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클럽에서 자기 학생증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포스팅.

몇년전에 영어 회화 학원을 다니던 때의 일이다. 회화 학원을 처음 가면 으레 그렇듯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는데 보통 다들 대학생이다보니 나이와 자기가 다니는 학교 정도로 소개가 끝나곤 한다. 나도 내가 다니는 학교를 이야기하며 소개를 마쳤다.

그렇게 수업이 끝나고 근처 카페에서 복습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회화 수업을 듣던 여학생이 말을 걸어왔다. 한번도 그런 경험을 한적이 없었기 땜에 어버버하고 있었는데 그 여학생이 대화 중에 말하길,

“서울대 다니시죠?”
라고 물었다.

난 시립대를 다니고 있었는데, 서울시립대의 영어 이름은 “University of Seoul"이다. 남가주 주립대의 이름이 “University of South California"라는걸 떠올려보면 저 이름이 이해가 될 것이다. 참고로 서울대의 영어 이름은 "Seoul National University"로 국립대라는 부분이 들어가있다. 자기 소개는 당연히 영어로 했기 때문에 학교 이름에서 오해가 생긴듯했다.

난 당연히 시립대를 다닌다고 말했고 그 여학생은 "뭐야~~” 라고 하며 웃어 넘기고 몇마디 말을 한 뒤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그 여학생과 이야기 하는 일은 없었다.(심지어 인사도 안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겐 상당히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있는데 이렇게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학력에 대한 장벽 같은 것을 별달리 느껴보지 못했지만 이 때 처음으로 “인생은 실전이야 xx야"라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클럽에서 학생증을 보여주는 행위는 상당히 우습지만, 이런 일들을 종종 겪다보니 의외로 먹히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_-


Apple에 게시되었습니다에 태그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