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쪽 모바일 게임들을 살펴보다가 반가운 게임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무려 Braid! Braid의 리마스터 + DLC + 개발자 코멘터리가 합쳐져 있는 Braid Anniversary Edition이 넷플릭스 게임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Braid는 제 인생 게임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처음으로 인디 게임에 눈을 뜨게 해준 게임이기도 했고, 그동안 좀 뜸했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게 된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게임이란 매체에서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게임이기도 합니다.
제 첫 컴퓨터였던 p1510에서도 실행되었던 저사양 게임이라 p1510에서 유일하게 즐겼던 게임이었습니다.
Braid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팀”의 모험 이야기입니다. 겉보기엔 슈퍼마리오 같은 플랫포머 게임 같지만 사실 퍼즐 장르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으로 스테이지에 있는 다양한 퍼즐을 해결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 게임에는 죽음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몬스터와 충돌해서 죽어도 시간을 되돌리면 됩니다. 처음에는 축복 같았던 이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점점 스테이지를 거듭하면서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통하지 않는 사물을 이용하거나 주변의 시간만 느리게 만들거나, 어쩔 때는 시간을 되돌려 과거의 나의 도움으로 해결해야하는 스테이지도 있습니다.
퍼즐 난이도는 처음한다면 상당히 어려운 편입니다. 퍼즐을 잘 해결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컨트롤 능력을 요구하는 스테이지도 많아서 터치스크린만으로 하기엔 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Braid가 저한테 충격으로 다가왔던 건 퍼즐의 방식과 난이도도 있지만 난해한 스토리도 한 몫했습니다. 게임을 진행해 갈 수록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이야기들의 연속만 펼쳐집니다. 어떤 이야기를 은유하고 있지만 게임 내에서 명확하게 설명되진 않습니다.
마지막 스테이지 후 해금되는 1 챕터(이 게임은 2챕터부터 시작함)에서 이야기의 실마리가 어느정도 잡히지만 이것도 추정일 뿐 결국 이야기는 플레이어의 상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Braid Anniversary Edtion은 기존 Braid의 틀에 그래픽 리마스터(애니메이션과 그래픽이 향상됨)와 개발자 코멘터리가 추가되어있습니다. 예전에 클리어해봤다고 하더라도 개발자 코멘터리에 몰랐던 정보가 있어서 한번 쯤 다시 플레이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Braid Anniversary Edtion 은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플레이 가능하며, 넷플릭스 구독이 필요합니다.
저도 오랜만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아이패드 프로에서 해봐야겠습니다. 미묘하지만 그래픽과 해상도가 좋아져서 아이패드 프로에서 하니 또 새로운 느낌이네요. 그러고보니 태블릿PC인 p1510에서도 했었는데 15년이 지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이 게임을 또 하게 되네요.
덧. 넷플릭스 게임 비즈니스를 처음엔 약간 비관적으로 바라봤는데 그래도 소닉 매니아도 그렇고 넷플릭스 덕에 기존에 모바일에서 보지 못했던 PC & 콘솔 게임들을 많이 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넷플릭스 구독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는건 여전히 별로지만요.
덧2. 터치가 지원되니 스테이지 중간의 직소 퍼즐 맞추기가 좀 더 쉬워진건 좋네요.

덧3. 아이패드 프로에서 매직키보드에 연결해서 플레이해도 잘 됩니다. 아이패드에서 키보드 지원하는 게임이 예전보단 많아지니 반갑네요.
덧4. 좀 치명적인 버그가 있는데 세이브가 안됩니다. 아무리 세이브 파일을 저장해도 앱을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면 세이브가 날아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