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여행 마무리 글을 속초에서 마무리했었는데 사실 그 뒤가 좀 더 남아있었다. -_- 어제 글을 마무리할 때까지만 해도 그 뒤에 펼쳐질 고생은 알지 못했다.
어제 글을 마무리하고 세시 반 쯤에 터미널에서 버스를 탔다. 도착 예정 시간은 2시간 15분. 올 때도 그정도 걸렸기 때문에 도착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 시간이 얼추 되겠거니 했다.
문제는 양양 터미널을 지난 뒤부터 시작되었다. 터널부터 엄청나게 막히기 시작했다. 약간 설날 귀경길 같은 느낌? 거의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여기에 멀미는 보너스.
도착 예정 시간인 두시간 15분이 지나고, 우리는 아직도 홍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갈 때는 출발한지 절반 쯤에 휴게소를 들렀는데 두시간 반이 넘도록 휴게소도 오지 못한 상태.
한 두시간 40분쯤 지났을 쯤 휴게소에 도착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온 만큼을 또 가야한다는건데.. 불길함이 엄습했다.
휴게소에 들렀다가 다시 출발 후 두시간 걸려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 속초에서 동서울까지 4시간 40분 정도 걸린 셈. 연휴의 버스 여행을 너무 우습게 봤던 것 같다.
동서울에 도착하니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었다. 갑자기 하차장 지붕이 움직일 정도의 돌풍이 불어왔다. 속초가 따뜻한 편이었기 때문에 옷이 얇은 편이라 2차 고생. 서울의 한파를 너무 우습게 보고 있었다.
일단 어찌어찌 집에 오긴 했지만.. 여행가서 한 고생보다 귀환 길이 훨씬 힘들었다. -_- 멀미에, 한파에 버스 오래탄 피로까지. 덕분에 대체 공휴일인 오늘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늘어져 있었을 정도였다.
이번 여행을 돌아보며 얻은 것들.
- 일단 짐을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3박 4일 여행에 배낭 하나만 들고 다닐 정도로 짐이 적긴 하지만 아예 작은 가방으로도 충분할듯.
- 되도록 다음부터는 버스보다는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한다. 멀미도 멀미지만 먹고 있는 약 때문에.. 이번처럼 오고 가는 길이 길어지면 화장실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 이번 여행에서 의외로 좋았던 건 카페와 서점 탐방이었다. 다음 여행지도 되도록 이 두 곳은 기회가 되면 둘러보고 싶다.
- 여행용 충전기가 필요할 것 같다. 여러 케이블을 들고 다니지만 애플워치 같이 독자 규격의 장치가 끼면 꼭 문제가 생긴다. 2 in 1, 3 in 1 충전기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