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게임은 러닝 플랫포머 장르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죠. 모바일의 한계에 따라 조작도 간편하고 어느정도 게임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일겁니다. 이런 러닝 장르의 조상격(?)인 게임은 역시 소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닉은 기본적인 달리기, 횡스크롤 슈팅이라는 장르의 성격을 구분지은 시리즈이죠.

그런데 정작 모바일에서 소닉은 러닝 장르 진출에 상당히 늦은 상태였습니다.상당히 뒤늦게 템플런 형식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반응은 그렇게 뜨겁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3D 소닉에 거부감이 있어서 그런 것이었을까요.

세가는 콘솔에서 이미 소닉을 3D 어드벤쳐 장르로 이동시킨 전적이 있습니다. 나중엔 격투 게임도 나왔습니다. 라이벌인 마리오는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림과 동시에 새로운 요소들을 발전시켜 나갔던 것과 대조적으로 소닉은 자기 장르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모바일에서 대응이 늦은 것도 그 때문이겠죠.

세가는 많은 비판을 받았던 콘솔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소닉 장르의 복고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설적인 소닉3의 후속작인 소닉4는 모바일로만 출시되었습니다. 그래픽만 좋아지고 게임성은 형편 없어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긴 했습니다만.. -_- 오히려 소닉 예전 게임들을 리메이크한 클래식 장르가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높았죠.

그랬던 세가가 이번엔 달리기, 횡스크롤 슈팅이라는 소닉의 정체성을 살려서 <Sonic Runners>란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이제야 소닉 다운 러닝 게임이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시하자마자 국내 앱스토어 2위 달성하는 등 최근 나온 소닉 게임 중엔 가장 선전하고 있습니다.

게임 방식이나 그래픽은 기존 소닉4와 별로 다르진 않은 것 같습니다. 소닉4를 러닝 게임으로 바꾸고 약간 그래픽 사양을 다운시킨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달리기도 있고, 적도 있고 오랜 전통의 보스 에그맨도 등장합니다. 여러모로 진정한 소닉 러닝 게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점들이 보이는데요, 일단 느립니다. 통신 상태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로딩이 매우 느립니다. 간단하게 하려고 해도 로딩 때문에 게임 한번하는데 기본적으로 5분 이상 소요됩니다.

게임 자체만 봤을 때는 소닉의 캐릭터성도 있고 러닝 게임으로서도 어느정도 성공적인 게임이지만 클래식 게임의 팬인 제 입장에선 상당히 심심합니다. 소닉의 묘미는 속도감을 비롯해 여러 퍼즐, 조작감 등의 요소가 있을텐데 이 게임은 소닉이 달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재미가 없습니다. 너무 단순하달까요. 위에 세번째 그림에 있는 <소닉2>도 모바일에서 하기 어려운 게임도 아니면서 소닉의 장르 특성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Sonic Runners>도 요소는 다 있는데 재미가 없습니다. 이게 바로 게임성의 차이겠죠.

단순히 화면을 뛰어다니는 러닝 장르도 매니악하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저에게 보여준 게임은 <Rayman Runs>란 게임입니다. Ubisoft의 전통적인 캐릭터 레이맨을 모바일에서 부활시켜놓은 게임이죠. 단순히 한 방향으로 뛰는게 아니라 여러 동작을 조합해서 가장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게임이었죠. 게임 내에 있는 아이템을 다 모으는게 목적이기 땜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소닉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Rayman Runs>를 해보면서 왜 이런 게임이 소닉 시리즈로 나오지 않았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런 장르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캐릭터는 소닉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세가는 소닉이란 캐릭터를 들고도 여전히 제대로 못 살리는 느낌입니다.

<Sonic Runners>를 평가해보면, 러닝 게임으로는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오랜 시리즈의 팬들이 해보기엔 여타 다른 러닝 게임처럼 매우 재미없고 심심하다..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가움과 애석함이 교차하네요. 전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스프링보드에서 이 게임을 결국 지워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