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꾸준히 들어오시는 분이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계시다면 요즘은 하루에 하나씩은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셨을겁니다.
그게 어느덧 104일 째가 되었습니다. 사실 한창 블로그를 했을 때도 매일매일 쓰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분투 쓰던 시절에는 하루에 여러개씩 올리기도 했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별다른 동기 없이 그냥 한번 매일 블로그에 글을 써보자라고 생각하게 된게 벌써 이렇게 되었습니다. 글쓰기 소재가 있든 없든 누가 보든 안보든 그냥 쓰자고 생각하니 또 어떻게든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글이 하루 지나가기 직전 11시 50분 쯤에 올라오는건 함정이지만요.
워드프레스에서도 저렇게 연속 통계를 내주다보니 저 기록을 깨기가 싫어서라도 글을 어떻게든 쓰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도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20일 동안 계속 올렸습니다. 비행기에 타고 있을 떄는 예약 등록 기능을 이용하긴 했지만요.
여행 가기 전에 올렸던 글에서도 고민의 흔적이 있지만 집에서 포스팅할 때야 여러 장비들이 있으니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여행지에서는 생각보다 문제가 좀 컸습니다. 이번에는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폴리오만 들고 갔는데 글 쓸때는 확실히 불리한 조합입니다.
최대한 아이패드의 화상 키보드를 이용해서 써보려고 했지만 오타가 생각보다 꽤 나더군요. 예전에는 아이패드 미니의 화상 키보드로 회의록도 작성했었는데 그때는 어떻게 했었는지..- _-;; 그래서 아이패드 대신 아이폰으로 모든 블로그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으로 아무리 써도 한계는 명확해서 쓰고 싶은 이야기도 못 쓰고 글 쓰는 시간은 길어지고 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여행 갈 때도 글을 써야할텐데 뭔가 대책이 좀 필요하다 싶더군요.
그러다 얼마전 블루스카이에서 r/writerDeck 이라는 레딧 포럼을 발견했는데 꽤 인상적인 글들이 많았습니다. 오래된 컴퓨터나 라즈베리 파이 등을 이용해 글 쓰는 것 외에는 아무 기능 없는 최대한 단순한 장비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처럼 겨우 콘솔 정도만 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키보드 조합이 다입니다. 기기에도 제한이 있는건 아니라서 라즈베리 파이로 직접 만들든지 오래된 노트북에 리눅스를 깔아서 쓰든지 단순히 글을 쓴다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장치들이 많았습니다.
나름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서 저도 글 쓰는데 최적화된 장비를 하나 갖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여행지에서 쓸 수 있는 최대한 경량화 되었음에도 최적화된 구성을 찾아보자 싶었습니다.
후보 1 : 아이패드 프로 + 매직키보드?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키보드 조합이 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는 위에 r/writerDeck에 언급되었던 기기들보다는 훨씬 기능이 많지만 전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거라 최소한 인터넷 연결 기능과 워드프레스를 띄울 브라우저(또는 앱)이 필요합니다. 매직 키보드는 지금 이 글을 쓸 때도 쓰고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조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무게입니다. M4 아이패드 프로는 무게가 가벼워졌고, 매직키보드도 무게가 가벼워 졌지만 11인치 기준 1.06kg 정도의 무게는 그래도 여전히 무거운 편입니다.(맥북 에어 11인치랑 동일한 무게)
그리고 매직 키보드의 경직성도 문제입니다. 보통 집에서나 일할 때 아이패드 프로를 쓸 떄는 키보드와 트랙패드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매직키보드에 붙여서 다니는게 훨씬 간편하지만 그 곳이 여행지라면 무조건 매직 키보드를 달고 다니는건 어쩐지 좀 불편한 것 같습니다.
후보 2 : 아이패드 프로 + 로지텍 Keys to Go 2
그 다음으로 생각하는 조합은 아이패드 프로에 스마트 폴리오를 붙인 상태에서 별도의 휴대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는 겁니다. 이 조합은 r/writerDeck 포럼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BYOK (Bring Your Own Keyboard), 즉 어떤 키보드를 사용해도 가능한 조합입니다.
사실 이 조합은 이미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는 조합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에 매직키보드를 붙임으로서 생기는 경직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컨텐츠 소비할 때는 스마트폴리오로 거치만 하다가 글을 쓸 때만 키보드를 가져오는거죠.
이 조합으로 쓴다고 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키보드는 로지텍 Keys to Go 2 였습니다. 휴대성이 극대화된 키보드인만큼 무게도 가볍고(220g) 가로 사이즈도 마침 아이패드 프로 11인치랑 비슷해서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게도 매직키보드 조합이 1.06kg인데 반해 Keys to Go 2랑 조합할 경우에는 다 합쳐서 800g 정도 됩니다.(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폴리오 + 키보드) 이 정도면 여행용 짐에서는 용인 가능한 무게인 듯 합니다.
다만, 고민 중인 부분은 ‘키감’ 입니다. 저는 펜타그래프 키보드를 꽤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Keys to Go 2의 키감은 저한테도 너무 얕은 키감이었습니다. 맥북이나 아이패드 매직키보드보다 트래블이 절반 정도 밖에 안되는 느낌이랄까요.
r/writerDeck에서도 보이듯이 글쓰기 장비에서 디스플레이는 최대한 줄여도 키보드는 좋은 키보드를 쓰기 마련인데, 이런 키보드를 쓴다면 글쓰기 장비로서의 의미가 조금 퇴색되는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후보 3 : 아이폰 + 키보드 조합
아예 휴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폰에 키보드를 조합하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만, 저는 글 쓸 때 디스플레이 크기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글의 맥락을 살펴가면서 계속 고쳐가는 스타일이라 아이폰 조합은 적합하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여행지에서도 이래저래 컴퓨터 역할을 할 장치가 필요해서(예를 들어 숙소에서 다음 날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급하게 예약을 해야할 때 등) 아이패드 프로는 계속 들고 다니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키보드 폴리오 돌려달라
결국 이래저래 고민하다보니 예전에 사용하던 스마트키보드 폴리오 조합이 그리워졌습니다.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는 무게가 가벼우면서도(아이패드 프로랑 결합해도 700g 정도) 일체형 키보드라 여행지에서 쓰기엔 그만한 조합이 없었거든요.
생각해보면 2018 아이패드 프로를 썼을 때는 스마트키보드 폴리오로 정말 여러 곳 다니면서 잘 썼던 것 같은데 M4 아이패드 프로로 온 뒤로는 스마트폴리오로만 해결하려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다 애플이 스마트 키보드를 단종한 탓이군요. -_-
마무리
일단 고민은 계속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무래도 후보 2인 로지텍 키보드를 구매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키감이 안좋다고 이야기 했지만 스마트키보드 폴리오에 비교해보면 Keys to Go 2 는 선녀라고 할 수 있죠.
어쨌든 이런 장비 고민은 언제나 그렇지만 뭔가 새로운걸 지르고 싶기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_-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필요해서 사려는 것인가, 아니면 그냥 새로운 물건이 필요한 것인가를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테스트 목적으로 다음 여행지에서는 매직키보드를 들고 가보려고 합니다. 만약 그때 제 생각이 맞다면 그때 시중에 나와있는 장비들로 한번 더 고민해보는 것도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