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2 미니 Product RED 개봉기 겸 사용기

이번에 아이폰 12 시리즈 라인을 결국 지르고 말았습니다. 첫 등장부터 관심이 있었던 아이폰 12 mini 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지름은 제가 쓸 것은 아니고 제 가족이 쓸 물건입니다. 전 당분간은 아이폰 11 프로를 계속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아이폰 12 mini 글은 제가 직접 사용하는 기기는 아닌만큼 심도 있는 사용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써보면 느낄 수 있는 부분들, 예를 들어 성능의 차이나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의 비교는 이 글에서는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12 mini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크기와 카메라를 이전 세대 아이폰에 비해 얼마나 좋아졌는지 최대한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개봉기

언제나 처음 아이폰을 개봉할 때는 영롱합니다. 특히 11 시리즈부터는 처음 박스를 열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뒷면이 나오도록 변경 되었는데 아무래도 전면 디자인은 다 비슷비슷하다보니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쓸 목적으로 구매했다면 오랜 전통에 따라 블랙 색상으로 했겠지만 제가 쓸 목적은 아니었으므로 강렬한 레드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의외로 미니의 프로모션 이미지들을 보면 레드가 센터인게 미니에서는 레드를 메인으로 미는건가? 싶기도 하더군요.

그러고보니 그동안 숱한 애플 기기를 샀지만 Product RED를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빨간 색상의 제품은 이렇게 Product RED 인증서가 같이 껴져 있더군요. Product RED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구매 금액의 일정 부분은 에이즈 재단에 기부되는 상품입니다.

다른 아이폰과 달리 빨간 모델은 하단에 Product RED 마크가 새겨집니다.

아이폰 12 미니는 다른 아이폰 시리즈처럼 기본 구성품에 충전기가 없습니다. 케이블과 인증서, (상당히 작은) 매뉴얼 정도만 박스에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전체 박스의 크기는 상당히 줄었습니다. 두께만해도 기존 아이폰 11 프로 패키지보다 절반정도는 줄어든 느낌입니다. 덕분에 충전기를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집에서 쓰는 급속 충전기부터 여러가지 충전기가 있기 때문에 아쉽진 않고, 친환경을 위해서라는 애플의 말도 어느정도는 이해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주던걸 안주는 것은 섭섭한 일입니다.

크기 비교

아이폰 12 mini의 가장 주요한 정체성은 역시 크기와 무게겠죠. 그래서 개봉하자마자 가장 먼저 다른 아이폰들과 크기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아이폰 11 프로와의 비교입니다. 아이폰 11 프로는 아이폰 11 시리즈 중 가장 작은 사이즈(5.4인치)였지만 미니는 그보다 작습니다. 무게는 말할 것도 없죠. 아이폰 11 프로는 크기는 작아도 무게는 아이폰 7 플러스와 동일한 무게였던 것에 반해 아이폰 12 mini는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그 다음은 아이폰5와 비교해보았습니다. 아이폰 12 시리즈는 각진 형태의 디자인을 탑재하면서 아이폰4와 아이폰5의 디자인으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죠. 하지만 사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아이폰 4나 아이폰 5의 디자인이라기보다 아이패드 프로의 디자인 언어를 따르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아무리 아이폰 12 ‘mini’지만 아이폰5보다는 큽니다. 아이폰5도 전작인 4에 비해 약간 커진(정확히는 길어진) 크기였음에도 아이폰 12 mini는 그보다 좀 더 큽니다. 더이상 5만큼의 사이즈로 작아지긴 힘들어진걸까요. 전체적인 크기 차이에 비해 디스플레이가 담고 있는 정보량은 베젤이 얇아지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보면 참 기술의 발전이 따로 없네요.

오랜만의 각진 디자인이기 때문에 서로 두께 비교도 가능했습니다. 아이폰 12 라인은 전체적으로 두께가 11 시리즈에 비해 얇아졌습니다. 아이폰5보다는 미세하게 두꺼운 느낌이지만 그래도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아이폰에서 보는 오랜만의 얇은 두께네요.


카메라 비교(feat. 아이폰 11 프로)

그 다음으로 비교해볼 영역은 카메라입니다. 비교해볼 상대는 아이폰 11 프로입니다. 프로 vs 미니의 대결이긴 하지만 아이폰 11 프로와 아이폰 12 mini는 서로 1년의 간격이 있기 때문에 좋은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일반적인 주광에서의 사진은 둘 다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비교가 무의미해 제외했습니다. 또한 실내 사진 같은 경우도 둘 다 훌륭한 품질을 보여주기 때문에 비교에서 제외했습니다.

먼저 인물 사진 모드를 비교해봤습니다. 인물 사진 모드는 배경을 흐릿하게 보케 효과를 주는 것을 의미하는 아이폰의 사진 모드죠.

싱글 렌즈 기반의 아이폰 XR이나 아이폰 SE 2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인물을 인식하여 배경을 분리해내지만 아이폰 프로는 망원렌즈를 이용해, 아이폰(듀얼 렌즈)는 초광각 카메라를 이용해 배경을 분리해낼 수 있어 인물이 아닌 사물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폰 11 프로로 찍은 아이패드 프로 사진입니다. 아이폰 11 프로는 망원 렌즈가 있어 비교적 왜곡 없이 사물을 담아낼 수는 있지만, 애플 펜슬까지 배경과 같이 초점이 날아가버린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

반면 아이폰 12 mini로 찍은 아이패드 프로 사진은 광각 렌즈로 찍은만큼 약간의 왜곡은 있지만 애플 펜슬의 디테일은 정확하게 잡아냈습니다. 아이폰으로 인물 사진 모드를 찍을 때는 빨대나 애플 펜슬 같은 얇은 물체는 보통 초점이 날아가버리는데 아이폰 12 mini는 애플 펜슬을 비교적 정확하게 잡아냈습니다.

아이폰 12 mini

다음은 인물사진을 이용해 접사를 찍어봤습니다. 인물 사진을 이용해 접사를 찍을 경우 좀 더 사물을 강조하면서 퀄리티 있는 사진을 찍어낼 수 있죠. 이번에는 언뜻 봤을 때 대등해보이지만 아이폰 11 프로는 아이패드 프로 테두리의 디테일이 날아간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반면 아이폰 12 mini는 이번에도 정확하게 테두리를 잡아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
아이폰 12 mini

만약 LiDAR 센서가 탑재된 아이폰 12 프로와의 비교였다면 훨씬 극적인 차이를 보여줬을 겁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힘만으로도 아이폰 12 mini는 아이폰 11 프로보다 비교적 더 정확한 인물 사진 모드를 찍는게 가능해 놀랐습니다.

그 다음 비교는 야간 모드입니다. 야간 모드 사진은 어두운 환경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밝기를 최대한 보정하는 기술이죠. 아이폰 12 시리즈의 야간 모드는 아이폰 11 시리즈보다 약간 밝게 나오도록 개선되었습니다. 이 부분 역시 아이폰 12의 A14 프로세서를 잘 활용하는 부분입니다.

먼저 어느정도 밝기에서 찍은 것인지 체감을 위해 야간 모드가 지원되지 않는 아이패드 프로의 카메라로 피사체를 먼저 찍어봤습니다. 아이패드 프로의 카메라가 아이폰만 못하긴 하지만 실제 눈으로 보기에도 저 정도 밝기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조용으로 아이패드 프로로 찍은 피사체

먼저 아이폰 11 프로로 찍은 피사체입니다. 노출 시간은 5초로 설정해서 찍었습니다. 실제에 비해 꽤 밝게 찍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

아이폰 12 mini로 찍은 피사체입니다. 역시 노출 시간은 5초로 설정해서 찍었습니다. 역시 11 프로처럼 잘 찍혔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는 야간 모드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폰 12 mini

다음은 좀 더 극단적인 환경에서 비교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거의 빛이 없이 아이패드 프로에서 새어나오는 빛만 있는 방안에서 피사체를 찍어봤습니다. 아이패드 프로 불 빛마저 없는 상태에서는 두 카메라 모두 피사체를 찍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약간의 빛을 더해야 했습니다. 둘 다 노출 시간은 10초로 설정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의 경우 찍히긴 했지만 노이즈가 엄청나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었습니다.

아이폰 11 프로

놀랍게도 아이폰 12 mini는 노이즈가 거의 없습니다. 흐릿하긴 하지만 피사체도 제대로 찍혀있는 것을 보실 수 있죠. 극단적인 야간 환경이라면 아이폰 12 mini 쪽이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 12 mini

마무리

간단하게 아이폰 12 mini를 살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사용하는 폰이었다면 좀 더 심층적인 사용기를 써볼 수 있었겠지만 실 사용을 해보진 않은 상태이므로 여기에서 비교를 마무리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원래는 배터리 비교도 해보고 싶었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 악화로 인해 실외에서 장시간 테스트를 진행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11 프로 쪽이 배터리 용량 자체가 워낙 많아서 비교를 했다고 하더라도 아이폰 12 mini로는 공정한 비교라고 볼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아이폰 7 플러스를 썼었던 아이폰 12 mini의 실 사용자의 의견에 따르면 배터리가 그다지 짧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 배터리 시간이 11 시리즈에 비해 짧다는 것이지 이전 세대 아이폰에 비해 그다지 짧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폰 12 mini는 최근 아이폰에서는 보기 힘든 크기와 무게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폰 12 mini는 성능도, 디스플레이도 프로 모델과 거의 동일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작은 아이폰을 선택함으로서 양보해야할 부분이 없다는 것이 아이폰 12 mini가 가진 진정한 장점입니다.

그동안 작은 아이폰을 기다리고 있었다면, 아이폰 12 mini는 그동안의 기다림에 대한 보상입니다. 가격이 아니라 작은 사이즈 때문에 새로운 아이폰 SE를 기다리고 있었던 분이라면 비로소 폰을 바꾸실 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