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여행 마지막

오늘은 대망의 속초 여행 마지막. 부산 갔을 때 2박 3일이 영 짧았던 느낌이라 이번은 3박 4일 정도 잡았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딜 가든 여행 일정은 최소한 3박 4일 정도는 잡아야할 것 같다.

오늘 점심은 순대국밥. 속초는 역시 순대 국밥으로 마무리해줘야 한다. 원래 좀 유명하다는 집에 가려고 했는데 일요일은 안한다고 한다. 다른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트위터 보니까 이번 연휴기간 인기 여행지 2위가 속초였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어딜가든 사람이 많았다. 첫날 시장 갔을 때는 그래도 닭강정도 사고 줄서서 먹는다는 막걸리빵도 샀을 정도였는데 지금 돌아다니는 영상 보면 닭강정도 못 살 수준인 것 같다.

그래서 순대국밥은 근처에 있는 그나마 좀 덜 유명한 곳에서 먹었다. 컬러풀한 간판이 반기는 전형적인 관광지에 있는 순대국밥 집이었다.

순대국밥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속초에서 굳이 와서 먹는다고 생각하면 좀 아쉬운 맛이지만(일단 좀 짰다) 그래도 겉보기와 달리 괜찮은 맛이었다. 밥도 솥밥으로 즉석에서 직접해서 나오고 나쁘지 않았다. 순대는 좀 적었지만 돼지 부속과 고기가 많은 속초식 순대국밥이었다.

점심 먹고 터미널로 향했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 그래도 일기 예보에서는 비 올 확률이 85%라고 했는데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속초에 있는 다른 날은 날씨가 좋았으니 타이밍이 좋았다고 할 수 있겠다.

점심 먹고 난 후에도 시간이 좀 떠서 터미널 근처 카페로 향했다.

터미널 주변 카페는 역시 터미널 주변 카페의 분위기가 있다.(일단 군인들이 많다) 그래서 좀 터미널에서 약간 떨어져있는 곳으로 향했다. 분위기가 특이해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여긴 그물 의자가 매력적인 카페였다. 요즘은 진짜 어딜가든 독특한 카페 많은 듯.

오늘의 점심 후식. 카페라떼와 울산바위(?) 다크 무스 케익과 코코아. 아래에 눈사람이 굴러다니는게 코코아인데 방식이 엄청 독특하다.

컵 안에 있는 눈사람은 배스밤 같은건데, 화이트 초콜릿 안에 코코아 가루와 마시맬로가 들어있고 이걸 왼쪽의 뜨거운 우유를 부어 녹여 먹는 방식이다.

녹이면 이렇게 된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는데 녹여 먹으니 코코아가 맞았다. 귀여운 눈사람을 녹여야하는게 좀 그랬다.

맛은.. 너무 달았다. -_- 화이트 초콜릿도 녹이고 코코아 가루도 녹이고 마시맬로도 들어있으니 안단게 이상하지. 방식 자체는 신기해서 좋았는데 우유 양이 좀 더 많아야 할 것 같다. 단 거 좋아하는 편인 나한테도 너무 달았다. 다음에 와서는 먹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속초 여행은 마무리. 근데 사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글도 지금 위에서 말한 카페에서 쓰고 있거든. 하지만 카페 이후 일정은 집에 무사히 가는 것 뿐이라 여행 마무리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은 힐링이 컨셉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걸어다녔다. 물론 작정하고 걸어야겠다라고 다짐한 여행에 비해서는 적게 걸은 편이었지만. 여행의 컨셉을 살리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앞 여행기에서 보듯이 거의 먹고 놀고가 중심이라서 마음에 들었던 여행이었다.

여행 때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하는게 기분이 별로이긴 하지만, 그래도 경험상 만족스러운 여행은 집에 가고 싶어지는 여행이다. 그래서 이번 속초 여행은 나한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올해도 이런 여행 자주 가야겠다.

덧. 속초에 기괴한 것들도 많았는데 가장 기괴했던건 횟집 앞에서 인사하는 빅대디였다.

“소원과 행운을 드리는 로봇입니다”라고 하지만 이건 아무리봐도 빅대디..

참고로 이 횟집 옆에는 초기형 슈트형 빅대디도 있어서 확신이 들게 한다.

횟집 옆에 있는 모형들(작품명도 있다)
초기형 빅대디

물론 빅대디의 외형이 잠수복이고 바다 근처인 속초로 봤을 때는 그냥 근대 시대 잠수복을 갖다놓은거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냥 랩처 횟집이었던건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