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9to5Mac 사이트의 기사를 보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아이팟의 부활을 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팟의 부활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팟이 부활해봐야 아무도 안살거라는 기사였죠.
기사 내용 자체는 낚시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약간 좀 충격이었던건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아이팟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거죠. 직장에서 스마트폰을 반입할 수 없어서 아이팟이 필요하다고 하는 특수 케이스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에 생기는 “집중력 분산”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집중력 분산”
IT 디바이스 쪽 세계, 특히 미국 쪽에서는 이 “집중력 분산”을 막기 위한 기기들의 시장이 형성 되어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라이트폰입니다. 딱 전화기에 필수적인 기능만 갖춰서 스마트폰으로 인해 도둑 맞은 집중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폰입니다.
태블릿 영역에는 리마커블 페이퍼 프로도 있습니다. e-ink 디스플레이에 딱 필기 기능만 있는 이 태블릿도 아이패드 등의 디바이스에서 도둑 맞은 집중력을 되찾아 준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했던 이야기지만 왜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집중력 도둑이라고 일컬으면서 또 다른 전화기와 태블릿을 사려고 하는걸까요? 어차피 라이트폰은 메인으로 쓸 수 없습니다. 저만해도 아이폰에 인증 앱과 식권 앱이 설치되어있어서 라이트폰만 들고 나가면 출근도 못하고 밥도 못 먹습니다. 어차피 스마트폰이 필수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디바이스들은 추가 포지션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럼 스마트폰을 하나만 쓸 때는 도둑 맞았던 집중력이 스마트폰을 두 대 쓰면 돌아오기라도 하는걸까요? 애플 뮤직을 실행하는 아이폰을 두고 아이팟에 유선 이어폰을 꽂으면 집중력이 향상될까요?(MC 스퀘어 생각 나는)
어느정도 공감은 합니다. 저도 스팀덱을 쓰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게임할 때는 게임한다고 켜놓고 다른 걸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팀덱은 켜면 딱 게임만 하게 되거든요. 뭔가 하나에 집중할 때는 확실히 단일 기능을 가진 기기가 더 나은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팀덱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보다 게임을 훨씬 잘 실행합니다. 스팀덱은 범용 기기보다 특정 목적에 훨씬 특화된 기기인거죠. 전자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자책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도 볼 수 있지만 전자책이 가지는 무게, 배터리, 시인성에서 오는 장점이 분명히 있죠. 스마트폰 시대에 단일 기능의 기기의 의미는 스마트폰보다 무언가를 더 잘하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라이트폰이나, 리마커블 페이퍼 프로 같은 기기들은, 스마트폰이 잘하는 영역보다 더 잘한다고 보긴 어려워보입니다. 라이트폰은 여러모로 스마트폰의 하위 호환이고 필기는 리마커블보다 아이패드가 기능으로보나 활용성으로 보나 여러모로 낫습니다. 특히 리마커블 프로는 가격이 거의 아이패드 급이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전 위에 인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팟이 부활해도 별다른 의미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집중력 도둑을 잡으려는 힙스터들은 살지도 모르지만요. 사실 미국은 워낙 시장이 커서 그런 사람들만 봐도 시장이 형성되니 의미가 아예 없진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도둑 맞은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기기를 추가하는게 아니라 차라리 현재의 기기를 슬기롭게 이용하는건 어떨까요? 스크린 타임이나, 알림 기능 최소화, 소셜 네트워크 앱의 삭제를 통해서도 현재 들고 계신 아이폰으로도 충분히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으실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소셜 네트워크 앱은 전화랑 문자 밖에 없습니다. 알림도 필수적인 문자, 전화, Slack 메신저(이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외에는 다 꺼놓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기를 추가해서 안그래도 도둑 맞은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경제력도 분산 시키는 것보다는 현재 쓰는 기기를 좀 더 슬기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