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Moonlight)로 HDR 게임 스트리밍하기

원래 저는 게임할 때 HDR을 꺼놓고 하는 편입니다. PC와 연결되어있는 디스플레이가 HDR을 지원하긴 하는데 뭔가 HDR을 켜면 화질이나 색감이 더 안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HDR을 제대로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유럽에 다녀오면서 비행기에서 M4 아이패드 프로로 디즈니 플러스 앱으로 컨텐츠를 보는데 HDR을 이때 처음 제대로 느껴봤습니다. 비행기 안이 상당히 어두웠는데 재생되는 영화는 엄청 밝았습니다. 특히 스타워즈의 광선검 배틀씬에서는 광선검이 번쩍번쩍 했죠.

화면 밝기를 최대로 올렸나 싶어서 확인해보니 UI의 다른 요소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습니다. 영화에서 밝아야 하는 부분은 밝고 어두워야 하는 부분은 최대한 어두웠습니다. HDR의 참맛을 이제야 본거죠.

만약 애플 디스플레이에서 HDR이 제대로 지원된다면 이걸로 HDR 지원 게임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미쳤습니다. 아이패드 용 게임도 웬만한 고사양 게임은 HDR이 지원되긴 하지만 기왕이면 예전에 제가 즐겼던 게임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게임 스트리밍할 때 주로 사용하는 문라이트 클라이언트와 스팀 링크 둘 다 HDR 게임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스팀 링크는 별달리 설정해줄 필요 없이 호스트에서 HDR을 설정해주면 됩니다. 윈도우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HDR을 활성화해줍니다.

반면 문라이트는 별도로 클라이언트에서도 HDR 설정을 해줘야 합니다.

아이패드에서 설정
맥에서 설정

참고로 문라이트에서 HDR 지원 기능은 실험 기능이라 성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호스트에서 HDR을 켠 후 스팀링크랑 문라이트 로 각각 스트리밍을 해봤습니다. 둘 다 HDR이 지원되긴 하지만 HDR 성능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건 문라이트 쪽이었습니다. 특히 OLED 스크린의 M4 아이패드 프로에서 문라이트로 스트리밍은 또 다른 세계더군요. 이게 사진으로 찍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사진은 자동으로 밝기 조정을 하기 때문에 사진으로 표현이 잘 안됩니다.

게임에서 HDR이 제대로 지원되면 화질만 좋아지는게 아니라 게임 상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살아나기 때문에 평소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잘 보입니다. 특히 윈도우에서는 HDR 미지원 게임도 HDR 지원하도록 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미지원 게임에서도 나쁘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HDR 지원 게임도 엄청 오래전부터 나왔는데 이 좋은걸 지금해보다니.. 이래서 제대로 게임하려면 디스플레이도 받춰져야 하는 모양입니다. 예전에 했던 게임들도 한번씩 실행해봐야 겠네요. 특히 사이버펑크 2077이나 레드 데드 리뎀션 같은 게임이 궁금해집니다.

덧. 아이패드 프로 M4 에서는 문라이트에서 스트리밍시 스터터링 문제가 있습니다.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5Ghz 채널의 경우 채널을 149로 맞추는게 해결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래도 완전히 없어지진 않는데, 스팀링크에서는 문제가 없는걸 보면 이것도 클라이언트를 타는건가 싶네요.

덧2.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문제가 있었지만 맥북 에어에서는 전혀 문제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맥북 에어 디스플레이도 아이패드 프로보다는 못하지만 HDR을 제대로 지원해서 충분히 할만했습니다.