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에어팟4 노이즈 캔슬링 모델을 일주일만에 반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뭔가 쓰면 쓸 수록 애매한 느낌을 극복하진 못했네요.
반품의 가장 큰 이유는 널뛰기 하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특정 환경에서는 에어팟 프로 1세대를 뛰어 넘는 성능을 보여주지만 거의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그러진 못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어떤 소리는 걸러주고 어떤 소리는 못 걸르니 이게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게다가 시끄러운 도로 주변을 좀 빨리 걸었을 때 걸음에 따라서 소음이 들어왔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는 현상도 있었죠. 아마 걸으면서 귀에서 이어폰이 조금씩 움직이기 때문이겠지만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에어팟4에 탑재된 여러 신기능, 적응형 오디오나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 같은 기능들도 상당히 애매했습니다. 대부분 위 기능들은 에어팟 프로 2세대를 기반으로 설계된 기능들이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에어팟4에는 왜 있지 싶은 기능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게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인데, 이 모드는 모든 소음을 걸러주는 에어팟 프로 2에서는 말이 되지만 오픈형인 에어팟4에서는 좀 이상합니다. 이미 노이즈 캔슬링 상태에서도 일부 소리가 들어오기 때문에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을 켜나 마나였거든요. 게다가 주변의 큰 소음을 줄여준다는 적응형 오디오도, 대부분의 시끄러운 소리는 노이즈 캔슬링을 통과해서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일반 에어팟 모델에 비해 노이즈 캔슬링을 강조한 모델이지만 그 성능이 애매하다보니 제품 자체의 포지션도 애매해졌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덕분에 일반 에어팟4세대에 비해 7만원이나 비싸지만, 이 정도 가격이라면 할인해서 판매 중인 에어팟 프로 2세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에어팟4세대 노이즈 캔슬링 모델 가격은 269,000원이지만 에어팟 프로 2세대의 현재 최저가는 279,790 원입니다. 노이즈 캔슬링만 생각한다면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선택하는게 나은 가격이죠.
무엇보다 저한테는 자꾸 신경을 쓰게 만드는 제품이라는 점이 가장 마이너스였습니다. 애플 제품의 가장 큰 매력이 “Just Works”라는건데 에어팟 4 노이즈 캔슬링은 환경에 따라 상황에 따라 노이즈 캔슬링이 널뛰기 하니 쓸때마다 신경이 거슬렸습니다. 차라리 이럴거면 그냥 일반 에어팟4 모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기존에 쓰던 에어팟 프로 1세대로 돌아왔습니다. 구세대 노이즈캔슬링일지라도 모든 환경에서 고르게 노이즈 캔슬링이 되니 새삼 편하네요.
만약 제가 에어팟 프로 1세대 없이 당장 에어팟을 사야하는 상황이라면, 에어팟 프로 2세대를 사거나 가장 저렴한 일반 에어팟 모델을 구매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할인이 되면 몰라도, 지금 가격에서 에어팟4 노이즈 캔슬링 모델은 여러모로 애매해서 추천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에어팟 4세대는 오픈형이라는 이점이 있습니다. 커널형 이어폰을 못 쓰는 경우에는 유일한 선택지이죠. 저도 커널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에어팟 프로를 대체할 목적으로 구매했었구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노이즈캔슬링 성능도 그렇고 가격도 그렇고 여러모로 애매한 포지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하신게 아니라면 할인하면 사세요. 지금 당장 필요하시다면 웬만하면 에어팟 프로 2로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