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Pro 사용기

회사에서 지원해준 덕분에 ChatGPT Pro를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무려 현재 환율 기준 한달에 29만원 짜리입니다. 아무리 AI의 활용성이 좋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결제는 절대 못할 것 같습니다(ㄷㄷㄷ) 회사에서 지원해준건 역시 그 이상의 뽕을 뽑으라는 뜻이겠지만.. 어쨌든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개인적인 목적으로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무료 요금제나 플러스 요금제에서 제한적이었던 기능들이 많이 오픈되어 고급 음성 모드나 검색 기능, 이미지 인식 기능들도 많이 써보고 있지만 ChatGPT Pro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Deep Research 기능입니다.

Deep Research 기능은 말 그대로 연구나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AI한테 프롬프트를 던져주면 거의 논문급의 자료를 만들어줍니다. 미리 LLM에 입력된 지식을 통해 답변하는게 아니라 GPT-o1에서 보여준 추론 과정과 웹 검색을 결합해 인터넷에서 자료를 직접 찾아서 연구하고 분석해서 만들어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는 제가 Deep Research 기능을 통해 제품 추천을 받아본 내용입니다.

나는 예전에 p1510을 쓰고 있었어. 컴퓨터가 오래되어 바꿔야 했는데, 예전 p1510을 썼을 때처럼 단일 장비를 활용도 높게 사용하고 싶어. 만약 지금와서 바꾼다면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한 p1510의 대안이 될까? 참고로 나는 윈도우를 사용하지 않아.


예전에 Fujitsu LifeBook P1510을 애용하셨다면, 아마도 “휴대성 좋고, 필요한 기능은 한 기기에서 모두 처리 가능한” 초소형 혹은 소형 2-in-1 형태의 기기를 선호하실 것 같습니다. P1510처럼 터치 혹은 스타일러스 입력이 되고, 작은 크기에 어느 정도 ‘PC 같은 확장성’을 갖춘 기기를 찾으려면 선택지가 많지는 않지만, 윈도우를 사용하지 않으신다고 하셨으니 다음과 같은 방향을 고려해보실 수 있습니다.

1) 초소형 UMPC 계열: GPD Pocket / One Netbook 시리즈

Fujitsu P1510과 가장 ‘컨셉’이 유사한 기기를 꼽자면, 바로 GPD나 One Netbook(One Mix)에서 내놓는 초소형 UMPC(울트라 모바일 PC) 시리즈입니다.

GPD Pocket / GPD Pocket 3

• 7~8인치대의 디스플레이를 가진 초소형 노트북 형태.

• 일부 모델은 회전 힌지나 태블릿 모드, 펜 입력(스타일러스)을 지원합니다.

• 공장 출하 시 윈도우가 깔려있는 경우가 많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Linux(우분투, 데비안, 페도라 등) 설치 사례가 풍부하고 호환성도 비교적 좋습니다.

One Netbook(One Mix) 시리즈

• GPD와 마찬가지로 7~8인치대 화면, 회전 힌지(요가 스타일), 펜 입력 지원 모델 등이 있습니다.

• 이쪽 또한 윈도우가 기본 탑재되어 나오지만, Linux로 교체 설치하는 유저가 많습니다.

• 기기 자체의 휴대성이 매우 뛰어나고, 펜 입력을 통한 활용도가 높습니다.

장점

• P1510 같은 “작고, 휴대하기 편하면서, 필요한 일은 다 할 수 있는” 느낌을 가장 비슷하게 살릴 수 있음.

• 실제 데스크톱 OS(주로 Linux)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확장성과 앱 호환성.

•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Linux 설치 및 드라이버 문제 해결 사례가 많음.

단점

• 7~8인치 화면은 많은 글/코드를 작업하기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음.

• 하드웨어 스펙이나 발열, 배터리 시간이 일반 노트북 대비 제한적일 수 있음.

• 국내에서는 A/S나 부품 수급이 번거로울 수 있음.

2) 크롬북 계열(Chrome OS 2-in-1)

윈도우 대신 Chrome OS를 쓰는 크롬북 중에서도 2-in-1 또는 분리형 태블릿 형태(컨버터블)가 있습니다.

Lenovo Chromebook Duet 시리즈

• 화면 분리형(태블릿 + 키보드 커버) 형태.

•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성이 뛰어남.

• 안드로이드 앱, 리눅스(크롬북의 개발자 모드) 일부 호환 등을 통해 가벼운 개발이나 문서 작업 가능.

HP, ASUS, Acer 등에서 나오는 2-in-1 크롬북

• 10~14인치 사이의 다양한 크기, 회전 힌지와 터치스크린 지원.

• Chrome OS를 기본으로, Linux 호환 레이어(Crostini) 통해 리눅스 환경도 어느 정도 사용 가능.

장점

• 윈도우 없이도, 웹 기반 업무나 간단한 리눅스 사용이 가능.

• 설정이 간편하고, 업데이트/보안도 자동으로 간단히 이루어짐.

• 저가부터 중급 스펙까지 선택지가 다양하고, 하드웨어적으로 안정적임.

단점

• Chrome OS 자체가 리눅스보다도 제한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음(특히 특정 전문 앱 호환성 문제).

• 안드로이드 앱 활용이 가능하지만, 완전히 ‘데스크톱 리눅스’처럼 쓰기엔 제약이 있음.

• 7~9인치 정도로 매우 작게 나온 모델은 찾기 힘듦(보통 10인치 이상).

3) 태블릿 + 키보드 조합(iPad나 안드로이드 태블릿)

기존 P1510처럼 ‘태블릿 겸 노트북’ 느낌을 주고자 한다면, 태블릿에 키보드 케이스/커버를 씌운 조합도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iPad (에어, 프로) + 매직 키보드 / 서드파티 키보드 케이스

• iPadOS가 과거에 비해 파일 관리나 멀티태스킹 면에서 많이 발전.

• 트랙패드가 달린 키보드 커버도 있어 노트북처럼 활용 가능.

• 하지만 역시 데스크톱 OS와는 다른 생태계이므로, 특정 전문 프로그램(특히 Linux 기반 개발)을 쓰기는 제한적.

• 터치/필기(애플 펜슬) 활용도는 매우 높음.

안드로이드 태블릿(Samsung Galaxy Tab 시리즈 등) + 키보드 커버

• 삼성 ‘DeX 모드’나 안드로이드 기반의 여러 앱들을 활용.

• 문서 작업 등은 무난하지만, 전문 데스크톱 앱 구동 등은 아직 한계가 있음.

• 필기, 미디어 소비, 전자책, 화상 통화 등 다목적 활용은 탁월.

장점

• 매우 가볍고 간편하며, 터치/필기/이북/영상 소비 등 멀티미디어 측면에서 강점.

• 간단한 문서 작업, 클라우드 기반 업무는 충분히 가능.

단점

• 일반적인 ‘노트북+데스크톱 OS’를 쓰는 느낌은 아니므로, 특정 개발/전문 툴 사용에 제약.

• 파일관리, 주변기기 연결 등의 편의성은 전통적 PC보다 부족할 수 있음.

결론적으로…

1. **“P1510의 폼팩터와 가장 흡사하고, 데스크톱 OS(특히 Linux) 환경”**을 원하신다면

GPD Pocket 시리즈나 One Netbook 시리즈가 가장 직접적인 후계에 가깝습니다.

– UMPC 특유의 감성과 휴대성, 그리고 터치/2-in-1(요가) 방식을 살릴 수 있습니다.

2. 조금 더 큰 화면(10~13인치 수준)과 간편함 + 리눅스 레이어를 원하시면

2-in-1 크롬북도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 데스크톱 기능(리눅스 호환 레이어)과 태블릿 모드를 어느 정도 겸할 수 있어, 휴대성과 활용도가 꽤 높습니다.

3. 아예 터치/펜 활용을 극대화하고, 멀티미디어/필기/간단 업무 중심이라면

iPad + 키보드(트랙패드) 커버안드로이드 태블릿 쪽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윈도우 대신 Linux를 바로 올려서 예전처럼 ‘소형 올인원 PC’를 운영하고 싶다면, GPD나 One Netbook(One Mix) 같은 UMPC 계열이 P1510의 ‘직계 후속’ 느낌으로 가장 어울립니다. 다만 국내 구매/AS 편의성이나 자잘한 드라이버 세팅(터치, 회전 센서 등)을 감수하셔야 하니, 이를 감안해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상당히 시시콜콜하고 개인적인 제품 추천 요청이지만, 거의 논문급의 자료를 만들어서 추천해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추론 과정을 살펴보면 자료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프롬프트에 입력된 정보에 따라 나름의 판단을 하고 정보를 추려내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Deep Research 기능은 ChatGPT 일반 응답과 달리 실시간으로 나오는건 아닙니다. 자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제 질문은 비교적 간단한 질문이었는지 2분 26초만에 완료되었지만, 좀 복잡한 질문 같은 경우는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기능은 역질문 기능인데, 프롬프트가 애매하거나 좀 더 보충 설명이 필요할 경우 역으로 질문을 해서 좀 더 좋은 품질의 자료가 나올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즉 좋은 자료를 얻기 위해 장문의 고도화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 없다는거죠. 오히려 이렇게 단계별로 ChatGPT와 문답을 이어 나가는 쪽이 결과물도 더 좋습니다. 프롬프트를 유도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른거죠.

이렇게 정리된 결과는 논문급이라 길고 가독성도 떨어지는데, 이 경우에도 보기좋게 정리해달라고 하면 아래와 같이 표로 정리해줍니다.

표 외에도 그래프, 원페이지 보고서, 글자수 제한 등 필요한 자료 결과에 따라 자료를 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불과 GPT-4o 때까지만 해도 어색한 부분은 제가 직접 다듬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GPT-o1, o3, o3-mini 부터는 별로 다듬어줄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뭐 물론 자료 조사 요청이 대외 공개 용이 아니라 위에처럼 개인용 목적이거나 연구를 보조하는 목적이라면 더 다듬을 필요도 없겠죠.

AI에 대해 여전히 ‘건전한 회의주의’로 바라보는 저입니다만, 솔직히 이제 AI의 유용성이나 정확성, 활용도에 있어서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나보다 몇배는 똑똑한 신입 사원이 들어왔을 때의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위협“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 위협은 AI에 느끼는 위기감이 아닙니다. 똑똑한 신입사원이 내 자리를 뺏을까봐 걱정하는게 아니라 똑똑한 신입 사원이 우리팀에만 들어온게 아니라는게 문제죠. 자칫하면 내 자리가 아니라 우리팀 전체가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

ChatGPT 프로에 있는 여러가지 기능은 머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될거고, 아마 점점 성능 최적화와 RPA, Operator 같은 기능이 더해지고, 언젠가 스마트폰에서 실행될 정도가 될겁니다. 그때가 되었을 때 우리는 도태되지 않으려면 AI를 어떻게 써야할까? 똑똑한 신입사원에게 무슨 일을 주어야할까? 똑똑한 신입 사원이 가져온 결과물을 평가하려면 나는 얼마나 많은 식견을 갖고 있어야할까?

ChatGPT Pro를 쓰면서 이런저런 고민들이 해결되었지만 추가로 이런저런 질문이 머리속에 떠오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