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 10.04 Beta1을 깔아봤습니다.

언젠가 Jzip의 개발자이신 정승원님이랑 농담처럼 “이러다 우분투도 10.04, 10.10까지 가는거 아니에요?”라는 말을 주고 받았던 것 같은데 정말로 어느새 10.04라는 버전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2004년 10월, 4.10 부터 시작되었던 우분투 프로젝트도 어느덧 6년이 다되어가고 있고, 저도 올해 3월로 우분투와 함께한지 3년이 됩니다. 윈도우즈를 떠나있던 시간도 그만큼이기에 정말 요즘은 윈도를 사용하는게 더 어색합니다.(윈도7은 말할 것도 없죠)우분투 프로젝트가 6년동안 진행되면서 우분투는 정말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분투의 모든 버전을 아우르는 Human 테마를 비롯한 갈색 계열의 바탕화면은 우분투의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물론 디자인 변경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Clearlooks를 개량한 Human 테마 엔진을 사용하던 우분투는 그 기반을 Murrine 엔진으로 옮기기도 했었고, Murrine 기반의 Human 테마를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의 변경은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테마 후보가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우분투의 기본 테마는 Human 테마였습니다.그랬던 우분투이기에 이번 우분투 10.04는 우분투의 세번째 LTS로서뿐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의 변경과 인터페이스 재설계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은 버전입니다. 물론 그 변화가 전체적으로 맥OSX과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기존 리눅스 유저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저도 우분투가 윈도보다는 맥과 비슷하게 가는 방향을 찬성하고 있었지만 이번 디자인 변화는 좀 심한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_-;;(왜 그런지는 아래에서..) 어쨌든 10.04의 변화는 “디자인의 변화”라고 봐도 될 정도로 눈에 보이는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전체적인 속도 향상, 특히 부팅 속도와 종료 속도의 향상은 이제 우분투 버전업에 있어서 기본 중의 기본이 되었지요. 그럼 이제부터 우분투 10.04 베타1을 통해 우분투 10.04에서 바뀌는 것들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 보겠습니다.1. 부팅 스크린의 변화

가장 먼저 우분투를 구동하면 보이는 부팅 화면의 변화입니다. 화면에 10.04 출시와 함께 새롭게 바뀌는 로고가 있고, 아래에 부팅상황을 알려주는 점이 보입니다. 이 화면은 예전과 달리 부트 스플래쉬가 아니라 X에서 지원하는 화면입니다. 따라서 부트 스플래쉬보다 훨씬 깔끔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부트 스플래쉬 구동 없이 grub 다음에 X가 바로 구동되기 때문에 부팅시간의 단축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로고는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인지라 이번 부팅 화면도 정말 마음에 듭니다.2. 새로운 테마 “Light”

우분투 디자인 변화의 핵심인 테마의 변화입니다. “Light”는 테마 이름 뿐 아니라 10.04부터 시작되는 우분투의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으로서, “빛”과 “가벼움”을 의미하는 이중적인 의미의 단어입니다. Light를 보면 10.04의 코드네임인 “Lucid Lynx(빛나는 스라소니)”도 우연하게 나온 이름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라색의 바탕화면이 기본이고, 9.10에서도 그랬듯 Flickr를 통해 선발된 사진들이 바탕화면에 포함될 예정입니다.일각에서는 저 보라색 바탕 화면이 레오파드를 떠올르게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만, 그건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라고 봅니다.3. 창 버튼의 위치 변경

기존의 우분투는 창 테두리에 있는 창 버튼이 MS윈도의 방식과 동일하게 오른쪽에 있었지만 이번 버전에서는 맥OSX처럼 왼쪽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우분투 메일링에서 뜨겁게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19일, 마크 셔트워스가 직접 디자이너의 소신대로 가는게 좋겠다”라는 의견을 밝혔기에 큰일이 있지 않는 이상 현재처럼 창의 왼쪽에 버튼이 위치하게 될 것입니다. 창의 왼쪽이 나은가, 오른쪽이 나은가에 대해서는 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버튼을 왼쪽으로 위치함으로서 얻게되는 “직관성”이 “익숙함”보다 더 클지에 대해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왜 창 버튼의 배열이 맥OSX과 다른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건 GNOME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GNOME에서 팝업 창은 주로 아래와 같이 표시됩니다.

보통 최대화와 종료 버튼이 같이 있는 GNOME의 팝업창 때문에 버튼의 위치를 저렇게 배열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현재 디자인에서 조금이라도 위치를 바꿀경우 버튼의 디자인이 크게 틀어집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추측일 뿐입니다. 차라리 종료 버튼을 맨 앞으로 내보내도 디자인이 깨지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4. “알리미 애플릿(indicator Applet)”

트레이 부분의 변화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기존 알림영역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고, 알리미(indicator) 애플릿의 역할이 늘어났습니다. 기존 유저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메신저와 SNS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알리미 애플릿은 두가지로 나뉩니다.* 시스템 알리미 : 기존에는 편지봉투만 있어서 메신저와 메일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블루투스, 배터리, 볼륨 조절까지 이 알리미 안에 포함되게 됩니다. 편지봉투는 메일, 메신저를 관리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SNS 계정과도 통합되어 연동됩니다.

“Broadcast”라고 되어있는 부분이 바로 SNS와 연동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Flickr 까지 다양한 SNS와 통합되어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SNS 프로그램은 Gwibber가 사용됩니다.* 세션 알리미 : 세션 알리미는 현재 계정의 상태와 로그아웃, 컴퓨터 끄기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는 애플릿입니다.

클릭해보면 계정 얼굴과 함께 현재 상태를 간략하게 적을 수 있는 글상자가 있습니다. 여기에 현재 상태를 입력하면 메신저에 “현재 상태”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고, 동시에 트위터에 현재 상태가 포스팅됩니다. SNS와 메신저 같은 네트워크와 UI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정말 멋진 변화입니다.5. 기본 애플리케이션의 변화10.04에 이르러 기본 애플리케이션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시끄러웠던 부분이 GIMP의 제거였죠. 포토샵이 윈도에 기본으로 깔려있지 않다는 논리로 GIMP는 기본 프로그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우분투 재단에서는 대신 간단한 그래픽/사진 편집에 F-Spot을 쓰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GIMP가 기본 프로그램에서 제외되었다고해서 GIMP를 설치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우분투 소프트웨어 센터에서 김프를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GIMP가 제거된 대신 그 자리에 Gwibber와 Pitivi가 추가되었습니다.

gwibber는 Twitter, Flickr, StatusNet, Qaiku(이건 뭐지?), Facebook, Friend Feed, Digg, Identi.ca 등의 서비스와 연동할 수 있는  종합적인 SNS 프로그램입니다. 우리나라 리눅서들은 쓰시는 분들이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외국에서는 상당히 많이 쓰이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분투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SNS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있습니다. 가령 트레이에서 바로 트위터를 포스팅할 수 있다든지,트윗에 멘션이 새로 들어오면 알림 메시지를 통해 알려준다든지(gwibber를 실행하고 있지 않아도) 하는 것들이 가능하지요.

Pitivi는 쉬운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이 어플은 사용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우분투 스튜디오도 아니고 우분투에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포함되다니 상당히 의아하지만, 최근은 가정용 데스크탑에서 홈비디오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들어간 프로그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그 외에, 개발이 중단된 Xsine 대신 들어간 Simple Scan과 두뇌 유희 게임 Gbrainy 등이 추가되었습니다.6. 소프트웨어 센터의 변화

9.10에 처음 나타났던 소프트웨어 센터가 좀 더 세련되게 바뀌었습니다. 반응속도도 전 버전보다 좀 더 빨라진 느낌입니다.7. 공유 폴더 설정 향상

처음 우분투를 접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폴더 공유 설정이 어렵다고 하십니다. 그 비판을 받아들였는지 이번 우분투는 폴더 공유 설정이 대폭 향상되었습니다. 삼바 뿐 아니라 블루투스를 통한 파일 공유도 이곳에서 할 수 있네요.8. compiz 효과의 변화이 부분은 스샷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인데.. Expo 효과와 Scale 효과가 좀 더 맥OSX와 비슷하게 바뀌었습니다(…) Expo 효과는 가상 데스크탑 간의 간격이 생겼고(맥OSX처럼) Scale 효과는 이전보다 좀 더 점잖은(?) 움직임을 보여줍니다.(역시 맥OSX처럼..)9. 기본 프로그램의 버전 향상우분투 10.04는 최신 파이어폭스 3.6, 오픈오피스 3.2도 함께 제공됩니다.(이 글은 계속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헉헉.. 간단하게 쓰려고 했던 글이 상당히 길어져 버렸네요. 이번 10.04는 부팅속도도 이전 버전보다 더 빨라졌고, 더욱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이번 10.04는 맥OSX과 너무 비슷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창버튼을 비롯해 전체적인 디자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맥OSX처럼 편리성이 향상된 대신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트레이에 있는 알리미 애플릿과 알림 메시지, 로그인 화면 등입니다. 알리미 애플릿은 겉보기엔 보기 좋고 편해보이지만 우분투에서 지정한 기본 프로그램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에볼루션으로 메일을 보내고, Empathy로 메신저를 하며, Gwibber로 트위터를 하는 유저들에게는 무엇보다 좋은 기능이지만, 썬더버드로 메일을 보내고, Pidgin으로 메신저를 하며, Twitux로 트위터를 하는 유저들에게는 알리미 애플릿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볼륨, 배터리, 블루투스 아이콘 등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자리이동이 더이상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이 네가지 아이콘은 같이 있어야하는 인터페이스인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분께 “알림 영역 부분이 변경 된 것이 기존 유저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드렸었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그분은 비웃으셨지만..ㅠㅠ)알림 메시지와 로그인 화면도 심각합니다. 알림 메시지 인터페이스는 9.04부터 도입되었고, 새로운 로그인 화면은 9.10부터 도입되었습니다. 이 두가지 기능은 이전 버전부터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작 제대로된 설정도구하나 추가되지 않고 있습니다. 알림영역이나 로그인 화면 등은 어려운 Tweak 작업을 거치지 않고서는 디자인조차 변경할 수 없습니다. 특히 10.04에서도 9.10처럼 알림메시지가 일정한 공간을 두고 나타나는데 이 부분은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을 주었으면 참 좋겠습니다.(윗 부분 한칸을 두고 풍선이 나타나니 정말 어글리합니다)물론 사용자 편의성과 설정의 자유도는 반비례하는 두 마리 토끼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분투의 가장 큰 가치가 “사용자 지향”이라는 것을 볼 때 이런 “반리눅스적(?)”인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런 변화들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보니 저도 어쩌면 제가 그토록 싫어하던 “기존 리눅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덧. 그런데 정작 써놓고보니 정식 릴리즈 후에 해도 될 얘기들을 잔뜩 써놨네요-_- 게다가 정작 베타버전에 대한 소감은 전혀 없다니… 10.04는 다른 x.04 버전처럼 베타 버전임에도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게다가 LTS인지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에 다른 버전과 달리 10.04는 알파를 한단계 줄이고, 베타를 두번 내놓지요. 그렇지만 아직 불안정함이 조금 보이는데요, 가령 인터넷 서핑 중 화면이 떨리거나(..이건 인텔 드라이버의 문제인 듯), 와콤 타블렛 및 터치스크린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거나(이건 제 노트북에도 마찬가지라 해결 방법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부팅이 가끔 제대로 안되거나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도 9.10 베타에 비하면 정말 양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우분투를 처음 설치하시거나, 우분투를 사용하신지 얼마 안되셨다면 정식 버전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