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Pebble OS 오픈소스화

페블을 기억하시나요? 세상이 애플워치로 뒤덮이기 전만해도 e-ink를 사용한 스마트워치인 페블이 있었습니다. e-ink의 특성 덕분에 페블은 한번 충전으로 일주일 정도 지속되고 무게도 엄청 가벼운 스마트워치였습니다.

페블 최초의 원형 시계였던 페블 타임라운드

저도 애플워치 시리즈 0을 구매했다가 실망하고 페블 타임 라운드라는 모델을 구매했던 기억이 납니다. 페블 오리지날과 달리 원형 스마트워치에 컬러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었죠. 무게나 두께도 일반 쿼츠 시계보다 가벼운 수준이었고 배터리도 2일 정도 갔었던 기억이 있네요.

최근 이 Pebble에 사용했었던 운영체제인 Pebble OS를 구글이 오픈소스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왜 뜬금 없이 구글이 Pebble OS를 오픈소스화하게 되었냐면, 현재 페블의 모든 지식 재산권이 구글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페블은 페블2 출시를 앞두고 핏빗(Fitbit)에 인수되었고 모든 제품 출시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핏빗은 구글에 인수되어 픽셀 워치의 피트니스 서비스의 일부가 되었죠. 그래서 기존 페블의 모든 자산도 구글이 갖고 있는겁니다.

이번 오픈소스화 결정은 기존 페블 창업자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현재 페블 창업자는 Re-Pebble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페블 워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예 새로운 운영체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Pebble OS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고 그래서 구글에 Pebble OS를 오픈소스화하게 해달라고 요청한거죠.

구글 입장에서도 Pebble 시절의 자산은 현재 픽셀 워치에서 쓰이는게 거의 없을테니 오픈소스화하는게 나쁜 결정은 아니었을겁니다.

실질적으로 Pebble OS를 다시 원래 창업자가 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셈이지만, Pebble OS의 오픈소스화를 통해 제 3의 경쟁자가 페블 같은 스마트워치를 만들 수 있는 길도 열렸습니다. 아마존이나 알리 익스프레스 등에서 팔리는 싸구려 스마트워치들에 Pebble OS 또는 개량 버전이 탑재되기 시작한다면 저가형 워치의 전체적인 품질 향상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오픈소스화는 전체 코드가 오픈된건 아닙니다. 독점 폰트, 심박동 센서의 드라이버 같이 독점 코드는 제외되고 오픈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힘으로 조만간 빠르게 완성형 오픈소스 Pebble OS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