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애플이 공개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를 보다보니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 무게랑 크기는 그대로인데 기능키도 넣고 트랙패드도 커지고.. 어떻게 가능했지?
이번 M3 아이패드 에어는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M2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이번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키보드도 M2, M3 아이패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M3 아이패드 에어의 디자인은 2018년에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 3세대부터 내려오는 디자인과 동일합니다. 아마 카메라 홀이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한 2018년 아이패드 프로에서도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을겁니다.
M4 아이패드 프로 이전까지만해도 그동안 아이패드 용 매직 키보드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 제외하고) 기능키가 없다는 것, 트랙패드 크기가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본체 부분이 더 무거운 아이패드의 특성상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생긴 디자인의 한계였습니다. 안그러면 아이패드가 뒤로 넘어가 버리기 때문이죠.
위 사진처럼 디스플레이 쪽이 더 무거운 아이패드 프로가 넘어가지 않으려면 일단 1) 하판 무게를 늘리거나, 2) 무게 중심을 좀 더 앞으로 옮겨야 합니다. 1)을 계속 늘리면 휴대성이 떨어지니 2)를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판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무거운 맥북은 그럴 필요가 없죠. 그래서 화면도 훨씬 뒤로 젖힐 수 있고 키도 풀 배열입니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2)의 원인으로 기능키도 줄어들고 공간도 훨씬 좁아질 수 밖에 없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아이패드 매직키보드의 한계는 이런 태생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죠.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이 무게 중심이 좀 더 뒤로 가면서 기능키도 살리고 트랙패드 영역도 키울 수 있었는데, 이건 아이패드 프로 본체가 가벼워졌기 때문입니다. 매직 키보드 무게는 그대로인데(사실 약간 더 가벼워지긴 했지만) 본체가 가벼워지니 좀 더 노트북처럼 아이패드의 무게 중심을 뒤로 보낼 수 있었던거죠.
아이패드 에어 키보드 미스테리는 바로 이 부분인데, 아이패드 에어의 무게는 기존 아이패드 프로들과 동일합니다. 디자인도, 크기도, 두께도 모두 동일합니다. 그런데도 이번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는 기능키를 살리고 트랙패드도 키웠습니다.
보면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도 M4 아이패드 프로용 매직키보드처럼 직각으로 설계 되어있습니다. M4 아이패드 프로처럼 본체의 무게 중심을 뒤로 보내서 하판의 공간을 확보한겁니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 에어와 동일한 디자인의 아이패드 에어로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물리적 설계를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을까요?
제 가설은 두가지입니다.
1) 기존에도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의 발전 가능성을 남겨 두기 위해 충분히 할 수 있었으면서도 안했던 거다.
2) 매직 키보드 하판의 무게를 늘렸다. 하판의 무게를 늘려서 매직키보드가 뒤로 넘어가는 걸 보완했다.
1도 애플의 행보를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2에 무게를 좀 더 두고 싶습니다. 위에 맥북 사진에서도 봤듯이 하판의 무게를 늘리면 이 문제는 해결됩니다. 뒤로 넘어가는 힘을 하판 무게로 버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 새로 나온 아이패드 에어용 키보드는 전작 매직키보드보다 더 무거워지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정해봅니다.
단순 광고 문구일 수도 있지만 애플의 매직키보드 소개 글을 보면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 간 차이가 약간 있습니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아이패드 에어 매직키보드도 플로팅 캔틸레버 디자인이고 얇은건 분명할텐데도 이 부분에 대한 소개가 삭제되어있습니다. 물론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 이 부분만 봐도 아이패드 프로용 매직키보드보다 아이패드 에어용 매직 키보드가 좀 더 무겁고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의 무게를 표기하지 않고 있고,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으니 정확한건 리뷰를 기다려봐야 겠지만 만약 제 가설이 틀렸다면 동일한 무게의 아이패드로 기존의 물리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건지 정말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