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적으로 우리나라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 중 하나가 마조히즘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 이야기. 어른들이 모이면 어릴 때 굶었던 이야기. 그리고 모두가 공감하는 고3시절 코피 쏟은 이야기 등.

서로 출신이 다르고 생년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이야기 꽃이 핀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엔 자연스럽게 “내가 더 힘들었다"느니 하는 고생 배틀 시작. 이 중 가장 고생한 사람의 이야기가 모두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생각해보면 행복했던 시절 이야기를 술집에서 해본적이 있나? 가장 좋았던 시절 이야기는?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들. 한국인이 모두 불행하다고 하지만 누구에게나 행복했던 순간은 분명 있다.

하지만 국민 정서에 마조히즘이 분명 흐르기 때문에 모두가 모이면 고생 배틀로 자연히 이어지는 것 같다. 이런 정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도 고대로 보인다. "내가 이 글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모두와 공유해야지!"가 "행복한 글이다 모두와 공유해야지!"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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