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위기라고 한다.

삼성이 위기라고 한다. 글로벌 효자 산업인 스마트폰 산업에서.

사실 삼성은 천하무적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이지만 어디까지나 하드웨어 적인 부분에만 한정되어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구글을 벗어나기 위해 바다를 시도했었지만 망했고, 타이젠도 여전히 희미하다. 여전히 삼성은 구글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다.

하드웨어, 특히 성능 측면의 스마트폰 혁신은 어느정도 한계에 이르렀다. 사양이 한계에 이른게 아니다. 사용자의 효용이 한계에 이르렀다.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조금만 빨라져도 사람들의 효용은 크게 높아졌지만, 지금은 웬만큼 빨라져도 사람들은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애플은 개발자를 잡기로 했다. 지금도 iOS 생태계는 안드로이드보다 몇발짝 앞서있는 상태이지만 그 강점을 확실히 하기로 한 것 같다. 그래서 애플은 Object C를 대체하는 개발언어도 새로 만들었고, OpenGL을 대체하는 그래픽 레이어도 만들었다. 운영체제도, 개발 생태계도 모두 애플 손안에 있다.

하드웨어 분야는 삼성이 원래 강했던 분야고 애플을 금방 따라잡을만한 역량이 있었지만, 삼성에게 소프트웨어는 어떨까? 애플과 경쟁이 되는 상태인가?

결국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 등 소위 “돈되는 시장"의 IT 장치들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발전할 것이다. 초기 하드웨어 발전이 중요한 시기엔 구글은 삼성이 아쉬웠지만, 소프트웨어 혁신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구글은 삼성이 아쉽지 않을 것이다.

삼성도 이것저것 시도를 하고 있지만 한계는 갤럭시S5와 갤노트4를 보면 뚜렷하다. 삼성은 하드웨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했다. 다하다 못해서 심박수 측정기까지 달아놨다. 하지만 시장은 그 정도 혁신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이것은 기대를 밑도는 매출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아이폰5S도 지문 인식 달린 것 밖에 없지 않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애플은 지문인식 센서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왜 지문인식을 넣었으며, 지문인식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답을 내는 회사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역량이라고 난 생각한다.

삼성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참 많이 닮아있다. 하드웨어(인프라) 같은 부분은 뚝딱뚝딱 잘도 만들어낸다. 아무리 외국에 좋은게 나와도 금방 따라할 수도 있다. 갤럭시S5 LTE-A 같은,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 기술조차 도입되지 않은 빠른 속도의 무선 인터넷을 탑재한 무지막지하게 빠른 스마트폰을 만드는 나라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소프트웨어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따라잡기가 무척 힘들다. 하드웨어는 최강이지만 소프트웨어는 다른 회사의 것을 쓰고 있는 갤럭시S5처럼, 소프트웨어는 따라하기 힘들다. 소프트웨어 역량은 뚝딱뚝딱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키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경쟁에서는 삼성 vs 애플의 경쟁이 아니라 구글 vs 애플의 경쟁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