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에어팟 4 노이즈 캔슬링 모델 사용기입니다. 지난번에 똑같은 사용기가 올라오지 않았나 싶으시다면 맞습니다. 지난 번에 올린 글 이후로 반품하고 에어팟 프로 1세대로 돌아갔는데 결국 에어팟 프로가 상태가 요상해져서(…) 다시 에어팟 4 ANC로 구매했습니다.
지난 번 사용기는 일주일 정도 밖에 안쓴 상태에서 쓴거라 좀 부족했던 것 같은데, 오늘 사용기는 약 두 달 정도 쓰고 난 뒤 사용기입니다.
ANC 모델을 구매한 이유
사실 처음에는 지난번 리뷰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에어팟 4 일반 모델을 구매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막상 기변할 때가 다가오니 또 도진 그놈의 “기왕에는” 병 때문에.. 결국 ANC 모델을 구매했습니다.
ANC 모델을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노이즈 캔슬링이지만, 의외로 무선 충전도 컸습니다. 에어팟4는 맥세이프 충전을 지원하지 않지만 애플워치 충전기에서 충전하는 것도 의외로 편했거든요.
잘 때는 애플워치를 차고 자다보니 잘 때 비어있는 애플워치 충전기에 붙여두기만 하면 충전이 되어있어서 편합니다. 아이폰 15 프로를 쓰면서 본격적으로 무선 충전 액세서리를 구비하는 중인데, 역시 무선을 한번 맛 보면 다시 돌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일반 모델과 ANC 모델은 이런저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와서 다시 추천하라고 한다면 ANC 모델을 구매하시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
에어팟4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역시 다시 들어도 좀 아쉽긴 합니다. 여전히 저음은 잘 못 거르고, 빠르게 뛰거나 조금 자세를 바꾸면 소음이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현상은 여전합니다.
그런데 좀 오래 써보니 그래도 제가 주로 쓰는 환경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지난번 리뷰에서 쓴 것처럼 에어팟 4 ANC 모델의 성능이 가장 좋은 곳은 사무실이었는데, 제가 에어팟을 쓰는 경우도 대부분 사무실이다보니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확실히 사무실이나 카페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면 에어팟 4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기능 : 적응형 모드
지난번 사용기 때는 짧게 써서 제대로 이야기 못했지만 제가 에어팟4 ANC 에서 가장 좋아하게된 기능은 의의로 적응형 모드였습니다.
적응형 모드는 에어팟 프로 2에도 있는 모드인데, 주변음 허용 모드 + 노이즈 캔슬링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정 데시벨 이상의 소리는 평탄하게 해주거나, 반복되는 시끄러운 소음은 걸러주고 들어야할 소리는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모드입니다.
저는 적응형 모드를 보통 출퇴근할 때 쓰고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오는 차 소리는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노이즈캔슬링 모드로 쓰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출근 길에 공사 중이었는데, 적응형 모드를 켜니 공사중 소음은 줄어들고 새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에어팟 프로 1세대를 쓸 때만 해도 주변음 허용 모드와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왔다갔다 했는데 요즘은 거의 적응형 모드만 켜놓고 다니는 중입니다. 밖에서는 모드 전환을 할 필요성을 못 느낄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잘 안쓰는 기능 : 노이즈캔슬링 끄기
저는 노이즈캔슬링이 필요 없는 환경에서는 아예 노이즈 캔슬링을 꺼버릴 생각이었습니다. 어차피 에어팟 4는 오픈형 이어폰이니까 주변음 허용을 할 바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아예 꺼버리면 배터리도 오래가고 일반 에어팟4와 동일하게 쓸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였죠.
근데 의외로 이 “노이즈 캔슬링 끄기” 모드는 일반 에어팟4와 완전히 동일하지 않습니다. 일반 오픈형 이어폰을 쓰는 것과 동일한게 아니라 에어팟 프로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끈거랑 동일합니다.
이건 좀 신기한 부분인데, 에어팟4의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끄면 커널형 이어폰 같은 느낌이 납니다. 커널형 이어폰 같은 경우 별도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없는 경우 몸에서 나는 여러 소리(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있으면 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에어팟4도 노이즈 캔슬링을 끄면 동일한 소리가 납니다. 이어팁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한 일이죠.(주변음 허용 모드에서는 안남)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끄면 위 느낌 때문에 일반 오픈형 이어폰보다 조금 차음이 좋지 않은 커널형 이어폰 같은 느낌으로 주변음이 들어옵니다. 처음에 저는 에어팟4에 왜 주변음 허용 모드가 있는지 싶었는데 이래서 그런건가 싶더군요.
생각보다 잘 안쓰는 기능 2 : 도리도리
에어팟4 ANC 모델도 에어팟 프로 2세대처럼 머리를 끄덕이거나 흔들어서 통화나 알림 읽기를 허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에어팟 프로 1세대 쓸 때는 매번 말로 했어야 했어서 이 기능을 많이 쓸거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쓰게 되더군요.
이유는 생각보다 너무 여러번 고개를 끄덕이거나 흔들어야 합니다. 한번 두번으로는 인식 안되고 빠른 템포로 4~6번 정도는 흔들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에어팟 1세대 쓸 때 주변 시선 때문에 말로 거절하기가 좀 애매했던건데 말보다 이 제스쳐가 더 눈에 잘 띌 것 같은 느낌입니다. -_-
그래서 전 지금도 에어팟으로 통화 거절할 때는 그냥 말로 “아니”라고 말로 하곤 합니다.
마무리
에어팟4 ANC 모델에 대한 재사용기(?)를 짤막하게 다시 써봤습니다. 지난번에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에 좀 집중해서 써봤다면 이번에는 쓰면서 의외였던 것들과 생각보다 잘 쓰는 기능들, 생각보다 안쓰는 기능들에 집중해서 써봤습니다.
처음엔 좀 애매하다고 평가했지만 그래도 오픈형에서 노이즈 캔슬링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대체재가 많지 않은 제품입니다. 최근에 에어팟 프로를 쓰면서 귀가 간지러워지기 시작했는데 에어팟4로 갈아타고 나서 많이 괜찮아졌거든요.
특히 저는 적응형 모드를 쓰고 나서 밖에서는 모드를 거의 바꾸지 않습니다. 에어팟4에서는 이런저런 소리가 들어오기 때문에 적응형 모드를 쓰면 훨씬 자연스럽게 노이즈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모드의 장점만 취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