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자마자 어제 못 산 쥐빵을 사러갔다. 유럽의 빵집은 우리나라 떡집처럼 대부분 새벽에 열기 때문에 아침에도 빵집에 갈 수 있었다.
드디어 마주한 쥐빵 들. 거의 30년 걸려서야 실물을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하멜른의 빵집 어디에서든 이 쥐빵을 살 수 있었다는데 어제 저녁과 아침부터 시내를 계속 돌아다녀본 바에 의하면 이제 쥐빵을 파는 곳은 이 빵집 하나 밖에 안남은 것 같다. 하멜른의 가게도 대부분 대형 브랜드로 바뀌었고, 빵집도 체인점화되고 있었다.
예전에는 워낙 많아서 간판에 원조를 달아놓고 장사했던 시절도 있었다는데 이젠 거의 잊혀져 가는 것 같다. 쥐빵을 사는 사람들도 우리 아니면 독일 다른 도시에서 온 할머니 정도 밖에 없었다.
이 빵집마저 사라지면 하멜른에서는 쥐빵도 같이 사라지게 될지.. 줄어드는 관광객에 따라 전통과 이야기도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어쨌든 그래서, 30년 만에 다시 마주한 질문
“쥐 빵은 먹는 것인가?”
답변은 “아니오”다. 하멜른 빵집 아주머니한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이건 음식이 아니라 장식품이다.
본질은 빵이 맞지만 너무 딱딱하게 구워져서 먹을 수 없다. 실제로 만져봐도 나무로 만든 것처럼 딱딱하다. 30년만의 궁금증이 제대로 풀어졌다. =_=
그리고 왜 한국 사람들이 이 빵을 안사는지도 이해했는데 귀엽다기 보다는 리얼하게 생겼다. 약간 똥(?) 같은 느낌도 드는..
어릴 때 봤던건 이것보다는 귀엽게 생겼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번 여행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 클리어.
하멜른에서 미션을 완수하고 이제 마지막 여행지인 베를린으로 향했다.
하멜른에서 베를린 가는 길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하노버를 거쳐서 2시간 반만에 베를린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겪은 5단콤보 덕분에 이제 독일에서 기차타면서 헤맬일은 없을듯.
베를린에서 내리자 특이하게 생긴 성당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저긴 대체 뭘까..? 정체는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