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마트에 들렀다가 일렉트로마트에서 생각지도 못한 아이폰 16e를 구경했습니다. 아이폰 16e가 이미 나와있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아이폰은 1차 출시국이었죠. 아직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손에 들었을 때 인상은 일단 “가볍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목업폰 같은 느낌입니다. 크기는 제가 쓰는 아이폰 15 프로보다 약간 더 큰데 무게는 더 가벼우니 뭔가 비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찾아보니 아이폰 15 프로 무게가 187g이고 아이폰 16e가 167g이니 20g 정도의 차이가 나네요. 일단 다른 것보다 가볍다는게 매력적이네요.

별로 좋은 평을 못 듣고 있는 아이폰 16e 지만 개인적으로 뒷모습 만큼은 최근 아이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입니다. 카메라 섬도 없는 깔끔한 외형은 아이팟 터치 같기도 하네요. 완연한 검은색 폰이라는 것도 마음에 드네요.

두께는 그냥 일반적인 요즘 아이폰 같은 두께입니다. 측면은 무광 알루미늄으로 되어있고(이것 역시 마음에 듦) 아이폰 15 시리즈 같은 액션 버튼을 달고 있습니다. 하지만 측면은 아이폰 15나 16보다 14 시리즈 같은 좀 더 날카롭게 각진 느낌입니다.

기본으로 설치되어있는 소닉 드림팀(애플 아케이드에 있음)을 해봤습니다. 이 게임은 생각보다 좀 무거운 게임인데 아이폰 16e에서 별 다른 무리 없이 잘 실행됩니다. 아이폰 16의 A18에서 GPU, CPU 코어를 하나씩 줄인 버전이 들어갔지만 아마 현재 나와있는 모바일 게임들은 별다른 무리 없이 실행될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할 때 그립감이 좋았는데 이건 아무래도 가벼워진 무게가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아이폰 14 프로랑 비교해보면 40g 정도가 가벼워졌으니 해당 모델들이랑 비교해보면 저렇게 들고 게임하기는 훨씬 쾌적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써본 결과 전체적인 느낌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예전 아이폰 SE처럼 확고한 보급형 폰의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약간 예전 디자인이긴 하지만 최근 아이폰 디자인과 차이도 크지 않고, 디스플레이도 OLED인데다 액션 버튼 같은 요소도 있으니까요. 오히려 가볍고 빨라서 사용하기 쾌적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카메라를 별도로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주력 스마트폰으로 고려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가장 저렴한 최신 아이폰이고 카메라 기능을 덜어냄으로 인해 무게와 카메라 섬 같은 부분들이 많이 가벼워졌거든요. 저도 집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가 따로 있다보니 아이폰 16e 같은 모델에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이폰 11 프로를 지금까지 쓰고 있었다면 업그레이드할 폰으로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이폰 11 프로에 비하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이긴 하거든요. 카메라도 최신 아이폰보다는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고화소 카메라를 통해 아이폰 11 프로 정도의 기능은 커버하는 것 같구요. 집에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도 한대 갖고 있고 말이죠.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맥세이프의 부재가 너무 클 것 같거든요. 11프로 쓸 때도 다른 것보다 맥세이프 악세사리류 들이 부러웠던 사람으로서 맥세이프가 없다는 점은 아무래도 너무 치명적입니다. 케이스를 쓰면 된다지만 전 원래 케이스를 잘 안써서 말이죠.
가격과 무게, 디자인이 매력적이지만 하나의 치명적인 이유로 좀 애매해진 아이폰 16e. 실제로 보니 더 매력적이라 그 애매함이 아무래도 영 아쉽더군요. 아이폰 17e는 좀 더 매력적인 라인업이 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덧. 항상 아이폰 바꿀 때마다 기본 모델, 보급형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프로를 구매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데 15 프로 다음 아이폰을 바꿀 때는 이 패턴을 깼으면 좋겠습니다.(그래도 결국 프로 구매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