 거의 똑같기 때문에 아이폰을 잘 쓸 수 있다면 아이패드를 쓰는데도 별 다른 어려움이 없죠.

반면, 컴퓨터 자체로 뭔가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 즉 개발자거나, 영상 편집과 같이 좀 더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경우를 비롯해 기존 컴퓨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맥북 에어 쪽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에서 실행되는 앱도 전문적인 작업에 적합할 정도로 기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포토샵만해도 점점 아이패드에 기능이 업데이트 되는 중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맥북 에어에서는 이런 환경이 갖춰지기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새로운 작업 플로우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작업 패턴을 최적화하는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죠.

M1 맥북에서는 아이패드 수준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누리면서도 기존에 쓰던 앱과 작업 흐름을 전부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컴퓨터 자체와, 특히 맥OS에서 작업이 익숙한 사용자라면 맥북 에어 쪽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쓸 수는 없을까?

둘 다 나름의 장점이 뚜렷한 기기인만큼 겹치는 부분도 많지만 혹시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요? 이미 아이패드 프로가 있는데 맥북을 따로 구매했다면, 혹은 둘 다 사려고 하신다면 둘 다 써야하는 부분을 고민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아이패드와 맥북을 둘 다 쓴다면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를 사는 것은 비추천합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는 좋은 기기이지만 맥북과 보완하면서 쓴다면 아이패드 에어나 아이패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둘 다 쓸 때의 시너지 : 사이드 카(Side Car)

아이패드와 맥북을 동시에 사용할 경우 가장 활용하기 좋은 부분은 역시 사이드 카입니다. 사이드 카 기능을 사용하면 아이패드를 맥북의 보조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둘 다 휴대하기 좋은 기기들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듀얼 모니터 환경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이죠.

13인치 맥북 에어의 화면은 휴대성을 강조한 랩탑으로서는 적절한 크기지만 사이드카를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작업 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미지 작업을 하고 한 쪽에서는 글을 쓰도록 할 수 있죠.

하지만 단지 휴대용 보조 모니터를 위해서 아이패드를 산다면 낭비겠죠. 사이드카의 진정한 가치는 애플 펜슬과 결합해서 타블렛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사이드카로 연결한 다음 픽셀메이터 프로 같은 그래픽 툴을 띄우면 애플 펜슬로 그림을 그리고 그래픽 작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치 화면이 표시되는 타블렛 장치처럼요.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아이패드로 그림을 전혀 그리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맥북 에어의 작업 공간을 늘리는 용도에 만족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것만큼은… :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

아이패드 악세사리 중 애플 펜슬은 맥북과 사이드카를 이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맥북과 아이패드 조합에서 매직키보드만큼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몇번의 사용기를 통해 매직 키보드의 장점을 많이 이야기 했는데요, 매직 키보드는 아이패드 프로만 사용한다면 매우 훌륭한 기기입니다. 하지만 매직 키보드는 단순히 키보드라기보다 아이패드를 랩탑으로 만들어주는 통합 랩탑 패키지에 가깝기 때문에 이미 ‘랩탑’인 맥북 에어와 간섭이 심하게 일어납니다.

크기도 비슷하고 무게도 비슷해지는..

아이패드 프로에 매직 키보드를 결합할 경우 11인치는 1.06kg으로 맥북 에어와 거의 비슷해지고, 12.9인치는 오히려 맥북 에어보다 더 무거워집니다. 또한 매직 키보드에 있는 트랙패드는 사이드카를 사용할 경우 사용할 수 없습니다.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긴 하지만 매직 키보드의 장점이 반감되죠.

만약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를 조합해 서 사용하신다면, 거치대 역할을 하는 스마트 커버가 아이패드의 휴대성을 극대화 시켜주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나마 키보드가 있어야 한다면 스마트 키보드가 좋겠죠. 스마트 키보드만 결합해도 매직 키보드보다는 훨씬 가볍습니다.

스마트 커버는 맥북과 조합시 아이패드의 특징을 더 잘 살리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맥북 에어를 구매한 후 서랍에 잠자고 있던 스마트 키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매직 키보드를 구매했을 때만해도 스마트 키보드가 애매했는데, 이제는 매직 키보드가 애매해진 셈입니다. 단순히 거치대 같은 개념으로 써도 좋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비싼 녀석이라 방출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인텔 맥북 시절이었다면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간 비교는 비교적 명확했을 겁니다. 두 기기는 용도도 완전히 달랐고 특성도 그만큼 달랐거든요. 하지만 맥북에 애플 실리콘이 탑재되면서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에어 간의 선택은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답은 뻔하지만 용도에 맞는 선택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용도에 필기나 그림 그리기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이패드 프로를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거의 키보드로만 사용한다면 맥북 에어가 맞는 선택이겠죠. 컴퓨터 자체로 일하시는 분들(개발, 영상 편집 등)이라면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맥북 에어가 좀 더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맥북 에어가 아이패드 프로보다 좋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에 매직 키보드를 결합해서 쓴다면 말이죠. 하지만 반드시 키보드가 필요하지 않거나 가끔 쓰는 사용자라면 스마트 커버에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신다면 2021년 3월에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나온다는 루머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020년 아이패드 프로 업데이트가 옆그레이드 수준이었기 때문에 올해 나오는 아이패드 프로는 훨씬 더 많은 변화가 기대됩니다. 예상하기로는 M1 수준이거나 혹은 그 이상인 A14X 프로세서가 탑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 개인적으로 맥북 에어를 사기 전에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는 Face ID였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에서 Face ID를 쓰는게 너무 편했기 때문이죠. 매직 키보드를 쓰고 있다면 뚜껑만 열어도 바로 잠금 해제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이 문제는 맥북 에어에서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바로 애플워치 덕분이었습니다.

애플워치를 쓰고 있다면 맥북 뚜껑을 열 때 자동으로 잠금 해제가 되버리기 때문에 아이패드 프로와 달리 얼굴을 인식할 필요도 없이 자동으로 잠금 해제 됩니다. 아이패드 프로보다 보안적으로는 좀 약할 수 있지만(애플워치 착용자가 근처에 있기만해도 잠금 해제 되기 때문)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아이패드 프로보다 훨씬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